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감독’ vs ‘정신 분열증’ 평가 엇갈려

배우, 시나리오 작가, 감독.

본명: 조지 오슨 웰스

1915년 5월 6일 위스콘신주 케노샤 태생.

1985년 10월 10일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사망.

향년 70세.

부친은 손재주 있는 발명가, 모친은 콘서트 피아니스트. 어려서부터 ‘마술’ ‘피아노 연주’ ‘그림 그리기’ 등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지만 7세 때 모친을 잃은 뒤 15살 때는 부친마저 사망해 천애고아가 된다. 다행히 시카고에 거주하는 모리스 번스타인 박사가 후견인 역할을 해주면서 순조롭게 성장한다.

10살 때 마을 주민을 모아 놓고 로마 노예 안드로클레스와 사자와의 우애를 다룬 연극 공연 <안드로클레스와 사자>에서 안드로클레스와 사자 등 1인 2역을 열연해 천부적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작가 손턴 와일더, 알렉산더 울코트의 도움을 받아 1934년 뉴욕 연극 무대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다.

1937년 ‘머큐리 극단’의 창단을 주도한다. 1938년 영국 과학 소설가 H. G. 웰스의 <세계 전쟁>을 라디오 연속극으로 각색한다. 성우 오슨 웰스는 화성인의 지구 침공을 실감나게 공연해 미국 주요 도시 시민들이 공포에 떨면서 피난을 시도하는 해프닝을 벌인다.

연출 겸 주연을 맡은 <시민 케인>(1941)은 당시 언론 재벌 윌리엄 루돌프 허스트의 비리를 풍자했다는 혐의로 유무형의 압력을 받는 동시에 너무 앞서 나간 영상 테크닉을 받아들이지 못한 관객들의 외면으로 흥행 실패작이 된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비평가들의 재평가 작업을 통해 ‘영화 사상 가장 뛰어난 작품 중 첫 번째로 꼽히는 영예’를 차지하게 된다.

<악의 손길>(1958)이 미국 시장에서는 흥행 실패를 하지만 1958년 브뤼셀 만국 박람회에 초청받을 정도로 유럽 시장에서는 큰 호응을 얻었다.

20대 시절부터 천재 감독으로 주목 받았지만 독선적인 태도로 인해 선보이는 영화마다 흥행 실패작이 된다. 말년에는 비대한 체구와 늘 알코올에 탐닉한 행동을 보였으며 육중한 목소리를 활용해 성우 역할로 생계를 꾸려 나간다.

주요한 작품들이 모두 흥행 실패작이지만 1975년 ‘미국영화연구소 평생 공로상’을 수여받는다. 1984년 미국감독조합은 감독들에게 가장 큰 영예로 평가받고 있는 ‘D.W 그리피스 어워드’ 수상자로 지명받는다.

1985년 10월 10일 <머브 그리핀 토크쇼>에 출연한 직후 자택에서 심장 마비로 타계한다.

작가 메리 파시오스는 1947년 1월 피살된 엘리자베스 쇼트의 진범으로 이중성격에 정신 분열증을 앓고 있었던 오슨 웰스라고 폭로했다.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는 이 사건은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이 <블랙 달리아>(2006)로 극화했다.

<대부>의 주인공 돈 비토 콜레오네역을 맡고 싶어 ‘캐스팅해 준다면 영혼이라도 팔 생각이다’라고 했지만 그 역은 말런 브랜도에게 낙점된다.

조지 루카스 감독으로부터 <스타 워즈> 다스 베이더 목소리역을 제안 받았지만 거절했다.

1970년대부터 영화계보다는 광고 및 만화 주인공 더빙 성우로 위상이 추락한다. ‘폴 메이슨 와인’ CF를 비롯해 영국 식품업체 ‘핀더스’가 출시한 냉동 완두콩 CF에서 목소리 연기를 맡는다. 사후 공개된 만화 영화 <트랜스포머>(1986)에서 지구를 공격하는 로봇 유니클론의 목소리를 담당한다.

‘로 카메라 앵글' '트래킹’, 여러 등장 인물이 한 화면에 동시에 담겨지는 ‘딥 포커’ ‘크레인 숏’ 등은 그의 영화에서 단골로 보여진 촬영 테크닉이다.

둘째 부인 리타 헤이워드와 <상하이에서 온 숙녀>(1947)를 촬영할 당시 이들 커플은 사사건건 갈등을 일으킬 만큼 최악의 상태였다. 감독은 극중 늘씬한 다리, 기품 있는 붉은 머리카락 등 성적 매력을 드러내는 부문을 의도적으로 삭제 시키는 심술을 부린다. 급기야 1948년 12월 1일 결별하고 만다.

2번째 부인 리타 헤이워드와 출연했던 <상하이에서 온 숙녀>. 촬영 내내 갈등을 벌이다 급기야 커플이 결별하는 비운을 맞는다.

성격파 배우 어스킨 샌포드는 오슨 감독의 <시민 케인>(1941), <위대한 엠버슨 가>(1942), <이방인>(1 946), <상하이에서 온 숙녀>(194 7), <맥베스>(1948) 등에 모두 출연하는 총애를 받는다.

이경기(영화칼럼니스트) www.dailyo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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