79개국에서 총 323편 출품… 이나영 개막작 주연

몇 년간의 진통을 딛고 정상화의 깃발을 올린 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4일 개막식과 함께 항해를 시작했다. 지난 2014년 세월호를 소재로 한 영화 ‘다이빙벨’ 상영 후 예산 삭감과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해임, 한국영화계의 보이콧 등으로 쉽지 않은 행보를 겪어 왔다. 이에 올해 ‘정상화의 원년’을 선언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최고 영화제라는 이전의 영예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이에 전양준 집행위원장과 이용관 이사장으로 진용을 꾸린 부산국제영화제가 첫 주말을 보내며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디뎠다.

올해 초청작은 79개국에서 출품한 총 323편으로 지난해보다 20여 편이 늘었다. 세계 최초로 상영되는 월드프리미어 부문에는 115편(장편 85편, 단편 30편), 자국 이외에서 최초 상영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25편(장편 24편, 단편 1편)이다. 개막작인 ‘뷰티풀 데이즈’(감독 윤재호)는 배우 이나영이 6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 14년 만에 아들을 만난 탈북 여성의 이야기로 탈북민과 가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폐막작은 홍콩 정통 액션영화 ‘엽문’ 시리즈의 스핀오프 버전인 원화평 감독의 ‘엽문 외전’이다. 한동안 침체했던 홍콩 액션 영화의 부활을 엿볼 수 있다.

스타들의 향연…누구누구 오나

올해는 많은 스타들이 부산을 찾는다. 태풍의 영향이 있지만 개막식과 스타들이 관객들을 직접 만나는 야외 무대를 실내인 영화의 전당으로 옮겨 일정대로 진행된다. 개막식 사회는 김남길과 한지민이 마이크를 잡은 가운데 이나영은 개막작 주연으로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이나영은 부산영화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 재개에 나선다. 25일 개봉하는 영화 ‘창궐’의 현빈, 장동건, 조우진, 김성훈 감독도 개막식 레드카펫에 올랐다.

‘버닝’의 유아인, 전종서도 부산을 찾아 관객들과 대화를 나눴다. ‘허스토리’의 김희애, 김해숙, 예수정도 참석했다.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의 문소리 박해일 명계남도 직접 관객들을 만났다. 또 윤여정, 남주혁, 조우진, 남규리, 김보성, 안성기, 손숙, 유연석, 김의성, 문성근, 차승원, 한예리, 이하늬, 왕석현, 권율, 김규리, 정경순, 수애, 진선규, 송윤아, 이희준, 박정민 김고은, 주지훈, 이성민 등도 각각 개막식과 각종 행사를 통해 부산을 찾는다. 해외 스타로는 세 번째 내한한 류이호도 눈에 띈다. 류이호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되는 영화 ‘모어 댄 블루’로 부산을 찾았다. 임권택 이장호 이준익 김용화 황동혁 방은진 감독 등 영화 감독들도 관객들과의 만남을 예정하고 있다.

올해 부산, 주목할 만한 작품은?

다양한 작품들이 부산을 찾는 가운데 세계적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Netflix) 영화가 부산영화제에 진출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오손 웰즈 감독의 유작인 ‘바람의 저편’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 코엔 형제의 ‘카우보이의 노래’가 각각 부산 클래식 섹션과 월드 시네마 섹션에 초대됐다. ‘바람의 저편’은 1970년부터 1976년까지 제작 진행중 재정 이슈로 미완성됐던 작품으로 지난해 넷플릭스가 영화 복구 작업에 나서 오손 웰즈 감독 사망 30년만에 관객들 앞에 선보이게 됐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신작 ‘로마’는 유년 시절 자신을 길러준 여성들에 대한 감사와 애정을 담고 있는 자전적 이야기를 그렸다. 제75회 베니스영화제 경쟁작과 제56회 뉴욕영화제 센터피스 상영작, 제43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상영작으로 선정돼 주목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카우보이의 노래’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파고’의 조엘 코엔, 에단 코엔 형제가 각본 및 연출을 함께 한 여섯 편의 연작 서부극 영화.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코엔 형제의 독특한 영화관과 연출이 돋보인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개막작인 ‘퍼스트 맨’도 부산에서 만날 수 있다. 아폴로 11호를 타고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미국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1930~2012)의 전기 영화다. ‘라라랜드’의 데이미언 셔젤 감독과 배우 라이언 고슬링이 다시 한번 만난 작품이다.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저격한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멘터리 ‘화씨 11/9’도 기대작 중 하나다. 누벨바그의 거장인 장뤼크 고다르의 신작 ‘이미지의 북’과 이탈리아 마테오 가로네 감독의 ‘도그맨’도 상영한다. ‘도그맨’으로 올해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마르첼로 폰테는 영화제 기간중 내한이 예정돼 있다. 칸을 빛낸 영화인 칸 감독상 수상작 ‘콜드 워’ 심사위원상 수상작 ‘가버나움’도 초청됐다.

장서윤 스포츠한국 기자

사진=이혜영 기자

장동규 기자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