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악질경찰’ 제작보고회

“지금까지 본 캐릭터 중 가장 질이 나쁜 경찰을 선보인다” 배우 이 역대급 ‘악질경찰’에 도전한다. 단어 그대로 ‘악질경찰’(감독 이정범)이라는 영화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나쁜 경찰의 끝판왕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는 메가폰을 잡은 이정범 감독과 배우 전소니 박해준이 참석한 가운데 영화 ‘악질경찰’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악질경찰’은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고 범죄는 사주하는, 한마디로 구제불능의 악질 경찰이 폭발 사건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아저씨’로 한국 느와르 영화의 새로움을 보여준 이정범 감독의 신작이다.

이선균

극중 은 범죄와 비리의 ‘종합선물세트’ 격인 악질경찰 조필호를 연기한다. 조필호는 자신의 비리가 들통날 사건과 마주한 후 미나(전소니)와 만나면서 더 큰 사건과 맞닥뜨리는 인물이다. 은 “직업만 경찰이고 쓰레기 양아치에 가까운 인물로 돈 버는 것에 눈이 먼, 질이 아주 안 좋은 경찰”이라고 역할을 소개하며 “지금껏 해왔던 역할보다 진한 캐릭터로 이전에도 나쁜 경찰을 한 적이 있지만 질이 나쁜 정도가 가장 심하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찰이지만 범죄자에 가까운 인물인데 장르적으로 쌓여가는 사건도 흥미로웠고 캐릭터도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거친 캐릭터라 해보고 싶었다. 이후 각성하고 성찰하는 모습도 좋았다”라고 작품 선택 배경을 들려주었다. 이정범 감독은 “조필호는 감정의 낙폭이 굉장히 큰 캐릭터다. 평화로웠을 때와 지옥에 떨어졌을 때의 간극이 크다. 그 간극을 오갈 때 (의) 표정들이 볼만했다”라며 “주연배우의 심리가 많이 변하는데 이를 풍성하게 연기적으로 커버할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 은 그간 노출됐던 모습보다 섬세하고 예민하다. 그런 면들을 십분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캐스팅 배경을 들려주었다. 신예 전소니는 폭발 사건의 증거를 지닌 고등학생 미나를 연기한다. 앞서 tvN ‘남자친구’에서 주인공 박보검의 친구 역할로 출연한 그는 ‘악질경찰’로 단숨에 주연으로 캐스팅된 행운아다. 전소니는 “미나는 큰 비밀을 포함한 증거를 손에 넣은 후 등장 인물들을 만나게 되는 고등학생인데 그렇게 나쁜 아이는 아니다”라며 웃음지었다. 파격 캐스팅에 대해 이정범 감독은 “전소니는 단편영화에서 처음 만났다. 마스크가 예쁜데 쉽지 않은, 얼음공주 같은 느낌도 있었다. 엄마와 싸우고 집나온 소녀 같은 느낌도 있었다. 그런 장점과 감수성, 당돌함도 함께 갖춘 배우”라고 칭찬했다. 박해준은 거대 악의 오른팔이자 미나가 가진 단서를 둘러싸고 조필호와 대립하는 권태주 역으로 출연한다. 극중 과 갈등을 빚는 장면이 많았던 박해준은 부상 에피소드도 들려주었다. “과 촬영을 한 후 귀에 분장이 덜 지워진 것 같아 씻었는데 안 지워지더라. 알고 보니 멍이 든 거였다. 육체적으로 연기하기 힘들었다. 훈련도 많이 받았는데 현장에서 더 많은 것이 요구됐던 것 같다”라는 것.

배우 전소니(왼쪽)와 이선균

실제로 박해준 두 사람의 액션이 영화의 큰 볼거리로 자리한다. 은 “박해준과 액션을 찍는 장면이 있었다. 컷을 나눠 찍기로 했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한 장면으로 마치 격투기하듯 계속 촬영을 했다. 박해준이 초크 기술을 썼는데 정말 숨 넘어가기 직전까지 액션을 찍었다. 정말 기절 직전까지 갔는데 다들 연기인줄 알더라”라고 들려주었다. 이어 “박해준과는 학교를 같이 다녀서 많이 봤는데 동기 중 가장 조용하고 부끄러움도 많이 타는 친구였는데 연기하면서 깜짝 놀랐다. 물을 만난 것 같다. 어떻게 눈빛이 순간적으로 변하는지 신기했다”라고 귀띔했다. 이정범 감독은 이 작품에서 전작 ‘아저씨’와 ‘우는 남자’에 비해 좀더 확장된 세계관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아저씨’와 ‘우는 남자’ 모두 남자가 뭔가를 깨닫고 우는 장면에서 끝난다. 나는 기본적으로 그런 남자에 매력을 느낀다. 조금이라도 내적 성장을 이루며 끝나는 영화를 좋아한다. 이번엔 거기서 끝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뭔가 분기점이 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악질경찰’은 오는 3월 21일 개봉한다. 장서윤 스포츠한국 기자 사진=조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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