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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따기’의 영화보기] 에피소드로 읽는 세계 영화 감독 열전... 46. 하워드 혹스(Howard Hawks)

자동차 경주, 도박 등 위험한 모험 즐겨
  • 하워드 혹스 감독.
감독, 시나리오 작가, 프로듀서 1896년 5월 30일 인디애나 주 고센 태생. 1977년 12월 26일 캘리포니아주 팜 스프링 사망. 향년 81세.

할리우드 초창기 걸작 <스카페이스>(1932), <20 세기>(1934), <아기 키우기>(1938), <날개를 가진 유일한 천사>(1939), <히즈 걸 프라이데이>(1940), <요크 상사>(1941), <가진 자와 못 가진 자>(1944), <빅 슬리프>(1946), <레드 리버>(1948),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1953), <리오 브라보>(1959) 등 수많은 흥행작을 선보인 히트메이커이다. 모친이 정신 혹은 영적인 치유를 내세웠던 크리스천 사이언스의 열렬한 신도. 여동생 헬렌과 그레이스가 장염과 결핵에 감염됐지만 모친이 의료 기관 치료를 거부하는 바람에 모두 사망하고 만다. 어린 시절 이같은 비극적 가족사 때문에 모친에 대한 원망이 컸다고 한다. 코넬 대학에서 기계 공학을 전공했다. 자동차 경주 등 위험이 수반된 경주에 깊은 관심을 가져 인디애나폴리스에 출전한 자동차 설계에 참여하기도 한다.

  •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히로인 로렌 바콜은 혹스가 발굴한 대표적 히로인. 성적 매력을 가득 풍기면서 1940-50년대 섹시 스타로 한 시대를 풍미한다.
스크린 명작을 통해 관객들의 감정을 고양시키는 데 일조한 공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적으로는 술만 취하면 안하무인의 폭군으로 돌변했으며 플레이보이, 도박 중독증을 갖고 있는 이중인격자였다. 난봉꾼에다 인성을 갖추지 못한 만행을 자행했던 피터 보그다노비치, 윌리엄 프리드킨, 로만 폴란스키 등은 하워드 혹스에서 비롯됐다는 비아냥도 듣는다. 모험심이 가득했던 혹스는 동생 케네스와 의기투합해 영화 속에서 필요로 하는 비행 장면만을 전문적으로 촬영해 실력을 인정받지만 1930년 1월 태평양 상공에서 촬영 도중 케네스가 비행기 출동 사고로 사망하게 된다.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었던 동생의 참사를 목격한 혹스는 동생의 유업을 이어 감독으로서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한다. 1922년 파라마운트 전속 시나리오 작가로 40여편의 영화의 기본 줄거리를 작성한다. 감독 기회를 주지 않자 폭스 필름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영광의 길>(1926)로 감독 데뷔를 한다. 메리라는 여성이 자동차 사고로 시력을 상실하지만 독실한 기도를 통해 시력을 되찾는다는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모친이 믿었던 크리스천 사이언스 교리를 은연중 찬양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1930년대 들어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혹스는 시나리오 창작 재능 뿐 아니라 갱스터, 스크루볼 코미디, 전쟁 등 장르를 한정시키지 않는 무소불위 능력을 발휘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스타 감독 입지를 구축하게 된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1944), <빅 슬리>(1946) 등으로 스타덤에 오른 로렌 바콜은 혹스가 발굴해 낸 대표적 히로인. 루마니아계 유대인 이민자로 뉴욕 태생인 베티 조안 퍼스키는 혹스 감독을 통해 예명 로렌 바콜로 변신해 호사스런 의상, 기다란 브론드 헤어 스타일, 안개 낀 듯 허스키한 목소리, 신비스런 성적 매력, 자존심 강하고 자기 주장이 강한 여성상’을 구축해 나간다. 느와르 장르에서 한껏 관능적 여성상을 창조한 본능을 드러내는 것인지 아톨 쉬어러, 메리 라예 낸시 크로스, 디 하트포드 등 3명의 여성과 부부 생활을 차례대로 이혼하면서 종식시킨다. 그는 결혼 생활 도중 수많은 여성들과 성적 추문으로 악명을 떨친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촬영 당시 도박 빚을 상환하기 위해 연출료를 가불했으며 자동차 경주, 사냥 등 거칠고 남성적인 스포츠에 열광했다. 평생 도박, 모터 사이클, 과도한 음주 파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유분망한 생활 속에서 70대까지 메가폰을 잡고 창작 열정을 드러낸다.

그렇지만 1977년 12월 3일 만취된 상태에서 대리석에 부딪혀 중상을 당한다. 20여일 병상 생활을 하다 급기야 ‘뇌손상 합병증에 의한 심장발작’으로 파란만장한 일생을 크랭크 업하게 된다. 혹스의 절친 존 포드 감독은 호색 행동을 꼬집으면서 ‘회색 여우’라는 별칭을 붙여준다. ‘Casting Couch’는 성 접대를 받은 뒤 영화 배역을 제공하는 은어. 혹스는 조안 크로포드, 진 할로우, 앤 드보랙, 앤 쉐리든 등으로부터 이같은 향응을 받은 뒤 출연 배역을 맡긴 것으로 알려진다. 회복이 어려워 죽어가는 침상에서도 간호원에게 집 초대를 제안하는 등 제어할 줄 모르는 성적 탐닉을 보인 것으로 유명하다.

탐 크루즈, 존 트라볼타가 열성 신도라는 것 때문에 유명세를 얻고 있지만 영화인에 의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종교는 혹스의 크리스찬 사이언스교도 빼놓을 수 없다. 극렬한 반유대주의자. 오케스트라 지휘자겸 영화 음악 작곡가 레오 밥스타인를 레스토랑에서 만나자 마자 ‘여기가 갑자기 소란스러운 것은 유대인 음악가인 당신이 나타나서 그렇지!’라고 시비를 걸었다. 이런 성향 때문에 유대인 출신 로렌 바콜은 한동안 자신의 출신 성분을 감추어야 하는 곤욕을 치뤘다고 한다. 2차 대전 당시 미국인이 프랑스 지하 운동 간부와 미모의 아내를 탈출하는데 적극적 도움을 준다는 것이 <가진 자와 못 가진 자>(1944). <카사블랑카>(1941)와 흡사한 줄거리를 담고 있었던 원작은 어네스트 헤밍웨이의 동명 소설. 혹스와 동반 낚시를 즐겼던 헤밍웨이는 시나리오 집필 청탁을 집요하게 받자 이미 발표된 소설을 각색하도록 권유했다는 후문이다. 그의 영화에서 묘사된 여성 캐릭터들은 ‘한 남성에게 순정을 바치는 존재’로 그려졌다. 이런 히로인 스타일은 ‘호키시안 우먼’이라고 명명해 준다.

혹스의 대부분의 영화에서는 주인공들이 한번쯤 악기를 연주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삽입 시키고 있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혹스의 <리오 브라보>(1959)를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추천하고 있다. 혹스를 흠모했던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은 1932년작 <스카페이스>를 1983년 리메이크 시킨다. 이경기(영화칼럼니스트) www.dailyost.com

● 감독 명언^명대사

좋은 영화는 3가지 좋은 장면이 들어 있어야 하며 나쁜 장면은 없어야 한다.

영화계에서 목격한 거친 남자 배우는 젊은층에서는 스티브 매퀸, 클린트 이스트우드이며 장년층에서는 존 웨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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