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전성시대 속에 ‘공복’을 모토로 한 방송이 찾아왔다. 7일 첫방송한 MBC 새 예능프로그램 ‘공복자들’(연출 김선영·김지우)이 바로 그 주인공. 첫 발은 일단 성공적이다. 첫방송에서 시청률 4.8%(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는 데 성공했다. 지난 9월 파일럿으로 방송돼 호평을 얻은 후 정규 편성된 이 프로그램은 쏟아지는 먹거리와 맛집 속에서 한 끼의 진정한 의미를 되찾기 위해 24시간 공복에 도전하는 참여자들의 모습을 담은 관찰 예능이다.

6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진행된 ‘공복자들’ 제작발표회에는 연출을 맡은 김선영·김지우 PD와 출연자 노홍철, 김준현, 유민상, 배명호, 미쓰라, 권다현이 참석했다.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은 ‘건강관리’ ‘다이어트’ ‘더 잘 먹기 위해서’ 등 다양한 이유로 24시간 공복 후 한 끼를 먹는 것에 동의했다. 공복자들은 각각의 일상생활을 보내며 수많은 유혹을 이겨내고 공복을 온몸으로 체험한다.

연출자 김선영 PD는 “출연자들을 굶기고 24시간 후에 맛있는 걸 먹이는 방송”이라고 프로그램에 대해 한 줄로 설명했다. 그는 “굶기는 방송이지만 굶겼다가 더 맛있는 걸 채워주는 방송이다. 몰래카메라를 볼 때 ‘저 사람이 이 상황이 몰래카메라라는 사실을 알게 될까’라는 궁금증으로 끝까지 긴장감을 가지고 보게 된다. 이에 우리 프로그램은 ‘이 출연자들이 24시간을 버틸 수 있을까?’ ‘24시간 후에는 무엇을 먹을까?’ 하는 생각이 재미를 자아낼 것”이라고 전했다. 공동연출을 맡은 김지우 PD는 “먹방과 관찰 예능을 살짝 비틀었다. 먹지 않을 때 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할까 지켜보는 프로그램이다. 공복감이 만들어내는 출연자들의 리얼한 반응과 감정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출연진은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색다른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앞서 파일럿 방송에서는 권다현 미쓰라만 함께 공복에 도전했다면 정규 방송에서는 김준현과 유민상, 노홍철과 배명호가 각각 따로 짝을 이뤄 함께 1박 2일을 보내며 공복에 도전한다.

김 PD는 “파일럿 때는 미쓰라, 권다현 부부 외에는 모두 개별적으로 공복에 도전했다면 정규 방송에서는 커플을 이뤄 공복에 도전한다. 함께 견디면서 전우애가 생기기도 하고 팀끼리 경쟁도 한다. 둘 사이에서 생기는 감정도 특별하다”고 들려주었다. 또 “앞으로도 집단으로 공복에 도전하는 등 방식에 변주를 줄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정규편성된 ‘공복자들’에 새롭게 합류한 김준현은 “위험한 방송이다. 공복을 한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파일럿을 보니 유민상 씨 얼굴이 흙빛이었는데 부기도 빠지고 얼굴이 좋아지더라. 자극을 받았는데 마침 섭외가 들어와서 주저하지 않고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유민상은 “나와캐릭터가 겹치는 김준현 씨가 섭외되자 ‘내가 부족한 건가’ ‘하차해야 하나’라는 생각부터 했다”라며 “내가 ‘공복자들’의 정규 편성을 가장 바라온 사람이다. 파일럿 이후 7kg을 줄였다”라며 공복의 놀라운 효과를 들려주기도 했다.

아내와 함께 공복에 도전하는 미쓰라도 공복의 장점을 설파했다. “배를 비워내는 느낌이 좋아서 촬영 말고도 공복을 시도해보려고 한다”라며 “‘공복자들’ 촬영할 때 식사 시간이 오면 당연히 힘들어진다. 파일럿 때는 먹지 못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 심적으로 불안했는데, 이제는 자연스럽게 ‘오늘 24시간 동안 못 먹는구나. 그럼 끝나고 뭘 먹을까’하고 받아들이고 계획하게 됐다. 촬영 다음날이면 몸이 좋아지는 걸 확실히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종격투기선수 배명호는 “음식은 꼭 먹어야 한다고만 생각했는데 몸을 비웠을 때 생겨나는 에너지가 정말 좋더라. 경험해 봐야만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연자들은 공복을 통해 새로움을 경험하기도 했다고. 권다현은 “너무 힘들어서 공복 종료 서너 시간 전에 한계가 왔다. 위의 용량이 작아지는 느낌이었다. 덕분에 촬영하면서 결혼하기 전의 몸을 만들 수 있었다”며 공복을 추천했다. 노홍철은 “요즘 먹는 걸 많이들 좋아하지만 그에 대한 소중함은 없다. 먹을 게 너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내가 당연하게 생각하던 ‘먹는 것’의 소중함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복자들’은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50분 방송된다.

장서윤 스포츠한국 기자

사진=장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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