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주년 기념 스페셜 앨범 ‘My Personas’ 공개

신승훈

‘발라드의 황제’ 이 돌아왔다. 데뷔 30주년을 맞아 발매한 앨범인 만큼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스스로도 30주년인 올해를 ‘반환점’으로 표현할 만큼 활동에 대한 열정도 남다르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계획된 콘서트는 잠시 보류됐지만, 전화위복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지난 8일 가수 의 30주년 기념 스페셜 앨범 ‘My Personas’가 공개됐다. 지난달 16일 수록곡 ‘이 또한 지나가리라’ 선공개에 이어 ‘그러자 우리’와 ‘여전히 헤어짐은 처음처럼 아파서’라는 더블 타이틀곡을 선정한 만큼 본격적인 데뷔 30주년 프로젝트에 돌입한 상황. 스페셜 앨범 ‘My Personas’의 LP 한정판은 일찌감치 품절될 정도 이목이 집중됐다. “데뷔 10주년을 맞았을 때도, 20주년을 맞았을 때도 많은 분들께서 ‘반환점을 돌았다’는 질문을 많이 해주셨어요. 정작 제 자신은 그때마다 의아한 기분이 들었죠. 그런데 30년이 된 지금은 정말 반환점을 돌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반환점이라는 단어와 달리 인생은 돌아갈 수 없기에 지금 이 순간이 제겐 가장 중요하고, 지나간 세월보다는 앞으로의 행보에 집중하고 싶죠.”

더블 타이틀곡을 선정한 이유가 궁금했다. 그동안 의 행보와 다소 달랐고, 실제로 소속사에서도 곡에 대한 관심의 분산을 우려해 반대했다는 것이 의 이야기다. 그럼에도 두 곡을 원했던 건 8곡 모두 자신의 분신과 같이 소중하게 느껴졌고, 조금이라도 대중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욕심이 컸다는 설명이 따랐다.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자신의 페르소나(분신)를 송강호 배우로 꼽았잖아요. 저도 ‘나의 분신은 뭘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저는 음악을 하던 사람이다 보니까 역시 제 분신은 음악이더라고요. 8곡 모두 분신 같은 나의 음악들이라고 느껴져서 ‘My Personas’라는 앨범명을 짓게 됐어요. ‘그러자 우리’의 경우 ‘너 울어? 옆에 가만 있어줄게’와 같은 분위기라면, ‘여전히 헤어짐은 처음처럼 아파서’는 ‘너 울어? 더 울려줄게’다(웃음). 같은 발라드라도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사실 요즈음 가요팬들에게 ‘페르소나’는 익숙한 단어이기도 하다. 세계적 뮤지션으로 거듭난 그룹 방탄소년단이 2019년 4월 발매한 ‘MAP OF THE SOUL : PERSONA’가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기회에 이러한 사실에 대해 알게 됐고, 가요계 후배들의 행보에 대해 남다른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저도 이번 앨범 작업을 하면서 방탄소년단의 앨범명을 알게 됐어요. 주변에서도 그렇게 말하길래 ‘아, 그래?’하고 말았죠(웃음). 제가 누굴 평가할 입장은 아니지만, 선배로서 방탄소년단이나 싸이처럼 빌보드를 휩쓰는 후배들이 생겼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저 또한 새로운 트렌드가 생기고 주를 이룬다면 맞춰서 해야하는 것이 음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트렌드와 상관없이 ‘내 방식대로 가보자’ 할 때는 가야 하겠지만요.”

그런 에게도 자신만의 트렌드와 이미지는 확고하다. 발라드의 황제, 국민 가수 등 그의 이름 옆에 붙어 왔던 수많은 타이틀이 그를 가장 확실히 설명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은 이를 ‘애증’이라고 표현했다. 사랑한 만큼 증오도 있었단다. 30년을 했던 음악이 여전히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발라드의 황제라는 말은 족쇄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제겐 애증의 관계예요. 무언가 하나의 캐릭터를 만들어 주셨다는 것에 너무 감사함을 느끼죠. 반대로 ‘내가 해야 할 음악이 발라드만은 아닌데’ 생각하면서 일탈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점이 ‘증’에 해당해요. 그리고 과거에 이미 국민 가수라는 타이틀은 반납한 것 같아요. 요즘 젊은 세대들은 저에 대해 잘 모르잖아요. 방송에서 자주 모습을 보인 것도 아니고요. 지금은 국민 가수라는 칭호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잠시 음악을 떠나 올해 우리 나이로 55세가 된 인간 의 삶은 어느 지점에 서 있을까. 데뷔 이후 구설수 하나 없고, 별다른 열애 소식도 전하지 않은 그에게 일각에서는 우스갯소리로 ‘가요계의 주지스님’ ‘가요계의 수도승’이라는 불명예(?)를 씌워주기도 했다. “하기 싫은 것도 아니고 눈이 높아서도 절대 아니에요(웃음). 비혼족은 더더욱 아니고요. 어쩌다 보니 때를 놓쳤다는 말이 가장 정확할 것 같아요. 그렇게 보면 가수 이 인간 에게는 잘못한 것 같아요. 외로울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행복했다고 생각해요. 언제든지 친구 같은 사람을 만나서 가정을 만들고 싶어요. 혹시 제가 누군가를 만난다는 소식을 알게 된다면 조용히 눈 감아 주시고 응원 해주세요. 진전이 되면 말씀드릴테니까요. 하하.”

김두연 스포츠한국 기자 사진= 도로시 제공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