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만에 활동 재개

배우 고준희

“지난 반년간 의도와 상관없이 활동을 쉰 데 대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활동을 시작하기보다는 저를 둘러싼 루머에 대해 한번쯤은 짚어야겠다는 생각에 선처 없이 대응할 예정입니다.”

는 밝은 분위기 속에도 단호함을 지니고 있었다. 지난 4월 클럽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가수 승리와 정준영 등의 단체 대화방에서 언급된 여배우라는 루머가 퍼지면서 그는 순식간에 ‘버닝썬 여배우’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사건의 여파는 작지 않았다. SNS를 통해 고준희 본인이 사실이 아니라고 직접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연이 확정됐던 드라마에서는 하차 통보를 받았고 6개월간 본의 아니게 활동을 쉬게 됐다. 최근 해당 루머를 유포하거나 악성 댓글을 단 네티즌에 대한 고소 고발 조치를 진행중인 그는 4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차분히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처음엔 너무 정신이 없었는데 지난 2월 전 소속사와는 계약이 끝났기에 스스로 대응해야겠다고 생각해 일단 변호사를 선임하고 노트에 글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개인 SNS에 입장글을 올렸다.” 하지만 그 후로도 루머나 의혹 제기는 계속됐다. 고준희는 “‘왜 당사자들이 아닌 악플러들만 고소하느냐’고 하시는 물음이 있는데 의혹을 제기한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나의 실명을 언급하지는 않았고 문제가 된 대화방의 대화 내용도 당사자들이 공개한 것이 아니라 제보가 된 것이기 때문에 당사자들 상대로는 고소를 할 수 없다고 하더라”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래도 본인의 확실한 입장을 전하는 것이 이 사건을 일단락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4월말쯤 고교시절 친구에게 전화가 와서 ‘너에 대한 루머가 퍼지고 있다’고 해서 그때서야 알았다. 내가 왜 그 사건의 관련자들과 상관이 있는 듯 언급이 됐는지 아직도 알 수가 없다. 다만 나 스스로 떳떳하다는 점은 밝히고 싶어 이번 사건은 선처 없이 진행할 생각이다”라고 전해 그간의 마음고생을 짐작하게 했다.

이처럼 어려운 시기를 담담하게 보낼 수 있었던 건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 덕분이었다. “원래 뭔가를 고민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아님 말고’라는 식으로 툭툭 털고 일어서는 편이다. 그런 점이 스스로를 가볍게 해 주는 것 같다.” 최근에는 좋은 일도 생겼다. 지난 11월 새 소속사 마운틴무브먼트와 전속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활동을 준비중이다. 고준희는 “여자 매니저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회사 대표님이 여자분이고 성격도 잘 맞아서 이건 운명이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언론 인터뷰도 2015년 이후 처음인데 그동안 너무 대중들과 교류할 기회가 적었다는 생각도 들고 앞으로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욕심도 든다”라며 기대감을 들려주었다. 어느덧 연기 경력 10여년을 훌쩍 넘겼지만 아직도 연기는 “어렵다”고 말하는 그는 “그저 잘 해보고 싶어서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겸손한 답변을 들려준다. “연기라는 게 항상 답이 없다. 나 또한 연기를 잘 해서 지금까지 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잘 하고 싶어서 재밌게 즐기면서 하려는 마음이 크다. 나뿐만 아니라 일반 직장인분들도 ‘일을 잘해서’ 그 일을 하는 경우가 몇 명이나 있을까 싶다. 잘 하고 싶고, 일하는 게 즐거워서 한다는 말이 더 맞을 거다. 나도 똑같다. 그저 배우라는 약간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을 뿐, 내 일에서 좀더 잘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늘 있다. 또 이 일을 하면서 대중들께 좋은 에너지를 주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할 때도 있다”라는 것. 본의 아닌 휴식기를 가진 만큼 연기 욕심에도 물이 올랐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를 섭렵해보고픈 마음이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로맨틱 코미디물을 해보고 싶다. 원한다고 모두 할 순 없지만 되도록 밝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다. 이전에 액션 스쿨을 다니면서 영화를 찍었는데 액션도 잘 맞는 것 같다. 일단 남들보다 팔다리가 길어서 유리한 점은 있다.(웃음)”

장서윤 스포츠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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