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돈나와 충돌로 ‘에비타’ 연출 포기

시나리오 작가, 감독, 프로듀서 1946년 9월 15일 뉴욕주 뉴욕 태생. 본명: 윌리엄 올리버 스톤


논쟁적인 주제를 선택해 발표하는 작품마다 이슈를 만들어낸 감독.

예일 대학을 중퇴하고 베트남 전에 참전하여 2년여 동안 보병 부대 소대원으로 복무한다. 월남전 참전 당시 마약에 취해 무차별 살상을 자행. 이때의 죄과를 참회하는 심정으로 자전적 반전 영화 <플래툰>(1986)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란 파커 감독의 <미드나잇 익스프레스>(1978), <코난>(1982), <스카페이스>(1983) 등의 히트작 대본을 집필하고 <미드나잇 익스프레스>를 통해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아 필력을 인정받게 된다.

월남전에서 귀향한 뒤 급진좌파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 중남미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에 대한 정치적 지지 의사를 밝혀 미국 정치 문화계에서는 대표적 좌파 감독으로 공인받고 있다.

1968년 11월 베트남 전에서 귀국 한 뒤 남미 원주민들이 즐겨 피웠던 환각제 일종인 아야와스카, LSD등 다양한 마약을 탐닉하여 수차례 수사 당국에 체포되거나 마약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받았다.

마돈나와의 의견 충돌로 인해 뮤지컬 영화 <에비타> 연출을 포기하고, 록 그룹 도어즈의 음악 여정을 담은 <도어즈>(1991)의 메가폰을 잡는다. 알란 파커에 의해 제작된 <에비타>를 관람한 스톤은 ‘에바 페론은 창녀인 동시에 성녀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복합적 인물인데 마돈나는 창녀는 연기할 수 있지만 성녀 연기는 어설프다’고 조롱했다.

대통령 출신 정치인 조지 W. 부시의 전기를 다룬 영화 . 제작사의 홍보 담당 간부는 젊은층의 관람 욕구를 자극시키기 위해 인터넷 배너 광고에 주인공이 로댕의 조각상 ‘생각하는 사람’처럼 앉아 있는 장면을 사용했다. 하지만 변기에 앉아 있는 대통령의 모습을 전면에 내세운 기발할 홍보 전략(?)은 관객과 비평가 모두에게 혹평을 얻었다. 스톤 감독은 광고가 나간 뒤에 알게 됐다고.

제레미 아이언스에게 아카데미 남우상을 안겨준 <행운의 반전>(1990), 4명의 중국 이주민 여성이 딸을 키우면서 겪는 일화를 담아 이안 감독의 존재감을 널리 알린 <조이 럭 클럽>(1993), 밀로스 포만 감독의 <래리 프린트>(1996), 범죄 액션극 <커럽터>(1999), 전쟁 서사극 <사비어>(1998) 등은 스톤이 프로듀서로 참여한 대표작들이다.

오프닝에서 흑백 화면에 텍스트 자막을 통해 극의 하이라이트를 설명하면서 극을 진행하는 방식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주인공 얼굴을 클로즈 업 시키거나 남녀가 카메라로부터 멀리 떨어져 걸어가는 것 등은 라스트 엔딩에서 단골로 설정되는 장면이다.

가족과 아버지와의 관계는 영화의 주된 갈등 요소로 활용되고 있다. 세계 최대 증권가의 이면을 다룬 <월 스트리트>(1988)의 주인공 고든 게코는 투자 수익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탐욕스런 인물. 증권브로커로 재직했던 부친을 모델로 했다고 알려졌다. 어린 아들에게 애정 어린 입맞춤 대신 악수를 통해 안부를 주고 받을 만큼 늘 사무적으로 대해 ‘버림받은 고아처럼 성장했다’는 후일담을 밝히기도 했다. <알렉산더>(2004)에서 알렉산더는 부모의 결별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 <내추럴 본 킬러>(1994)에서 일탈된 살인 행각을 벌이는 남녀 주인공들은 모두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육체적 학대를 받고 성장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서방 세계로부터 장기 독재자로 지탄받고 있는 쿠바 전 수상 피델 카스트로와 오랜 친구이자 숭배자로 유명하다. 공산주의 최장기 집권자 기록을 갖고 있는 그의 업적을 다룬 <코만단테>(2003)는 2003년 5월 미국 공영 방송 HBO를 통해 방영된다. 카스트로에 대한 일방적 찬사를 담았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반 카스트로 행동주의자들의 인터뷰 및 카스트로 당사자에게 인권 침해에 대한 인터뷰를 담은 정치 다큐 <피델을 찾아서>를 연이어 제작해 2004년 2월 HBO를 통해 방송했다.

1986년 최고 흥행작 <플래툰>. 올리버 스톤이 시나리오 겸 감독을 맡았다. 감독의 베트남 참전 경험을 극화한 것으로 알려져 공감을 더욱 넓히게 된다.
<플래툰>(1986)으로 골든글로브를 비롯해 감독협회, BAFTA, 아카데미 등 4개 협회 감독상을 모두 석권한다. 이 같은 대기록은 지금까지 7작품밖에 없다.

▶감독 명언·명대사

정치 성향을 갖고 있는 감독이기 이전에 나는 영화를 만들 때 개인이 정치, 사회 등 주변 환경에 대적해 치열한 삶을 엮어 나가는 드라마적 요소에 더 큰 관심과 비중을 두고 있다.
내가 영화적 영웅으로 생각하는 연출자는 루이스 부뉴엘과 장 뤽 고다르이다. <네 멋대로 해라>(19 60)는 일상에서 체험하는 열정과 속 도감의 가치를 깨닫게 해 준 작품 이다.
영화 산업? 나는 영화를 사랑하지만 영화 산업은 저주받을 대상이다.

이경기(영화칼럼니스트) www.dailyo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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