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TV 예능 ‘홍석천의 Oh! 마이로드’ 제작발표회

방송인 홍석천 / 줄리안

“모두가 함께 잘 살기 위한 작은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태원의 터줏대감으로 불리는 방송인 홍석천이 골목상권 살리기에 발벗고 나섰다.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tbs 사옥에서는 ‘골목상권 부활 리얼 로드 버라이어티’라는 야심 찬 주제를 내건 tbs TV 예능 프로그램 ‘홍석천의 Oh! 마이로드’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프로그램은 자영업자 640만 명 시대를 맞은 현재, ‘XX단길’ 열풍을 이끌어내며 한때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골목으로 손꼽혔으나 최근 침체기를 겪고 있는 경리단길을 조명하며 골목상권 살리기에 나선다.

골목상권 자영업자 대표 아이콘 홍석천, 이태원 거주 10년차 줄리안, 지역 상인들과 전문가들, 서울시와 용산구의 지원이 뭉쳐 ‘경리단길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지난 1월 홍석천이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자영업자들의 입장을 대변한 인터뷰를 진행한 계기로 기획됐다. 이지민 작가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경리단길 상인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 그분들이 ‘경리단길이 죽었다고 하지 마라’라고 약속해 달라는 말을 하셨다”라며 “상인들이 아직도 열정을 가지고 가게를 하고 계신다. 그 분들에게 희망이 되고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프로그램에서는 이태원에서 20년 동안 식당을 운영중인 홍석천이 MC로 나서 줄리안과 함께 상인들과 전문가를 두루 만나며 경리단길을 살리기 위한 해법 찾기에 나선다.

홍석천은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TV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라기보다 실제 상인, 건물주 더 나아가 용산에 있는 분들을 위해 솔직하게 만들어 보자, 좋은 해결책을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만들었는데 생각보다는 힘든 부분이 있다”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그는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하며 한때 200명의 직원들이 있었지만 상권이 쇠퇴하면서 일부 가게를 처분해야 하는 상황을 겪기도 했다. 그는 “상생이나 젠트리피케이션, 자영업자, 일자리 창출 등이 다 연결고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해답은 결국 서로 소통하는 것인데 실제로는 같은 동네의 옆집 가게 주인, 앞에 있는 건물주와도 서로 인사도 안 한다. 하지만 이야기를 시작하다보니 모든 분들의 고통, 바람, 경리단길의 미래에 대해 다 같이 고민하고 있었던 걸 알게 됐다. 이런 분들이 모여서 소통해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들려주었다.

이태원에만 10년째 살고 있는 줄리안은 “경리단에만 3년 넘게 살았고 지금도 이태원에서 살고 있다. 경리단이 뜨기 전의 모습을 봤고 지금의 모습까지 봐 온 사람이다. 저도 애착이 많은 동네”라며 “구청에 방문하고 건물주, 상인들을 만나다보니 계속 열심히 하다보면 뭐가 되지 않을까라는 희망이 생기고 있다. 저희들과 함께 과정을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시급할까? 홍석천은 ‘지방자치단체의 관심’을 강조했다. 그는 “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나서지 않으면 어렵다. 가게 하나 둘 살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전체적인 큰 문제를 해결해주셔야 한다”라며 “작은 사명감에서 출발했는데 많은 분들이 함께 관심을 가져주시면 분명히 될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비슷한 콘셉트를 지닌 프로그램인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다른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홍석천은 “‘골목식당’도 굉장히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이지만 우리는 조금 더 큰 고민을 해봤다. 한 가게를 살리는 게 아닌 골목 자체 살리자는 의도다. 물론 실패할 수도 있고 너무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분명 가능성 있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이게 잘되면 전통시장 살리기도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골목상권 살리기에 대해 얘기하다 잠시 눈물을 보이기도 한 그는 “25년만에 제작발표회에서 운 것 같은데, 우는 사진이 화제가 돼 시청률에 도움이 될 것 같다”라며 “아무런 장치도 없고 대부분은 상인들, 동네분들과 이야기하는 날 것 같은 프로그램인데 억지스럽지 않은 소소한 재미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장서윤 스포츠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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