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건물에 여러 개 스크린, 취향대로 영화를 골라 보시라!

‘멀티플렉스 A multiplex’는 ‘한 개의 극장 건물에 다수의 스크린이 설치된 복합 건물 a movie theater complex with multiple screens within a single complex’을 지칭한다.

극장은 한 개의 건물에 한 개의 극장이 설치된 것이 전통적인 방식.

하지만 흥행업주들은 빌딩의 용도를 다변화 하는 동시에 한 개의 극장 건물을 여러 스크린으로 분할 시켜 관객들을 분산 수용하는 동시에 여러 편의 영화를 동시에 상영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편의 하나로 건립됐다.

통상 5-10개 스크린을 기준으로 했을 때 16개 이상 스크린을 구비한 시설물은 메가플렉스(megaplex)로 칭하고 있다.

영화 산업 관계자들이 진단하는 멀티플렉스 탄생 이유와 효용성은 다음과 같다.

-다수의 영화를 한 건물(장소)에서 동시에 상영하기 때문에 관객의 영화 선택권을 다양화 시킬 수 있다

-영화 상영 뿐 아니라 게임, 쇼핑, 음반 매장, 패스트푸드점, 서점 등 편의 시설을 연계 시켜 종합적인 문화 소비 시설의 형태를 지향하고 있다

-매주 개봉되는 신작 영화를 모두 포용하기 때문에 영화 정보의 집결지 역할을 해내고 있다

-서구의 경우 대도시 보다는 근교 도시에 설치해 지역 발달과 함께 새로운 관객층을 꾸준히 확장 시키고 있다

현대 개념의 멀티플렉스는 1963년 캔사스 시티에 위치한 AMC 극장(AMC Theatres) 운영주 스탠 더우드(Stan Durwood)가 ‘스크린을 늘려 입장 수익을 증대 시키자’는 생각을 갖고 ‘두개의 파크 웨이 트윈 the two-screen Parkway Twin’을 개관한 것이 기원으로 보고 있다.

AMC 파크웨이 트윈(the Parkway Twin)은 1966년 4개 스크린(a four-screen theater), 1969년 6개 스크린(a six-screen theater)으로 발전을 거듭한다.

1979년 4월 캐나다 토론토 이스턴 센터(Toronto's Eaton Centre) 운영주 냇 테일러(Nat Taylor)는 18개 스크린을 갖춘 시네플렉스(the 18-screen Cineplex)를 개관, 당시 기준으로 ‘세계 최다 멀티플렉스 극장 the world's largest multitheatre complex under one roof’으로 등극된다.

이 건물은 1981년 21개 스크린으로 확장 된다.

1988년 11월 벨기에 브뤼셀 키네폴리스(Kinepolis Brussels)에 25개 스크린(25 screens)이 영업을 시작해, ‘최초 메가플렉스라는 칭호 credited as being the first megaplex’를 부여 받는다.

멀티플렉스 시설 경쟁은 해마다 치열하게 전개된다.

1996년 12월 30일 캘리포니아주 온타리오주에 AMC 온타리오 밀스(AMC Ontario Mills)가 오픈한다.

이 건물은 ‘30여개 스크린이 설치돼 세계에서 가장 큰 스크린 극장 a 30-screen theater, opened in Ontario, California, and became the theater with the most screens in the world’으로 등극된다.

멀티플렉스가 극장 운영 시스템으로 세력을 확장해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각국에서 그동안 유지돼 왔던 단관 개봉관들은 급격히 위세가 꺾이면서 흥행가에서 퇴출되는 비운을 당한다.

영화 본산지 할리우드에 메가플렉스 붐이 형성되면서 극장가에서는 치열한 홍보전과 함께 관객을 끌어 모으기 위한 블록버스터 제작 경쟁이 가속화 된다.

‘영화 서비스를 한 지붕 아래서 모두 제공한다’ ‘영화 흥행 시장의 슈퍼마켓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멀티플렉스가 초래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대표적인 부정적 여파는 다음과 같다.

-특정 영화가 독과점 하는 경우가 증대되면서 스크린 숫자가 증가할 수록 영화 관람 폭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점차 위축되고 있다

-동일한 영화를 동시에 관람하게 만드는 평균화를 촉진하고 있다

-전국에서 대규모 동시 개봉 흥행 전략으로 인해 첫 주말에 보다 많은 관객을 끌어 모으기 위한 마켓팅을 강화 시키고 있다

-대대적인 흥행몰이는 1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종료한 뒤 곧바로 비디오 및 dvd를 출시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수입 극대화를 위해 과감하고 실험적인 시도 보다는 일정 숫자의 흥행을 보장해 주고 있는 리메이크, 시리즈 및 속편, 히트 드라마 각색에 주력하고 있다

-젊은 관객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스토리 보다는 특수 효과를 가미 시킨 화려한 볼거리에 치중하고 있다

-주차 공간 제공, 편리한 좌석, 첨단 음향 시설 등으로 관객 끌어 모으기에 성공하면서 인건비 및 필름 수송에 따른 제반 물류비를 대폭 절감하게 된다. 이같은 장점을 극복할 수 없는 지역 개봉관 및 예술 전용 상영관 등은 급속히 폐관 되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인디 및 수입 영화 등 소수 열혈 영화 애호가를 위한 작품 상영 기회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와같은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편리성, 디지털 영사 시설을 통한 관객 구미에 부합 하는 서비스 장치 등으로 인해 멀티플렉스 등장 이후 전세계적으로 관객층은 해마다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서구 영화 마켓팅 전문가들은 ‘멀티플렉스 확장은 자연스럽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위력을 지구촌 영화 시장으로 확대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신작 개봉 영화의 집결지 역할 때문에 일반 경제 시장에 침체에 영향을 받지 않고 꾸준히 관람객 증가를 유인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경기(영화칼럼니스트) www.dailyo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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