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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욱의 활동사진 유람] ‘기방도령’ 호불호 갈리는 B급 코미디!

  • 영화 ‘기방도령’
황당하면서도 귀엽고 도발적인 듯하면서도 선을 넘지는 않는다. 10일 개봉된 영화 ‘기방도령’(감독 남대중, 제작 브레인샤워 , 제이와이피픽쳐스)은 ‘기묘한 영화’란 평가가 어울리는 작품이다. 요즘 영화 마니아들이 말하는 ‘B급 병맛 코미디’라는 말의 의미를 알 수 있게 해주면서도 전체적인 완성도가 나쁘지 않고 전하는 메시지도 분명히 있다. 또한 가장 큰 장점은 영화 전체를 흐르는 거부할 수 없는 ‘신박한 매력’이 있다.

우선 ‘기방도령’이 눈길을 끄는 건 여성들의 정절을 강요한 숨막히는 조선시대 속 ‘남자기생’이 있었다는 기발한 소재다. 영화는 조선시대 폐업 위기의 기방 ‘연풍각’을 살리기 위해 꽃도령 허색(이준호)이 조선 최고의 남자 기생이 되어 벌어지는 소동을 담는다. 얼핏 보면 IPTV용 에로영화에 어울릴 듯한 내용이지만 ‘위대한 소원’으로 인상적인 데뷔를 한 남대중 감독은 특유의 B급 정서로 낭만과 풍류를 아는 ‘한량소년’의 귀여운 첫사랑과 성장담으로 풀어냈다. 남 감독의 유머감각과 정서에 젖어들 수 있다면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코믹 멜로사극으로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영화 전체를 흐르는 남 감독 특유의 정서가 거슬린다면 몰입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영화를 재미있게 보기 위해선 모든 걸 내려놓아야 한다. 영화 속 남자기생 허색을 보러온 연풍각 손님들처럼 모든 선입견과 편견, 고정관념을 다 버려야 한다. 일반적인 영화의 서사를 기대해서는 안 되고 주인공의 멋진 성장담을 바라면 절대 안 된다.

그 대신 재기발랄한 남 감독의 유머감각이 들어간 톡톡 튀는 캐릭터들의 향연과 풍자와 유머, 소녀취향의 귀여운 멜로가 110분간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병맛’ 재미가 가득하다. ‘걸작’이란 찬사는 절대 나오지 않겠지만 ‘귀엽다’ ‘신박하다’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배우들의 연기는 합격점 이상이다. 이준호 정소민 예지원 최귀화 공명 고나희는 환상적인 케미를 발산하며 기발하면서 신박한 남대중 월드를 완성한다. 이준호는 첫 영화 주인공으로서 소임을 완벽히 다하고 정소민은 다소 들뜬 영화의 톤을 눌러주며 밸런스를 맞춰준다. 베테랑 예지원과 최귀화, 아역배우 고나희가 영화 곳곳에 심어놓은 웃음의 지뢰밭을 피하기가 쉽지 않다. 공명은 어찌 보면 가장 정상적인 인물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최재욱 스포츠한국 기자 jwch6@sportshankook.co.kr

  • 영화 ‘롱샷’
영화 ‘롱샷’ 할리우드산 웰메이드 ‘로코’

로맨틱 코미디는 전 세계적으로 스크린에서는 사장돼가는 장르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전성기를 누렸지만 이제 관객들이 입장권을 사서 극장에 직접 가서 보는 게 아닌 TV 드라마용 장르로 매체가 변화돼가고 있다.이런 가운데 24일 개봉되는 샤를리즈 세런-세스 그린 주연의 ‘롱샷’은 오랜만에 눈길을 끌 만한 할리우드산 웰메이드 로맨틱 코미디. 미 대선 후보와 괴팍한 성격의 실직 기자가 20년 만에 만나 사랑에 빠져가는 과정을 담는다.

이제까지 대부분의 로맨틱코미디에서 권력이나 부를 가진 쪽이 남자이고 상대방이 여자였다면 시대의 변화에 따라 ‘롱샷’은 성별이 바뀌었다. 샤를리즈의 세런이 연기한 샬롯이 모든 걸 가졌지만 마음은 외로운 미 대선 후보다. 세스 그린이 가진 건 쥐뿔도 없지만 시니컬한 유머감각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흔드는 프레드를 맞춤옷을 입은 것처럼 연기한다. 영화는 타협을 모르는 성격 때문에 직장을 잃은 기자 프레드가 현직 미 국무 장관이자 대선 후보가 된 첫사랑 베이비시터 샬롯을 20년 만에 만나 그의 연설문 작가가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는다.

제목 ‘롱샷’(Long shot)이란 ‘거의 승산이 없는 도전’이란 뜻으로 우리말로는 ‘오르지 못할 나무’로 해석될 수 있다. 프레드가 누가 봐도 절대 오를 수 없는 나무로 보이는 첫사랑 누나 샬롯의 마음을 사로잡아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이상만 앞섰던 프레드가 이상을 현실에 담으려 노력하는 실용주의자 샬롯과 함께 일하며 현실 정치의 이면을 경험하고 성장해가는 과정도 곁들여진다. 어쩌면 ‘너드미’가 가득한 세스 그린에 ‘여신’ 샤를리즈 세런이 빠져든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관객들이 이 설정을 이해하려면 세스 그린의 시니컬한 유머감각과 특유의 사람을 무장 해제시키는 매력에 빠져들어야 한다. 그러나 세스 그린이 구사하는 유머가 지극히 미국적이어서 일반적인 한국 관객들이 설득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

샤를리즈 세런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자다운 탄탄한 연기력과 45세란 나이가 믿어지지 않는 빛나는 미모로 관객들의 시선을 강탈하며 영화의 중심축을 확실히 잡아준다. 서로 다르지만 함께 있으면 빛나는 멋진 두 배우가 빚어내는 환상적인 케미에 빠져들며 행복한 125분을 보낼 수 있다.

최재욱 스포츠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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