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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따기’의 영화보기] 에피소드로 읽는 세계 영화 감독 열전... 42. 페드로 알모도바르(Pedro Almodovar)

게이, 성 전환자... 별종들을 주요 인물로
  •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작가, 감독, 영화 음악 작곡가. 1949년 9월 25일 스페인 카스틸라-라 만차주 칼자다 데 칼라트라바 태생. 본명: 페드로 알모도바르 카발레로.

루이스 부뉴엘 이후 스페인 출신으로 가장 명성을 얻고 있는 감독이다. 한적한 시골 ‘라 만차’ 출신으로 1968년 수도 마드리드로 건너온다. 벼룩시장에서 잡화를 팔면서 어려운 청년 시절을 보냈다. 스페인은 1970년대부터 프랑코 총통의 독재 정치로 영화 관련 학교가 모두 폐교된 상태였고 페드로 또한 학비가 없어 체계적인 영화 공부를 할 여력이 없었다고 한다. 스페인 전화국에서 세일즈맨으로 일하면서 월급을 모아 슈퍼 8밀리를 구입해 주변 친구들의 일상을 담으면서 서서히 영상 매체의 매력에 빠져 들게 된다.

1970년대 후반 마드리드에서 기성 문화체계에 대한 반감을 선언한 ‘팝 컬처 운동’인 ‘라 모비다’의 가장 유명한 아마추어 예술가로 대접받으면서 상업 영화계에서 발군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게이 의사, 가슴이 유난히 큰 포르노 배우, 성 전환자, 승부에 집착하는 투우사, 강간범 등 그의 영화에서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정상적인 가치관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별종들로 가득하다. 출신지 ‘라 만차’는 명작 <돈 키호테> 주인공의 고향이기도 하다. 청소년 시절 금욕적인 가톨릭 기숙학교에 재학하고 있었지만 할리우드 육체파 여배우 에바 가드너에게 푹빠져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꿰뚫고 있었다. 초창기 영화에서 수많은 전화가 소품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은 근 10여년 동안 스페인 국영 전화국에서 근무한 이력을 떠올려 주는 설정으로 풀이받았다.

  • 출세지향적인 모친 때문에 겪는 딸의 심적 상처를 담고 있는 <하이힐>.
가톨릭 학교 재학 시절 목격한 사제들의 동성애 행각은 그의 영화에서 종교인의 이중적인 행태를 꼬집는 방식으로 비판 받는다. 가난하고 소외받은 이들을 주요 등장 인물들로 내세워 기득권층으로 부터는 외면받았지만 소시민들의 열혈 지원군을 얻어낸다. <신경 쇠약 직전의 여인>(1988)이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지명받으면서 존재감을 널리 알리게 된다. <아타메>(1989), <키카>(1993), <내 어머니의 모든 것>(1999), <그녀에게>(2002) 등이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호평을 받으면서 국제적 감독으로 부상한다. ‘그들은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는 섭리를 정면으로 조롱하는 존재들이다. 그들이 하는 행동은 조물주가 내세운 가치를 거스르는 것이다’라면서 성전환자들에게 대해 적극적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런 의식 때문에 그의 영화에서는 남성성을 갖고 있는 여자, 여성성을 갖고 있는 남자들이 주요 배역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포르노 여성 스타 패티 디푸사라는 가상의 인물을 내세워 일간지 ‘라 루나’에 자전적 회고록을 연재하면서 필력도 만만치 않음을 입증시킨다.

1980년대 초반 마드리드로 건너온 초창기 시절 펑크록 듀오 ‘알모도바르와 맥나마라’에서 리드 싱어로 활동했다. 당시 아이라인을 하고 망사 스타킹을 착용하는 등 여성스런 분장으로 무대에 올라 선정적인 가사의 노래를 열창해 클럽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트렸다는 후일담을 남긴다. <열정의 미로>(1982)에서 검은색 메이크업을 하고 여장 록 가수로 카메오 출연하고 있다. <나와 섹스해줘 팀!>(1978)을 발표할 정도로 그의 영화에서 성적 행동은 아주 중요한 긴장 요소로 활용되고 있다. 유명 여성 쉐프 레이첼 레이는 알모도바르의 열혈 팬 중 한명이다. 마늘을 듬뿍 넣고 건포도, 스페인 고추 피멘토, 올리브 기름, 양파, 구운 아몬드 등으로 요리한 통닭 요리 ‘알모도바르를 위한 치킨’을 출시하기도 했다. 공공 장소에서 짙은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은 패션이 아니라 빛을 직접 쏘이는 것을 두려워하는 광선 공포증 때문이다. 여장부였던 모친의 영향을 받아 영화속에서 등장하는 여성들은 모두 독립심 강한 여성으로 설정되고 있다. 성도착자도 단골 캐릭터 중 하나이다. 1960년대 가톨릭 학교에 재학했을 당시 신부들의 부도덕한 행동으로 인해 겪은 마음의 상처는 <나쁜 교육>(2004)의 시나리오를 쓰면서 담아냈다고 한다. 오손 웰스 감독, 리타 헤이워드 주연의 <샹하이에서 온 숙녀>(1947)를 감독 입장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추천하고 있다. 미국 여배우 중 메릴 스트립을 가장 좋아하는 배우로 지목하고 있다.

이경기(영화칼럼니스트) www.dailyost.com

● 감독 명언^명대사

내 영화의 대부분은 자전적인 체험이 녹아 있다.

어려서부터 난 우화꾼이었다. 내가 설정해 놓은 이야기를 누이 동생에게 들려 주었을 때 큰 감동을 받곤 했다.

영화는 내 삶의 전부이다. 난 세상이 공평하다고 믿지 않는다. 일상 생활 속에서 체험한 것은 ‘다음 영화를 구상할 수 있는 소재’가 되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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