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체격에 놀림당한 뒤 슈퍼 영웅담 빠져

조지 루카스 감독

시나리오 작가, 프로듀서, 감독 1944년 5월 14일 캘리포니아주 모데스토 태생. 본명: 조지 왈튼 루카스 주니어.

어린 시절 자동차 경주에 큰 흥미를 느껴 ‘프로 레이스 카 드라이버’를 꿈꾸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 무렵 피아트를 몰다 가로수와 부딪히는 전복 사고를 당해 4개월을 입원하면서 인생 목표가 급변한다. 남 캘리포니아 대학 영화과에 진학한다. 재학 시절 을 통해 1967~68 전국 학생 영화 페스티벌 1등상을 따내는 등 영화 재능을 발산하기 시작한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피니언 레인보>(1968) 메이킹 필름 연출을 맡으면서 루카스와 코폴라는 영화 동지로 굳건히 맺어진다.

1969년 독립 프로덕션 ‘아메리칸 제트로프’를 출범시킨다. 창립작으로 학생 시절 창작품을 장편으로 확대한 공상 과학물 (1971)을 발표한다. 1972년 루카스 필름을 발족시킨 뒤 자전적 청춘 영화 <청춘 낙서>(1973)를 공개해 골든 글로브 수상을 비롯 아카데미 5개 부문 후보에 지명되는 성적을 거둔다.

1977년 첫선을 보인 <스타 워즈>는 이후 시리즈, 프리퀄 등이 연이어 공개되면서 20-21세기 최장수 SF 영화로 흥행가를 장식한다.

1973년부터 시나리오를 집필했다고 알려진 <스타 워즈>(1977)를 공개하면서 SF 장르 및 미국 영화사의 한 획을 긋게 된다. 어린 시절 나약한 체격 때문에 놀림과 학대를 자주 받는다. 이 때문에 주말에 TV에서 방영되는 슈퍼 영웅담에 푹빠져 현실 생활에서 겪게 되는 고충에서 벗어나고 싶은 강렬한 욕구를 느꼈다고 한다. <스타 워즈>의 폭발적 흥행 성공 덕분에 SF 전문 로케이션 시설인 ‘스카이워커 렌치’와 특수 효과전문업체 ‘라이트 앤드 매직’을 설립한다.

화려한 성공 못지 않게 개인적 치부(恥部)도 드러난다. 알코올 중독과 독선적 성격 때문에 조강지처이자 편집자로 많은 측면 지원을 해주었던 마르시아 루카스와 1983년 결별하고 만다. 제작자로 참여한 <윌로우> <하워드 덕>의 연이은 흥행 실패로 재정적 곤경도 겪는다. <스타 워즈>는 1977년부터 공개된 오리지널 3부작(에피소드 4-6)에 이어 2005년 사이 프리퀄에 해당되는 에피소드 1-3부가 잇달아 공개되면서 SF 팬들로부터는 신적인 대접을 받는다. 당뇨 판정으로 군복무를 면제받았다. 1969년 25세때 다큐멘터리 전문 형제 감독 알버트와 데이비드 메이슬 연출부 일원으로 합류해 롤링 스톤 야외 공연 실황 촬영을 맡게 된다. ‘알타몬 프리 콘서트’는 록 공연 역사상 악명 높은 불상사가 발생한다. 관중석에 있던 18세 메레디스 헌터는 롤링 스톤 경호단체 ‘지옥의 천사들’ 일원과 시비가 붙어 다투던 중 칼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 불상사 현장에 있었던 루카스는 마침 카메라가 작동되지 않아 역사적 현장을 화면에 담는데 실패하고 만다. 흥겨운 로큰롤 선율이 가득했던 초창기 출세작 <청춘 낙서>(1973)에서 스티브역으로 출연하고 있는 론 하워드는 성인이 된 뒤 <다 빈치 코드>(2006), <뷰티풀 마인드>(2001), <그린치>(2000), <아폴로 13>(1995) 등 숱한 히트작을 탄생 시키는 흥행 감독으로 등극한다.

