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로부터 향응 ‘캐스팅 카우치’로 악명

프랑수와 트뤼포 감독.

시나리오 작가, 감독, 프로듀서 본명 프랑수와 롤랜드 트뤼포 1932년 2월 6일 프랑스 파리 태생 1984년 10월 21일 사망(향년 52세)

7살 때부터 영화 매체에 접하고 푹빠져 든다. 학교 수업을 도외시 하고 수많은 독서를 통해 자기 연마를 시작한다. 14세때 학교를 중퇴한다. 1947년 15세때 필름 클럽을 창설해 훗날 비평가로 명성을 날리는 앙드레 바쟁과 교분을 갖는다. 계부의 타자기를 팔아 영화 클럽 운영비로 사용한다. 이것이 발각돼 계부의 고발로 소년원에 보내져 6개월 동안 수감 생활을 겪는다. 이때 경험이 <400번의 구타>(1959)를 만드는 계기가 된다. 데뷔작으로 칸 필름 페스티벌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세운다. 2차 대전 당시 나치가 파리를 점령하던 위급한 시절. 그는 극장을 찾아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 영화를 관람하곤 했다. 어린 시절 홍등가 피갈르에 거주했던 경험으로 인해 그의 영화에서는 창녀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모친은 자유분망한 성격으로 자녀들을 돌보는데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생부가 누군지 모르고 계부 롤란드 트뤼포도 등산 등 개인 취미에 몰두했다고 한다. 자서전을 통해 ‘어린 시절 부모는 나에게 낯선 존재였다’라고 밝히면서 이러한 성장 과정의 외로움을 극장을 찾아 영화를 관람하는 것으로 해소했다고 한다. 뉴욕 비평가 협회로부터 <아메리카의 밤>(1973)으로 1974년 감독상, <아델 H 이야기>(1975)로 각본상을 연이어 수상해 대중성보다는 예술적 취향을 중시하는 감독으로 공인받는다.

성적 접대를 받고 영화 배역을 맡기는 ‘캐스팅 카우치’라는 용어를 입증 시킨 감독으로 악명을 떨쳤다. 카트린 드뇌브, 잔 모로, 재클린 비셋, 줄리 크리스티, 화니 아르당 등은 이같은 의혹을 받은 대표적 여배우들이다. 10대 출연 여배우들과의 스캔들로 끊임없이 불거져 나왔다. <훔친 키스>(1968)의 클로드 제이드는 19살이었다. 밥먹는 듯하는 남편의 외도에 못이겨 조강지처 마델린 모르겐스턴은 1965년 결별한다. 168cm의 단신이지만 귀공자 외모와 수줍을 때마다 손톱을 물어 뜯는 행동은 여성들의 모성 본능을 불러일으킨다. ‘개인적인 시간에는 오직 여자들과 있을 뿐이다. 남자들과 식사를 하는 것도 거부감을 느낀다. 이런 점은 히틀러나 철학자 사르트르와 공통점일 것이다’라고 단언할 정도였다. 고다르와 트뤼포는 절친한 영화 동료인 동시에 영화적 가치관 차이로 인해 늘 앙숙처럼 다툰 것으로 유명하다. 몇가지 일화는 다음과 같다.

1912년 파리를 배경으로 한 여자를 놓고 두 남자가 벌이는 애증을 다룬 <줄 앤 짐>.

‘<400번의 구타>는 고다르의 진심이 담겨 있는 유일한 작품이다. 이후의 영화들은 그저 내용 없는 주절거림에 불과할 뿐이다’-트뤼포 ‘<사랑의 묵시록>(1973)은 거짓말로 점철된 영화이다’-고다르 ‘영화인은 청소하는 여자와 같다. 매일 매일 해야 하고 꼭 필요한 일이지만 고맙다는 말도 듣지 못하고 묵묵히 해야 하는 직업이다. 하지만 고다르 당신은 늘씬한 본드 걸처럼 몇분 동안 번쩍이는 몸매만 보여 주다 사라지는 신비주의자인 척하는 영화인이다’-트뤼포 ‘한번 쓰레기는 영원한 쓰레기’-트뤼포가 고다르에게 추천해준 영화 제목. 트뤼포가 영화 비평지 <카이에 뒤 시네마>를 통해 독설이 가득한 비평문을 게재해 동료 감독들로부터 원성이 불러일으킨다. 그로부터 비평 폭격을 받은 사례는 다음과 같다.

‘<매쉬>(1970)는 로버트 알트만 감독이 카메라를 제대로 자리 잡지도 않고 찍은 작품 같다’ ‘<밤의 열기 속으로>(1967)에서 노만 주이슨 감독은 자동차의 붉은 미등 장면에서 왜 줌 샷을 사용해 촬영했는지 모르겠다’ ‘마이크 니콜스 감독은 <졸업>(1967)에서 사이먼 앤 가펑클의 노래를 과도하게 사용해 극의 흐름을 끊어 놓았다’ ‘워런 비티는 순수함이나 진정성이 부족한 연기자이다. 이 때문에 아서 펜 감독은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1967)에서 보니역에 워런 비티가 아닌 다른 배우를 심각하게 고려했어야 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에서는 기계가 너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노랗고 붉은 버튼들$ 내가 공상 과학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선정 ‘가장 위대한 감독 27위 ’에 선정됐다. 이 순위는 비평가 출신 영화 감독으로는 가장 높은 순위이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열렬한 팬으로 그를 영화 스승으로 여기고 있다. 워런 비티가 제작자로도 참여했던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1967)의 감독직을 요청했지만 완곡하게 거절한다. 영화 악동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자신의 영화계 롤 모델로 트뤼포 감독을 언급하고 있다. 스필버그 감독의 <미지와의 조우>(1977)에서 프랑스 과학자 클로드 라콤 역을 맡아 연기력을 드러낸다. <미지와의 조우> 출연료로 7만5000 달러(약 8200만원)를 받았다.

이경기(영화칼럼니스트) www.dailyost.com

● 감독 명언^명대사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병적인 기질을 갖고 있다.

영화보다 인생에서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언제가 돈이 많아 낭비하고 싶을 때 영화 비평가들의 입맛에 맞는 영화를 제작할 생각이다.

영화는 삶을 향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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