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국 독립 추진

KBS “겸손을 통해 잘할 수 있는 드라마 엄선해 자신있게 첫선”

넷플릭스 필두 네이버 카카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공세’

지상파 드라마 입지 더 줄어들 것

지난해 ‘최악의 위기’를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KBS·MBC·SBS 등 지상파 드라마가 올해 부활의 신호탄을 쏠 수 있을까? 유튜브 등 뉴미디어의 발달과 케이블 채널 tvN과 종합편성채널 JTBC의 약진으로 2~3년 전부터 두드러진 부진을 보인 지상파 드라마는 지난해 사상 최저의 성적표를 받아든 바 있다. KBS 2TV 주말극을 제외하고 시청률 20%대를 기록한 지상파 드라마는 단 한 편도 존재하지 않은 것. SBS ‘리턴’ ‘키스 먼저 할까요’ ‘서른이지만 열입곱입니다’, KBS 2TV ‘슈츠’ ‘흑기사’ 등 몇몇 작품만이 10%대를 넘기며 체면치레를 했다.

MBC는 ‘로봇이 아니야’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이리 와 안아줘’ 등 대부분의 수목드라마가 2%대 시청률을 보이며 최악의 시청률 가뭄을 겪었다. 이런 결과를 반영하듯 MBC는 지난해 1000억원대 적자를, KBS도 583억원 적자를 보이며 방송사 경영에도 빨간불이 켜졌음을 알렸다.

편성 우선순위서 밀린 지상파 방송사

올해는 과연 이들이 위기를 듣고 과거 MBC가 ‘드라마 왕국’으로 불렸던 것처럼 지상파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드라마 제작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지상파보다 tvN·JTBC 등 ‘신흥강자’들이 편성의 우선권을 쥐고 있다는 평가다. 두 방송사는 최근 몇 년간 화제작들을 배출함과 동시에 시청률 면에서도 선전하면서 채널 이미지를 끌어올렸다. 또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들 채널이 지상파에 비해 제작사의 자율권을 폭넓게 보장하고 유연한 방식으로 운영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출연 배우들의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주목받는 드라마 제작 제안은 지상파가 아닌 tvN과 JTBC 쪽으로 먼저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손에 꼽히는 화제작 ‘미스티’(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JTBC) ‘미스터 션샤인’(tvN) ‘백일의 낭군님’(tvN) 등은 모두 이들 두 방송사에서 배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상파도 살아남기 위한 노력에 나섰다.

SBS는 CJ E&M에서 드라마파트에서 독립한 제작사 스튜디오 드래곤을 벤치마킹해 올해 드라마국의 독립을 추진중이다. KBS는 지난 7일 열린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2: 죄와 벌’ 시사회에서 문보현 드라마센터장이 “지난 몇 년 지상파 드라마들은 겸손을 배우는 시기를 가졌다. 이 겸손을 통해 잘할 수 있는 드라마를 엄선해 자신있게 첫선을 보이게 됐다. 첫 발걸음을 응원해 달라”며 초심으로 돌아가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공공연하게 밝히기도 했다.

넷플릭스 필두로 네이버·카카오 등 온라인동영상 서비스 ‘공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Over The Top)의 본격적인 반격도 시작된다. 영화 ‘옥자’ 투자를 시작으로 한국 콘텐츠 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넷플릭스는 올해 한국 시장을 타깃으로 한 대작들을 연이어 내놓는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콘텐츠는 25일 공개되는 ‘킹덤’(극본 김은희 연출 김성훈)이다. 주지훈 배두나 류승룡 등 스타 캐스팅에 tvN ‘시그널’, SBS ‘사인’으로 명품 작가 반열에 오른 김은희 작가, 영화 ‘터널’의 김성훈 감독이 만나 대규모 제작비가 투여된 작품으로 올해 가장 큰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또다른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범인은 바로 너! 시즌2’로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에 질세라 네이버는 자회사인 스튜디오N을 통해 2019년 드라마와 영화 10여편을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스튜디오N은 네이버웹툰의 자회사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원작 웹툰의 성공적인 영상화를 목표로 지난 8월 설립됐다. 다수의 인기 웹툰 원작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스토리의 힘을 지닌 스튜디오N의 공세도 지상파에는 큰 위협적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M도 자회사 메가몬스터가 MBC ‘붉은달 푸른해’로 첫 제작의 삽을 뜬 데 이어 2월 tvN 방송 예정인 드라마 ‘진심이 닿다’는 카카오페이지의 인기 웹소설 기반 작품이다. 이처럼 IT 기업들의 드라마 진출도 활발해지면서 지상파 드라마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분분하다.

장서윤 스포츠한국 기자

사진=김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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