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정우(왼쪽)와 김남길.

베테랑 연기 실력에 유쾌함까지 겸비한 두 배우가 펼치는 미스터리 스릴러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 아이파크몰에서 하정우, 김남길 주연의 영화 ‘클로젯’(감독 김광빈)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시사회에는 두 배우와 김광빈 감독이 자리해 작품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눴다. 5일 개봉을 앞둔 영화 ‘클로젯’은 이사한 새 집에서 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딸을 찾아 나선 아빠에게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의문의 남자가 찾아오며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하정우는 사라진 아이를 찾는 아빠 상원으로 분했다. 그는 아이를 잃어버린 아버지의 혼돈부터 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까지 비통함과 긴장을 오가는 인물을 연기했다. 역할에 대해 그는 “건축설계사로 가정에 소홀한 인물이다. 아버지로서 역할이 서툰 사람 같더라”라며 “제가 미혼이다 보니 자식을 가진 아버지의 마음이 정말 어떤지 주변 유부남들에게 많이 물어봤다. 무엇보다 미혼인 제가 이 인물에 접근하기 쉬웠던 점은 설정 자체가 엄마에게 딸을 맡겨두고 본인은 총각처럼 살았던 인물이기 때문이었다”라고 들려주었다. 이어 “상원은 사고 이후에 딸을 갑자기 직접 키워야 하는 입장이 되는데 그 안에서 어설픔과 당황스러운 사건을 맞이하면서 딸에게 다가서는 지점이 실제로 제가 결혼하고 딸에게 다가서는 부분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남길은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는 의문의 남자 경훈으로 분해 사라진 딸을 찾는 상원을 도와준다. 경훈은 유쾌함과 진지함을 넘나드는 인물로 진실인지 거짓인지 모를 말과 허당미가 느껴지는 행동으로 상원을 혼란스럽게 만들지만 상원을 도와 딸 이나의 행방을 쫓기 시작하면서부터 웃음기는 사라진 아우라를 보여준다. 그는 “경훈은 유튜버 같은 미스터리한 부분을 풀어주기 위해서 상원을 도와주는 인물로 딱히 직업은 없다. 이 자체가 미스터리한 인물인데 원래 제 성격과 안 맞는다. 그런데 또 활발하기도 하고 전문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프로다운 모습도 보여준다. 특히 (하)정우 형과 부딪히면서 활발한 느낌 등을 보여준다. (하정우가) 위트있고 재밌는 성격이라 도움을 많이 받아서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작품에서 처음으로 만난 두 사람의 호흡은 어땠을까. 하정우는 김남길과의 연기에 대해 “대체적으로 무난하게 잘 진행됐다”라며 “김남길 자체가 활달한 편이다. 코미디 같은 밝은 장르에서 만났으면 더 큰 즐거움을 드릴 수 있었을 것 같다. ‘클로젯’ 같은 경우 웃음기가 없는 영화라 절제가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김남길 역시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라며 “코믹한 부분은 하정우 형이 많이 말해줬다. 특히 먹방에 대해선 많이 도움 받았다”고 들려주었다. 이 작품은 이국적인 ‘벽장’이라는 소재에 한국적 정서를 가미해 색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 김광빈 감독은 “자다가 눈을 떴을 때 살짝 열린 벽장을 보고 ‘이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라고 기획 배경을 밝히며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가족을 연결시키자 싶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현대의 가족상, 부모 자식 간의 관계를 보며 그것이 틀어졌을 때 얼마나 무섭고 끔찍한 일이 일어나는지를 말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하정우는 “누구나 어렸을 때 부모님이나 어른에게 받은 상처가 있을 것”이라며 “상처의 형태는 다르지만 자국은 비슷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대해서 김광빈 감독님, 또 김남길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렸을 때의 시선으로 부모님을 바라보는 것, 또 컸을 때 상처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각자의 사례를 통해 이야기 나누었다”며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 터놓고 대화하며 노력했다고 들려주었다. ‘클로젯’은 오는 5일 개봉한다.

장서윤 스포츠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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