기계적 테크닉을 적극 활용하는 SF 장르에 몰두하는 것은 캐스팅 과정에서부터 인간 배우들과 실랑이를 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세간의 풍문을 증명하듯 그는 배우 섭외 등은 철저하게 캐스팅 디렉터에게 일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선 검’은 <스타 워즈>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극적 소품 중 하나. 2001년 뉴욕 버펄로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의료장비 회사에서 자사 제작 ‘레이저 수술 장비’ 설명서에 ‘광선 검’을 시술 장비로 채택했다는 홍보 문귀를 이유로 ‘자신이 개발한 독자적 용어를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소송을 제기한다. 샌프란시스코 법정까지 간 이 소송 건은 양측이 법정 밖에서 원만히 합의하면서 취하된다.

랩 그룹 ‘투 라이브 크루’의 리더 루더 캠벨은 공연장 무대 장치를 ‘루크 스카이워커’라고 명명했다가 역시 소송을 당한다. 배우 출신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재임 시절 우주 방위 전략 중 하나가 ‘전략적 주도적 방위 정책 SDI’. 이 정책에 대해 일부 매스컴에서 ‘스타 워즈 전략’이라고 표기하자 루카스는 레이건 행정부를 대상으로 ‘용어 사용을 금지해 달라’는 행정 소송을 제기한다. 이와 같은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루카스는 창의적으로 개발한 소품이나 용어 사용 등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해 일부에서는 ‘성마른 소송꾼’이라는 쑤군거림도 받고 있다.

SF 영화 등으로 최첨단 영상을 만들어 내지만 정작 그는 시나리오나 영화 메모 등은 철저하게 연필로 메모하는 괴벽을 갖고 있다. 메모지의 경우는 파란색과 초록색 줄이 쳐져 있는 용지만을 사용하는 편집증적 기질도 보이고 있다.

기다란 손잡이가 있는 무기 혹은 거대한 구멍을 사이에 두고 결투를 벌이는 장면이 단골로 등장하고 있다. 인간이 기계와 과학 문명과 유대 관계를 맺은 뒤 인간이 과학을 통제하거나 혹은 그들로부터 조종을 받는 것. 이것은 그의 영화의 단골 주제이다. ‘빠르게 그리고 더 강하게’. 이 문귀는 촬영 현장에서 배우들에게 늘상 외치는 주문으로 알려졌다. 2011년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미국 400대 부자’ 순위를 발표하면서 루카스의 재산을 ‘30억 달러’로 추산했다. 이름을 역순으로 표기하면 ‘Egroeg Sacul’이다. 이 이름은 1987년 디즈니 테마에 조성된 타는 기구 ‘Star Tours’ 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

거친 록커 같은 인상을 풍겨 주고 있는 컨트리 싱어 린다 론스타트와 나약한 외모의 루카스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커플’이라는 비아냥을 받으면서 약 5년 동안 연인 사이로 지낸다. 통상 블록버스터들은 언론과 비평가들의 호의적인 리뷰를 선전 포스터에 단골로 원용하는 것이 홍보 전략 중 하나. 하지만 루카스는 이러한 ‘평론 인용’을 철저하게 거부해, 평론가 집단의 분노를 불러 일으킨 바 있다.

<스타 워즈> 등장 인물 중 한 솔로(해리슨 포드) 선장은 영화계 절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를 모델로 설정한 캐릭터이다. <스타 워즈 3부작>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는 고등학교 시절 별명 ‘루크’에서 힌트를 얻어 작명한 것이다. 구로자와 아끼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를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언급하고 있다.

이경기(영화칼럼니스트) www.dailyost.com

● 감독 명언^명대사

11살 소녀가 느끼는 판타지 성향을 극화한다면 영화계에서 막대한 거금을 벌어 들일 수 있을 것이다.

특수 효과는 단지 도구일 뿐이다. 영화에서 스토리 없이 특수 효과만 남발된다면 그 작품은 지루해서 관객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

사운드와 음악은 영화적 흥미를 주는 50%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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