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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따기’의 영화보기] 에피소드로 읽는 세계 영화 감독 열전… 41. 페데리코 펠리니(Federico Fellini)

가톨릭 학교 재학중 완고한 성직자들에 반감
  •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
작가, 감독, 조감독 1920년 1월 20일 이태리 에밀리아-로마그나 리미니 태생. 1993년 10월 31일 이태리 라지오 롬 사망. 향년 73세.

여성 관객들에게 펠리니는 자신들이 처한 성적인 억압 현실에 동조를 보냈던 매력적인 존재인 동시에 냉정하리만큼 잔혹하게 파헤쳐 두려움을 동시에 안겨준 대상이다. 무솔리니의 혹독한 독재 정치 상황과 피우스 11세 교황의 자비로움이 공존하는 시대에 청춘 시절을 보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던 모친의 강권으로 무솔리니 파시스트 정권을 옹호하는 학생 전위대 보이스카웃 ‘아방가르디스타’ 대원으로 입단한다. 유니폼을 착용하지 않는 것으로 소극적 반항심을 드러냈다고 한다. 가톨릭 학교에 재학했지만 경직되고 완고한 성직자들의 행태에 반감을 느낀다. 오히려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는 광대, 서커스 단원들의 생활에 공감해 그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많았다. 20대 시절 신문사 기자로 재직하면서 정치, 사회에서 발생하는 여러 일화들을 실체적으로 목격하게 된다. 재직 중 사건 기사 외에 칼럼, 캐리커처를 통해 감추어져 있던 필력와 예술 감각을 발산한다. 주변 사람들의 눈치보다는 자신이 옳다고 믿고 있는 생각, 사물에 대한 관점, 일상에서 겪는 사건 등을 영상으로 표현해 내 이태리가 배출한 걸출한 예술 감독으로 공인 받는다.

  • 유명인들의 사생활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파파라치의 행각을 다룬 <달콤한 인생>.
어부들에게 정어리를 얻는 댓가로 성(性)을 제공했던 뚱보 창녀 사라기나. ‘두려움을 풍겨 주었지만 한편에서는 묘한 매력을 던져 주었던 대상’이라고 평가했던 그녀의 흔적은 풍만한 성적 인물로 해석돼 극중 등장 인물로 활용된다. 23살 때인 1943년 10월 줄리에타 마시나와 결혼한다. <길>(1954)에서 포악하고 이기적인 광대(앤서니 퀸)에게 수탈당하는 가련한 여인 젤소미나 역을 맡아 비련의 여인상을 각인시켜 주는 동시에 펠리니의 영화 동지로 해로한다. <달콤한 인생>(1960)에서 유명 인사들의 행적을 추적 보도하는 사진 기자들의 존재를 담아 ‘파파라치’라는 용어를 탄생시킨다. 1962년까지 장편 7편, 단편 3편을 발표한다. 감독으로서 느낀 자전적 감정을 담은 <8 ½>(1963)은 그때까지 공개했던 작품 편수를 합산 시킨 타이틀이다.

<펠리니-사티리콘>(1969)은 스위스 정신과 의사 칼 융이 제안했던 ‘원형 역할’을 뜻하는 ‘아니마’와 ‘집단 무의식’인 ‘아니머스’를 바탕으로 해서 인간이 본능적으로 품고 있는 성적인 집착 의지를 표현한 작품이다. 1960년대 귀신을 부르는 영매(靈媒) ‘파누스’와 협력하여 죽은 영혼을 불러 내는 의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영화 흥행 예측을 친분이 있었던 영매의 진단에 의지했고 투시력, 미래 예언, 심력(心力)으로 물체를 이동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 이태리 점성술사 구스타보 아돌포롤의 추종자를 자처한다. 일부 배우들은 염력(念力)이나 주술(呪術)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감독 행태에 두려움을 느껴 출연 제안이 오면 여러 이유를 제기해 기피했다고 한다. 영화를 촬영할 때는 모든 감독, 배우를 비롯해 모든 스태프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는 명분을 들어 외부로부터 세트장을 철저하게 통제하는 결벽증을 보였다.

1965년 11월 뉴욕을 방문했을 당시 바이러스에 감염돼 한동안 호텔에 첩거하게 된다. 이때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 맨’ ‘헐크’ ‘엑스맨’ 등의 슈퍼 영웅을 탄생시킨 마블 코믹스 만화 책을 건네 받아 탐독한 뒤 열혈 애독자가 된다. 만화가 알렉스 레이먼드의 대표작 <플래시 고든>은 고든이 포버스 행성에 납치된 뒤 호크맨 행성으로 이송 당하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모험담을 다룬 SF 만화. 1936년, 80년 장편 영화로 공개된 바 있다. 펠리니는 이태리어판 <플래시 고든>의 일부 그림을 그렸다고 주장했지만 그의 솜씨가 담겨진 만화는 출간되지는 못했다. ‘Love Shot’ ‘Rock Lobster’ 등을 히트시킨 조지아 출신 밴드 B-52s의 멤버 케이트 피어슨과 신디 윌슨은 닭볏처럼 위로 치솟게 한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다녔다. 이들의 머리 모양은 펠리니 감독의 스타일을 원용(援用)한 것이라고 밝혀 토픽 팝 뉴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짙은 향수감을 불러일으켜 주는 영상 스타일은 ‘펠리니에스크’라는 용어로 풀이받는다. 청춘 스타 리버 피닉스가 요절한 날 펠리니도 영면에 들어갔다. <길>(1954), <가비리아의 밤>(1957), <8½>(1963), <아마코드>(1973) 등은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차례대로 수상한다.

이경기(영화칼럼니스트) www.dailyost.com

● 감독 명언^명대사

영화사와 계약을 통해 선불을 받았기 때문에 영화를 제작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내가 영화를 연출했던 주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모든 예술은 자전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 진주는 굴의 자서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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