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푸라기...’ 초특급 배우 군단이 만났다.

전도연

배우 윤여정 등 이름만으로도 초특급 캐스팅에 나무랄 데 없는 연기력이 예상되는 조합이 선보인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로 뭉친 이들은 13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진행된 제작보고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과 함께 메가폰을 잡은 김용훈 감독과 신현빈, 정가람도 참석했다.

이 작품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스릴러 영화다. 소네 케이스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으며 흔들리는 가장, 공무원, 가정이 무너진 주부 등 지극히 평범한 인간들이 절박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행하는 최악의 선택과 그에 따른 결과를 담고 있다. 결국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궁지에 몰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본성을 통찰하고 있는 작품.

이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연희 역을, 이 사라진 애인 때문에 사채 빚에 시달리며 한탕의 늪에 빠진 태영 역을 연기한다. 과거의 기억에 갇혀 버린 노모 순자 역에는 윤여정, 빚 때문에 가정이 무너진 미란 역에는 신현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불법체류자 진태 역에는 정가람이 각각 캐스팅됐다. 특히 90년대부터 충무로를 주름잡아온 두 배우 과 이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춰 화제가 된 작품이다. 이에 대해 은 “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이기에 출연을 결심했다. 많은 분이 우리가 작품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처음이었다. 저 또한 왜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함께 호흡하는 재미가 크겠다는 생각이었다”라고 이 출연 결심의 큰 부분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정우성

은 과의 만남이 굉장히 쑥스러웠다며 “아무래도 처음이라서 적응하느라 시간이 걸렸다. 적응을 하고 나니 끝이 나서 너무 아쉬웠다. 씨와 오래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음지었다. 캐릭터에 대해서는 “극중 연희 캐릭터는 센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최대한 힘 빼고 자연스럽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영화에서는 태영()이 아는 연희와 그가 모르는 연희 두 모습이 있다. 태영이 아는 연희는 굉장히 사랑스러운데 지금 보니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고 고백했다.

윤여정은 “이 같이 작품을 하자고 해서 선택했다. 이 해야 하는 작품이라고 해서 정말 중요한 역할인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별로 나오지 않는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은 리허설인데도 실전처럼 해서 너무 힘들었다. 연기하면서 나를 내다꽂기도 하더라. 열정이 아니라 무모한 것 같다. 예전에도 따귀 때리는 신에서 나를 힘들게 했다”라고 폭로해 큰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은 “예전에 영화 ‘하녀’(2010)를 찍을 때 윤여정 선생님의 따귀를 때리는 장면이 있었다. 차마 선생님의 따귀를 때릴 수 없어서 NG를 좀 냈다. 그때 많이 힘들어 하셨는데 이번에는 윤여정 선생님이 내 머리채를 잡는다. 그 장면을 많이 기대하신 것 같더라”고 응수했다. 김용훈 감독은 “원작 소설은 독특한 구조를 가졌다. 소설에서만 허용된 구조였는데 이걸 영화적으 로 어떻게 바꿀지가 가장 큰 관건이었다. 뼈대를 잡는게 어려웠다. 캐릭터로는 좀 더 평범하게 그려지길 바랐다”라며 초특급 캐스팅에 대한 부담감도 드러냈다. 이번 작품이 장편 ‘입봉작’인 그는 “야구로 치면 첫 경기부터 올스타전을 치르는 격이었다. 많이 부담도 되면서 압박감도 있었다. 내가 부족한 면이 배우들로 꽉 채워줬고 같이 작업하는 순간마다 놀라움의 순간이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 “이 작품은 이어달리기 같은 작품”이라며 “각 인물이 바통터치하듯 전개되는 작품이다. 400m 계주를 보는 듯 영화를 관람하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관전 포인트를 설명했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오는 2월12일 관객들과 만난다.

장서윤 스포츠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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