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쪽같은 그녀’ 60년 나이차 나문희ㆍ김수안 유쾌하고 뭉클한 호흡

영화 ‘감쪽같은 그녀’.

“가족은 징글징글하다가도 없으면 안 된다. 나를 뜨끈뜨끈하게 해주는 존재다”(허인무 감독) 찬바람이 시려 오는 계절, 특별하고도 따뜻한 가족 영화 한 편이 관객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60년 나이 차이를 뛰어넘은 할머니와 손녀의 호흡이 관객들을 찾아온다.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진행된 영화 ‘감쪽같은 그녀’(감독 허인무) 제작보고회에는 배우 나문희, 김수안, 허인무 감독이 참석했다. ‘감쪽같은 그녀’는 72세 꽃청춘 말순(나문희) 할매 앞에 듣도 보도 못한 손녀 공주(김수안)가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기막히고 수상한 동거를 그린다. 허 감독은 “혼자서 잘 살고 계셨던 말순 할머니 앞으로 손녀가 나타나면서 두 사람이 특별한 동거를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두 사람이 갈등하고 화해하는 모습을 통해 유쾌하고 뭉클함을 선사하고 싶었다”라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홀로 노년 생활을 즐기다 난생처음 만난 손녀와 예상치 못한 동거를 하게 된 말순 역의 나문희는 “그동안은 주도적인 역할을 많이 했는데 말순은 세월 흘러가는 대로 정말 무심히 살아가는 자연스러운 할머니 그 자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영화 시작할 때 아팠다. 마음이 많이 외로웠다. 시나리오가 상당히 외로운 이야기였는데 제가 표현하면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서 꼭 해보고 싶었다”라고 들려주었다.

이 작품은 처음부터 나문희 캐스팅을 염두에 두고 제작이 됐다. 허 감독은 “시나리오 단계 때부터 나문희 선생님과 함께 하고 싶었고 이 캐스팅만은 양보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선생님이 흔쾌히 응해주셔서 정말 좋았다. 연기 하시는 모습을 직접 보니까 무림의 고수처럼 신을 평정해 버리시더라”라며 “대본을 굉장히 길게 써놨는데 연기하실 때는 이미 선생님의 몇가지 표정만으로 다 표현이 되더라. 정말 행복한 경험이었다”라고 감탄했다. 말순과 외모, 성격, 취향까지 모든 것이 극과 극인 손녀 공주 역을 맡은 김수안은 영화 ‘부산행’ ‘신과함께-죄와 벌’ 등으로 ‘최연소 쌍천만 배우’라는 타이틀을 지닌 아역배우다. 김수안은 “그동안은 아빠랑 같이 있는 역할이 많았는데 이번엔 할머니와 함께하는 호흡과 열두 살 애어른의 감정을 전달하고 싶었다” 고 강조했다. 나문희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너무 대선배님이라 무섭기도 했다. 그런데 선배님이 워낙 잘 챙겨줬다. 저희 외할머니처럼 잘해주셔서 어렵지 않게 촬영했다. 나문희 선생님은 신세대 같다. 할머니 같은 따뜻함은 있는데 나이 차가 느껴지지 않았다. 두 인물이 ‘환상의 콤비’라고 들었는데 영화에서는 환장의 콤비로 느껴지지 않을까 한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나문희도 김수안과의 호흡이 새로웠다고. 그는 “나는 연기를 하기 전부터 되게 노심초사하는 편인데, 수안이는 가만가만 놀기만 하는 스타일이더라. 그래서 촬영 들어가기 전에 걱정을 좀 하긴 했는데 슛이 들어가니까 정말 몰입을 잘하더라. 깜짝 놀랐다”라고 칭찬했다.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가 담긴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큰 성공 이후 차기작 영화로 이 작품을 선택한 나문희는 “사실은 (‘아이 캔 스피크’) 이후에 참 부담이 많이 됐다 ‘감쪽같은 그녀’가 ‘아이 캔 스피크’ 이후 첫 작품이라서 더 그랬다”라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그는 “‘아이 캔 스피크’로 상을 많이 받으니 옷도 많이 갈아입고 바빴다. 그러나 정말 병이 크게 났었다. 그런데도 ‘감쪽같은 그녀’ 대본이 왔을 때 나를 안 시켜면 어쩌나 싶더라. 내가 ‘연기의 노예’ 같은 면이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큰 사랑을 받은 이후에는 작품을 하나 선택할 때 더욱 꼼꼼히 보게 됐다”라고 말했다.

김수안 역시 전작들의 큰 성공에 대해 “이후에 당연히 부담도 있었지만 제가 잘해서가 아니라 영화가 좋고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의 운이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그냥 숟가락을 얻었는데 큰 보물이 받은 생각이 든다”라고 어른스러운 속내를 전했다. ‘감쪽같은 그녀’는 27일 개봉한다. 장서윤 스포츠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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