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놀면뭐하니 MC 유재석.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방송가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 대규모 녹화나 기자들을 초청하는 제작발표회가 사라지고 촬영을 위한 장소 섭외에 애를 먹고 있기도 하다.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 한 달이 넘어가면서 코로나가 방송가에 미치고 있는 영향을 짚어봤다.

방청객 없는 녹화장…무관중 사전 녹화가 대세

관객과 호흡하는 것이 주된 요소인 방송 녹화는 속속 방청객 없는 녹화로 진행되고 있다. 관객들의 참여가 많은 tvN 개그 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는 지난 1일 방송분부터 무관객 녹화 방송분이 전파를 탔다. 관객들의 리액션이나 참여가 중요한 프로그램이지만 이날은 개그맨들이 직접 관객석에 앉아 관람하는 등 관객 역할도 함께 하며 새로운 재미를 주기도 했다.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도 무관객 녹화를 진행했다. 관객들을 불러모으는 게 불가능해지자 출연진이 관객석에 앉고 MC 유희열이 사회를 보는 장면은 인터넷에서 큰 화제가 됐다. TV조선의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도 무관중 사전 녹화 형식으로 결승전을 치렀다. 녹화일인 2일을 앞두고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되면서 600여 명의 관중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었던 결승전 녹화를 취소하고 무관중 사전 녹화 방식으로 수정했다. 또다른 가요 프로그램들도 속속 관객 없는 녹화를 진행중이다. 대표적인 가요 프로그램인 KBS2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등을 모두 무관객 녹화를 결정했으며 KBS2 ‘전국노래자랑’은 녹화를 잠정 중단했다.

다른 포맷으로 돌파구 찾는다 MBC ‘놀면 뭐하니?’ 등

예정됐던 포맷을 취소하고 다른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는 프로그램들도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는 ‘방구석 콘서트’를 기획했다. 코로나 여파로 가수들의 공연이 길게는 5월까지 모두 취소된 가운데 이들의 무대를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새로움을 주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공연과 콘서트 등이 잇따라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타격을 입은 문화계와 연예계의 고충을 시청자들과 함께 나눠보겠다는 취지다. 코미디TV의 대표적인 먹방 프로그램인 ‘맛있는 녀석들’도 기존에 맛집을 찾아다니는 형식에서 변화를 줬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동료의 가정에 방문해 먹방을 선보이는 형식 등으로 포맷을 변경했다.

배우 박은빈.

인터뷰도 마스크 착용 후 진행

인터뷰도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SBS ‘스토브리그’ 종영 후 지난달 24일 인터뷰를 진행한 박은빈은 인터뷰가 이날 마스크 인터뷰의 주인공이 됐다. 박은빈은 “인사 를 드릴 때는 얼굴을 보이지 않는 게 예의가 아닐 것 같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라고 양해를 구한 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 참석한 기자들 또한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질문과 답변이 오고가면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모습에 종종 웃음이 터지는 등 코로나가 만들어 낸 진풍경을 온 몸으로 엿볼 수 있었다.

극장 NO! 집콕족 늘면서 TV 시청시간 증가

극장에는 발길이 뚝 끊겨 관객수가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TV 시청시간은 늘고 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실제로 TV 시청시간과 IPTV,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이용시간은 늘고 있다. 대부분 외출을 삼가고 ‘집콕’ 족이 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생긴 결과로 볼 수 있다. 반면 극장가는 16년 만에 2월 관객 최저치(734만명)로 관객이 뚝 끊기면서 생존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장서윤 스포츠한국 기자 사진=이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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