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새벽·유선, 영화 ‘진범’서 노련한 호흡

배우 송새벽 / 배우 유선
베테랑 연기파 배우 두 사람이 스릴러 영화로 뭉쳤다. 오는 7월 개봉예정인 영화 ‘진범’(감독 고정욱)으로 노련한 호흡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배우 송새벽과 유선이 11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에서 진행된 ‘진범’ 제작보고회에 연출자 고정욱 감독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진범’은 범죄 피해자의 남편 영훈(송새벽)과 용의자의 아내 다연(유선)이 사건의 마지막 공판을 앞두고 서로를 향한 의심을 숨긴 채 진실을 찾기 위한 공조를 펼쳐나가는 내용을 담은 스릴러다. 아내를 잃은 영훈 역을 맡은 송새벽은 아내가 죽은 그날 밤을 재현해가며 진실을 찾아가는 남자의 치열하고 강렬한 감정선을 고스란히 펼쳐 보일 전망이다. 사건의 용의자가 된 남편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아내 다연 역의 유선은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폭넓은 연기를 펼쳐온 내공을 드러내보인다.

앞서 영화 ‘이끼’ ‘돈 크라이 마미’ 등을 통해 스릴러 퀸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유선은 “개인적으로도 스릴러를 좋아한다.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 속에서 단서가 주어질 때마다 퍼즐을 맞추어 가는 것이 재밌고 매력 있게 느껴진다”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이라고 들려주었다.

송새벽은 고정욱 감독이 대본 작업 때부터 남자 주인공으로 이미 정해놓고 썼다고. 이에 대해 송새벽은 “촬영 전에 그 이야기를 들었는데 굉장히 부담이 됐고 책임감이 생겼다”라며 “시나리오의 힘이 너무 크게 느껴졌다. 옆 동네에서 실제로 일어났을 법한 사건에 대사 하나 하나가 사실감이 있었다. 장면 하나 하나가 쓱쓱 읽혔고 힘은 들겠지만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들려주었다.

살인범으로 몰린 남편을 구하기 위해 피해자의 남편인 영훈과 위험한 공조를 펼치는 다연 역을 맡은 유선은 “다연이라는 인물은 남편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정말 위험을 무릅쓰고 최선을 다해서 남편을 위해 움직인다. 다연을 움직이게 하는 동기가 무엇인가에 대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고 연기했다”라며 “남편을 너무 사랑해서 남편을 지킨다기보다는 내 아이의 아빠를 지키고 싶은 모정이 다연을 움직이게 한 가장 큰 힘이자 원동력이라 생각하고 집중했다”라며 연기 포인트를 전했다.

메가폰을 잡은 고정욱 감독은 단편 데뷔작 ‘독개구리’로 미장센 영화제와 부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시나리오를 쓰게 된 계기에 대해 고 감독은 “제가 아는 지인한테 돈을 빌려줬다가 못 받은 적이 있다. 전화를 해도 안 받아서 화가 났다. 그런 나를 보고 아내가 ‘(당신이 그 사람을) 믿지 않나 보다. 정말 친한 친구라면 돈만 아까워 했겠냐’라고 하더라. 그때 든 생각이 아내나 정말 친한 친구가 연락이 안 됐다면 돈보다는 그 친구가 걱정됐을 것 같다. 그 생각에서 출발해 ‘진범’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작품을 만드는 데 인물들의 감정 표현이 제일 중요했다. 영화가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는 게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설정이라 배우들이 표현하는 감정이 순차적이지 않아서 감정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배우 두 분과 가장 많이 신경쓴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남녀 주인공의 비중이 큰 작품인 만큼 두 배우의 호흡도 중요했다. 송새벽은 유선과 연기한 소감에 대해 “원래 여배우분들과 밥 먹고 술 먹는 걸 잘 못한다. 그런데 유선 선배님과는 진지하게 얘기한다기보다는 밥 먹다가 툭툭 ‘이 장면 어땠어?’라고 가볍게 얘기하는 게 좋았다. 첫 작품인데 열 작품 정도 같이 한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에 유선은 “날 너무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더라. 송새벽 씨가 첫 만남에서 낯을 가린다고 했는데 낯가림은 한 5분 정도 있었다. 자리도 안 옮기고 미팅룸에서 8시간을 얘기했다. 송새벽씨가 어떻게 배우가 됐고 어떻게 연애하고 결혼했는지 얘기를 다 하시더라”라며 빠른 시간에 서로 가까워졌다고 들려주었다.

고 감독은 “관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는 시나리오를 쓰기 전에 느꼈던 감정을 전달하고 싶었다. 영화를 보시고 ‘나는 정말 믿을 만한 사람인가’란 생각이 드신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라고 귀띔했다.

장서윤 스포츠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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