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 시청률 18%까지 치솟아... 군 제대 후 본격적인 전성기

배우 강하늘(왼쪽)과 공효진.

이 남자, 볼수록 매력 있다. 사투리 하나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올해의 다크호스’가 나타났다.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극본 임상춘, 연출 차영훈, 강민경)의 남자주인공 황용식 역의 강하늘이다. 요즘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소박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는 등장하자마자 화제를 모으며 종반을 향해 가는 현재 시청률 18%까지 치솟았다. 10%를 넘으면 성공작으로 평가되는 요즘 드라마 업계에서 ‘대박 드라마’가 탄생한 것이다. 인기 고공행진의 중심에는 두 남녀주인공 공효진, 강하늘이 있다. 공효진은 그간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로맨틱 코미디계의 1인자로 이미 자리매김한 배우지만 강하늘의 재발견은 무척이나 새롭고 신선하다. 군 제대 후 본격적인 전성기를 맞으며 ‘연기 날개’를 단 듯한 분위기다.

순박한 사투리 감성이 주는 대체불가의 매력

‘동백꽃 필 무렵’은 힘을 주어 보여주는 화려한 볼거리는 없다. 오히려 다듬어지지 않은 순수함과 조금은 촌스럽다고 여겨지는 돌직구 사랑을 담고 있는 드라마다. 게장이 특산물인 시골마을 옹산에 어느 날 홀연히 나타난 미혼모 동백(공효진)과 직진밖에 모르는 열정적인 시골경찰 용식(강하늘)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시골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작품의 주된 매력포인트는 강하늘이 분한 황용식이다. 방송하자마자 강하늘이 구사하는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가 유행처럼 번지는가 하면 그의 순박한 표정을 담은 짧은 영상도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다. 강하늘의 사투리 연기는 실제 충청도 출신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능청스럽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는 부산 출신이다. 충청도 주민들이 나오는 영상을 참고하고 제작진들의 도움을 얻어 한땀 한땀 연습한 결과인 것이다. 이렇듯 노력을 통해 완성된 그의 완벽에 가까운 리얼한 사투리 연기는 황용식 캐릭터에 가장 큰 매력 요소로 자리하고 있다.

이 남자의 특별한 돌직구 사랑

극중 황용식의 사랑법엔 앞뒤 재는 밀당의 묘미가 없다. 이들에게 ‘썸’이란 요즘 사람들의 애매한 관계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화르르 불태우지 않고 은근히 따뜻하게 오래도록 유지되는 사이를 의미한다. 세련되지 못하다 여겨질지 모르지만, 이들의 사랑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오고, 진심으로 응원하게 된다. 여주인공 동백은 살아오면서 세상 사람들의 시선에 무던히도 상처받으며 살아온 인물이다. 고아라고 놀림받고 커서는 미혼모에 술집을 운영한다며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 그런 동백을 처음으로 있는 그대로 사랑해준 사람이 바로 용식이다. 용식은 첫 만남에 “사람 마음이라는 게 3초 안에 업어치기가 가능한 거구나”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 후엔 어떤 난관에 부딪혀도 꺾이지 않는 역대급 직진을 보여줬다. 어찌보면 이런 사랑 자체가 판타지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동백꽃 필 무렵’은 일상적인 시골 이웃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사실은 가장 판타지성이 강한 드라마일 수도 있다. 용식이 동백에게 준건 무조건적인 사랑뿐만이 아니었다. 세상의 편견 속 웅크려 있는 동백을 볼 때면 용식의 마음속엔 뜨거움이 치밀어 올라 동백에게 늘 응원과 칭찬을 꾸준히 해줬다. 이렇게 ‘촌놈’ 용식의 직진 순애보는 세상에 웅크려 있던 동백을 세상 속으로 걸어나오게 만들었다.

탄탄한 연기 내공이 빛을 발하다.

사실 강하늘은 이번 작품으로 갑자기 떠오른 스타는 아니다. 고교 시절부터 연극 무대를 누비며 고등학생 에이스로 각광받던 그는 KBS ‘최강! 울엄마’로 드라마 데뷔한 후 tvN ‘몬스타’ ‘미생’, SBS ‘상속자들’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나이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력과 다양한 캐릭터 소화 능력으로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인정받은 그는 영화 ‘동주’ ‘청년경찰’로 스크린 티켓 파워도 겸비하게 되면서 팔방미남 스타로 등극했다. 강하늘의 강점은 어떤 캐릭터를 맡겨도 기대 이상의 표현력으로 현실감 있는 연기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번 작품은 그런 점에서 그만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장서윤 스포츠한국 기자 사진=조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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