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인선(왼쪽)과 윤시윤.

“싸이코패스를 희화화하거나 일종의 도구로 쓰기 위해 만든 작품은 아닙니다.”(류용재 작가) 제목만 들으면 왠지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시되고 있는 일련의 범죄 사건이 떠오르기도 하는 드라마 한 편이 시청자들을 찾아온다. 20일 첫방송하는 케이블TV tvN 새 수목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극본 류용재 연출 이종재)가 베일을 벗었다. 13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는 주연 배우 윤시윤 정인선 박성훈과 함께 류용재 작가와 이종재 감독이 참석했다.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어쩌다 목격한 살인사건 현장에서 도망치던 중 사고로 기억을 잃은 호구 육동식(윤시윤)이 우연히 얻게 된 살인 과정이 기록된 다이어리를 보고 자신이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고 착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피리 부는 사나이’, ‘개와 늑대의 시간’ 등을 집필한 류용재 작가 극본을, ‘백일의 낭군님’을 연출한 이종재 PD가 연출을 맡았다. 류용재 작가는 “싸이코패스를 통해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라며 “싸이코패스 같은 사람이 일상에 많은데 그런 사람들이 선하고 마음이 약한 사람들을 이용해 성공하는 모습을 봐 왔다. 싸이코패스 같은 사람들이 성공하곤 하는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남들을 괴롭혀야 살아남고, 괴물이 되어야만 하는 걸까.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작품을 쓰게 된 계기를 들려주었다. 이 PD는 “윤시윤이 맡은 육동식은 혼자 착각 속에 빠져 있는 인물이라 코미디적 성격이 있고, 박성훈, 정인선이 출연하는 부분은 장르적 성격이 짙다. 코미디부터 스릴러까지 얽혀 있다”고 연출 방향을 설명했다.

윤시윤은 ‘호구 중의 호구’로 불리는 증권사 말단 사원 육동식 역을 맡았다. 연쇄 살인마의 살인 현장을 목격 후 자신이 연쇄살인마라고 생각하게 되는 인물이다. 윤시윤은 “기존에 훌륭한 배우들이 싸이코패스 연기를 완벽하게 했는데 그들의 연기를 참고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걱정되더라”라며 “육동식은 싸이코패스라고 스스로 ‘착각’하는 어리바리한 친구라 그런 성격을 잘 섞어서 표현할 수 있을지도 부담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주변에서 ‘그런 바보 같은 모습은 네가 정말 잘 할 수 있을 거야’라고 박수를 치며 칭찬하더라. 이렇게 칭찬을 받아본 적은 처음이었다”라며 주변 사람들의 큰 응원에 마음을 놓았다며 웃음지었다.

정인선은 이상보다 현실을 택하고 살아온 동네 순경 심보경으로 분했다. 심보경은 어느 날 자신의 차에 치여 기억상실증에 걸렸지만 범죄심리학에 뛰어난 감을 지닌 육동식과 의도치 않게 엮이면서 연쇄 살인마를 직접 잡겠다는 야심을 품게 된다. 정인선은 “대본이 너무 재밌어서 앉은 자리에서 빠르게 읽었다. 예전부터 직업이 있는 역할을 갖고 싶었는데 경찰 캐릭터라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역할 선택 배경을 들려주었다. 또 “전작 ‘내 뒤에 테리우스’보다는 좀 더 걸크러시의 모습이 있을 것 같다. 좀 더 털털한 모습을 보여드릴 것 같아서 걱정이 됐는데 감독님이 ‘너처럼 해’ ‘네가 하듯이 해’라고 하시더라. 나다운 것을 생각하면서 캐릭터를 잡아나갔다”고 덧붙였다.

박성훈은 냉혹하고 치밀한 싸이코패스 연쇄 살인마이자 육동식이 다니는 증권사 이사 서인우 역을 연기한다. 서인우는 육동식의 손에 들어가게 되는 다이어리의 주인이자 이 작품의 제목처럼 실제 싸이코패스이기도 하다. 박성훈은 “전작 ‘저스티스’에 이어서 악역을 맡아서 부담감을 가지긴 했지만 그 부담감이 지워질 정도로 대본이 재밌었다. ‘저스티스’의 탁수호는 소시오패스에 가깝고 서인우는 싸이코패스에 가까운 인물이다. 굳이 다르게 표현한다기보다 대본에 충실해서 촬영했다”며 “꼭 참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싸이코패스 다이어리’는 오는 20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한다.

장서윤 스포츠한국 기자 사진=이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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