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주 조진웅 박희순 등 총출동… 조선 역사를 뒤바꾼 숨은 광대들의 이야기

배우 손현주 조진웅 박희순 등 연기파 배우들이 조선시대 광대들의 모습으로 뭉쳤다. 역사를 뒤바꾼 숨은 광대들의 이야기가 스크린에 펼쳐진다. 22일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광대들: 풍물조작단’(감독 김주호, 이하 ‘광대들’) 제작보고회에는 배우 조진웅, 손현주, 박희순, 고창석, 김슬기, 윤박과 김주호 감독이 참석했다.

영화 ‘광대들’ 출연진.

‘광대들’은 조선 팔도를 무대로 풍문을 만들어내고 민심을 조작하는 광대들이 세조 말년 한명회에게 발탁돼 세조에 대한 미담을 제조하며 역사를 뒤바꾸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조진웅이 광대들이 모인 풍문패 리더 덕호 역을, 손현주가 한명회 역으로 분했다. 박희순은 세조 역을, 고창석이 각종 기계장치와 화약 등 풍물조작단의 기술을 담당하고 있는 홍칠 역을, 음향 담당 근덕 역은 김슬기, 미술 담당 진상 역은 윤박, 재주 담당 팔풍 역은 김민석이 맡아 열연했다. 김민석은 군복무로 인해 제작보고회에는 불참했다.

메가폰을 잡은 김주호 감독은 “세조실록에는 40여건 이상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기록들이 있다. 여기에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느낄 수 있는 어떤 모순이나 문제점, 현실을 반영한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들려주었다. 세조 말년을 배경으로 한 이유에 대해서는 “세조의 왕권, 정권에 대한 한명회의 욕망을 담으려고 했다. 이들이 역사를 미화하려고 했는데 개인적으로 그 당시가 인상깊게 느껴졌다”라고 덧붙였다. 풍문패를 이끄는 연출가로 입담과 재주가 뛰어난 덕호 역으로 분한 조진웅은 “제가 못하는 것을 다른 분들이 채워주셨다. 쉽지는 않았지만 이 이야기를 꼭 잘 만들어서 여러분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다”라며 “극중 캐릭터가 신명나기 때문에 연기하는 재미가 있었다”라고 전했다.

손현주는 풍문조작단의 의뢰인 한명회 역을 맡아 야심가의 면모를 보여준다. 그는 “한명회 역을 많은 배우들이 연기했는데 어떻게 하면 무거움과 가벼움이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고민했다”라며 “첫 사극이라 부담이 크진 않았는데 정말 해보고 싶었던 장르라 앞으로는 몇 년간 사극만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촬영중 경미한 사고도 있었다고. 화염 속에서 열연하다 특수분장한 귀에 화상을 입은 것. 손현주는 “연기에 집중하다 보니 특수분장한 귀가 뜨거운 불길 탓에 조금 녹았다. 배우들이 이런 경우가 더러 있는데 연기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라고 들려주었다.

박희순은 집권 말기 혼란에 빠진 세조 역을 연기한다. 그는 “‘관상’을 비롯해 세조가 등장한 많은 작품이 있는데 이 작품은 집권 말기 병들어 쇠약해진 세조를 보여준다”라며 “조카를 죽이면서 자기 자식의 안위를 걱정하게 되는 엇나간 부성애를 표현하고자 했다”라고 전했다. 연기 잘하고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촬영장에서 펼친 호흡도 어떤 현장보다도 큰 시너지 효과를 보였다고. 박희순은 “극중에서 흥을 가진 사람이 조진웅이라면, 실제 술자리에서 흥을 뽐내는 사람은 손현주”라고 말했다. 이에 손현주는 “사극이라 지방을 많이 돌아다녔는데 각 지방에 특색 있는 막걸리가 많지 않나. 공신들하고 광대들하고 함께 모일 때가 있는데, 각 지방의 막걸리를 같이 마셨다”라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조진웅과 손현주의 남다른 인연도 관심을 끌었다. 두 사람은 2009년 방송된 KBS2 주말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에서 처음 만난 후 10년만에 한 작품에셔 연기하게 됐다. 조진웅은 “손현주 형님은 멘토이자 큰형이자 은인같은 사람”이라며 “형님이 없었으면 여기까지 못 왔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김주호 감독은 “‘광대들’의 실제 기록이 말도 안 되고 우습게 보일 수 있는 기록일 수도 있지만 단순하게 희화하거나 폄훼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실록과 전설에 남아있는 내용을 통해 최대한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표현하려고 했다. 광대들이 구현하는 모습은 경쾌하게 그리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개봉은 오는 8월 21일.

장서윤 스포츠한국 기자 사진= 이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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