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영애(왼쪽)와 유재명.

“우리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여운이 있는 작품입니다.”(배우 이영애) 이영애가 14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다. 44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된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로 관객들과 만나는 이영애는 4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진행된 제작보고회에 함께 호흡을 맞춘 유재명, 김승우 감독과 함께 참석했다. ‘나를 찾아줘’는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정연(이영애)이 낯선 곳, 낯선 이들 속에서 아이를 찾아 나서며 시작되는 스릴러물이다.

토론토 국제영화제로부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은 이 작품에 대해 김승우 감독은 “우리가 살면서 잊지 말고 지켜야 하는 가치에 대한 이야기”라고 운을 떼며 “12년 전, 평소에는 지나치던 현수막이 갑자기 눈에 들어왔다. 아이를 찾는 현수막이었다. 그 부모의 마음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더라. 그래서 쓰게 된 작품이다”라고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를 들려주었다. 이영애는 “14년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햇수를 따지면 오래 됐지만 시간이 빨리 흘렀을 뿐이고 일단 기쁘다”라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처음 작품을 접한 후 “촘촘한 연극 대본을 보는 기분이 들었다”는 그는 “정연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같이 이뤄가는 마을 사람들 전체가 주인공인 영화다. 14년 동안 영화에는 출연하지 않았지만 중간에 드라마는 했었다. 오랜만에 한 작품인 만큼 확신이 들었다”고 스크린 복귀작으로 ‘나를 찾아줘’를 선택한 이유를 전했다.

이영애는 아이를 찾기 위해 낯선 곳으로 뛰어든 엄마 역할로 자식을 잃어버린 부모의 아픔부터 홀로 아들을 찾아 나서는 강인함까지 섬세한 감정 연기를 펼친다. 이영애는 “14년 전 작품인 ‘친절한 금자씨’때도 엄마였고, 모성애가 있지만 ‘나를 찾아줘’와 가장 큰 차이점은 제가 진짜 엄마가 됐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입체적으로 느끼고 표현할 수 있었고, 그래서 더 아프고 힘들었지만 전환점이 된 작품이었다”라고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오랜만의 촬영장이지만 그리 달라진 것은 없었다고. 그는 “14년 만에 온 촬영장이었지만 크게 다르진 않았다. 단지 예전엔 밤샘 촬영이 많았는데 요즘은 안 그렇더라. 여러가지로 저에게 유익했다”고 말했다. 또 “힘든 촬영이 있었지만 ‘친절한 금자씨’ 때 함께 했던 스태프들이 저와 함께 한다는 말에 이 작품에 동참해줬고, 힘을 다해서 작품을 위해 애를 썼다. 이런 돈독함 덕에 힘든 현장에서 기운을 내서 촬영할 수 있었다”고 스태프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에 대해 김승우 감독은 “이영애 씨는 프레임 안의 공기마저 달라지게 하는 배우”라며 매 순간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의 연기를 극찬했다.

유재명은 정연의 등장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홍경장 역을 맡아 묵직한 연기력을 보여준다. 그는 “배우 입장에선 가슴 벅찬 시나리오였다. 좋은 선배들과의 작업이 어우러져서 더욱 뜻 깊었다”며 “현실적이고 상징적이며 긴장감을 주는 스릴 장르다. 균형감 있었다”고 전했다. 이영애와의 연기에 대해서는 “이영애 선배와 호흡을 맞추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영화를 하면서 선배의 눈빛과 호흡을 보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느껴졌다. 상상 이상의 행복감을 줬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이영애 또한 “(유재명은) 평소에는 굉장히 점잖은데, 촬영에 들어가면 180도 변한다. 몰입도가 엄청나다. 촬영하면서 나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서서 긴장도 됐는데, 유재명씨가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그는 “20대와 30대는 배우 이영애로 살았지만, 40대는 가족들과 아이들을 위해 살았다. 40대 후반이 된 지금, 그러한 경험이 나에게 큰 자양분이 됐다. 엄마로 살아오며 내 안에 담긴 감정들이 영화 속에 어떻게 나타날까 나 또한 궁금하다. 이번 영화를 계기로 대중들에게 배우로서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나를 찾아줘’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장서윤 기자 사진=이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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