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지혜(36)에게 지난 1년은 숨가쁜 시간이었다. 지난 하반기부터 화제작 tvN ‘사랑의 불시착’을 시작으로, 최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저녁 같이 드실래요’까지 연이어 출연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더 나아가 시청자들에게 서지혜만의 연기관을 다시 한 번 확립할 수 있었다.

이렇듯 짧지 않았던 활동기간은 물론, 코로나19의 확산 등으로 방송계 전반이 침체기를 겪은터라 지칠법도 했지만 스포츠한국과 만난 서지혜는 비교적 밝은 모습이었다. 오히려 “쉬지 않고 연기하는게 더 즐겁고 내 스타일에 맞는다”는 여유까지 보였다.

“두 작품을 연속으로 참여하며 의미있는 1년을 보내 뿌듯하기도 하고 시원섭섭해요. 풍족한 시간이었어요. ‘사랑의 불시착’은 엔딩에 대한 여러 연락을 많이는데, 이번 작품은 가볍고 훈훈하게 이야기가 마무리 된 것 같아요. 더군다나 짝사랑이 아니었고 송승헌 선배와 키스신 등도 있었던 덕분에 주변에서 난리가 났었죠. (웃음)”

서지혜는 ‘저녁 같이 드실래요’에서 콘텐츠 제작 PD 우도희 역을 맡아 씩씩한 여성의 표본을 연기했다. 그동안 도시적인 외모 탓에 세련되거나 도회적인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다면, 이번엔 달랐다. 그래서일까. 서지혜의 또 다른 연기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꽤나 많았다.

“냉철한 역할이 아니라 재밌고 억척스러운 면도 지닌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사실 많은 분들이 제가 시크하고 차갑고 여성스러운 성격 같다고 생각하시지만, 친구들 사이에선 털털한 여장부 같은 스타일이거든요. 친구들도 우도희를 보고 ‘너의 모습을 드디어 보여주는구나’라고 말했죠. 어쩌면 우도희가 저에게 더 잘 맞는 역할이었을지도 몰라요.”

다만 드라마 속 캐릭터와 실제 자신의 연애 스타일에 대해서는 확고하게 선을 그었다. 서지혜는 “확실히 연애는 내가 더 낫다”고 웃으며 “우도희가 연애에 대해 소극적이더라. 그건 나랑 반대인 것 같다. 나는 연애를 할 때 표현을 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저녁 같이 드실래요'라는 드라마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함께하는 '밥 한끼'로 뭉친 우도희와 김해경은 저녁을 함께 먹는 ‘디너 메이트’에서 핑크빛 무드로 발전해 나가고 이런 두 사람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힐링으로 다가왔다. 조금씩 다가서다가 끝내 러브라인을 이룬 송승헌과 서지혜의 호흡은 '올바른 조합'이었다는 시청자들의 평이 잇따랐다.

“송승헌 오빠는 너무 잘생겼어요. 나이가 무색할 만큼 관리를 너무 잘하시잖아요. 주위에서 ‘진짜 송승헌 잘생겼어?’라고 많이 물어봤어요. 외모를 떠나서 철부지 같은 개구진 면도 있고 에너지 자체가 동안인 사람이라 실제로는 나이차가 꽤 조금 나는데 잘 느껴지지 않았어요. 어쨌든 잘생겼다고 말해주는걸 좋아해요. 촬영이 힘들 때 ‘오빤 잠을 안자도 어떻게 이렇게 잘생겼지?’라며 응원을 건네기도 했어요.”

최근 오랜만에 휴식을 하고 있다는 서지혜는 일상을 즐기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좋아하는 여행을 다니지는 못하지만, 동네 구경을 다니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소박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서지혜는 “산책을 하며 힐링을 하고 있다. 답답하면 무조건 나간다.”며 “제주도나 해외에서 ‘한 달 살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지금은 그러지 못하니까 빨리 이 시국이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최근 일상을 소개했다. 그런 그녀가 종종 주변으로부터 듣는 이야기는 연애와 결혼이다. 우리 나이로 30대 중반을 넘어선 만큼 자연스레 갖는 관심사이기도 하다.

“저도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연애를 하고 싶고 결혼도 하고 싶어요. 다만 ‘언젠가 하겠지’라는 막연함이 있는 것 같아요. 부모님도 이제는 얘기를 안하세요. 30대 초반에는 ‘연애 안하니? 결혼은 언제 할건데’라며 연초부터 달달 볶기도 하셨지만 이제는 엄마도 포기했어요. 언젠간 하겠지 싶으신가 봐요.”

이상형에 대한 생각은 점점 바뀌어간다. 과거 확고한 기준이 있었다면, 이제는 서로를 응원하는 인생의 동반자이자 파트너가 더욱 그녀에겐 필요한 존재다. 어쩌면 '저녁 같이 드실래요'가 주는 메시지와 궤를 같이하는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이상형이 있었어요. 이를테면 ‘얼굴이 잘 생겨야 되고 쌍꺼풀은 없어야 되고 키 180cm이 넘어야 한다’ 같은 식으로요. 이제는 현실적으로 나와 함께 갈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꾸며야만 이어지는 사람이 아닌 내 모든 걸 다 보여줘도 되는 사람, 절절한 사랑이 아니라 평범하고 친구 같은 사람을 만나서 함께 걸어가고 싶어요.”



김두연 스포츠한국 기자 dyhero213@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