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여신강림’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가 화장을 통해 여신이 된 주경(문가영)과 상처를 간직한 수호(차은우)가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로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이다. 차은우는 잘생긴 외모와 명석한 두뇌, 타고난 운동신경까지 갖춘 완벽남 이수호를 연기했다.

차은우.판타지오

“웹툰 ‘여신강림’에 대해 잘 몰랐는데 어느 날 저희 아스트로 멤버 산하랑 빈이가 ‘너랑 비슷하게 생긴 캐릭터가 나온다’고 하기에 챙겨보게 됐어요. 신기하게도 일주일 뒤쯤 회사에서 드라마 ‘여신강림’을 소개해 주셨죠. 원작 속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높다고 얘기해 주시는 분들이 많은 건 알고 있었지만 선뜻 고르긴 어려웠어요. 수호가 비현실적으로 멋진 캐릭터라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고 새로운 뭔가를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됐거든요. 그럼에도 동료들, 감독님, 작가님과 많은 스태프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믿고 시작할 수 있었어요.”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낸 수호는 친한 친구 세연(강찬희)이 세상을 떠난 이후 더욱 마음의 문을 닫는다. 그런 수호의 일상에 나타난 주경은 해맑은 위로로 그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한다. 차은우는 냉정한 모습부터 사랑에 직진하는 달달한 매력까지 수호의 감정 변화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스타일링은 원작을 많이 참고했고요, 내적으로는 수호의 서사나 아픔을 더 세심하게 표현하도록 노력했어요. 저도 수호랑 50% 정도 비슷해요. 주변에 엄청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닌데 좋아하는 대상이 생기면 호기심이 커져요.” ‘여신강림’은 차은우의 세 번째 주연작이다. 2016년 그룹 아스트로 멤버로 데뷔한 이후 연기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그는 특히 ‘여신강림’에서 액션, 코믹, 로맨스,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적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면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차은우 역시 “자신감을 갖게 해준 작품”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설에 연속방영이라 가족들이랑 집에서 같이 봤는데 장면마다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평소에 연기 고민이 많아요. 그래도 저에 대해 좀 더 알아가는 시간이 됐다고 생각해요. 제가 좋아하는 명언이 ‘너 자신을 알라’거든요. 촬영하기 전엔 막연한 두려움이 컸는데 수호가 본인의 아픔과 마주한 것처럼 저도 나름의 한계를 깨고 도전했다는 뿌듯함이 남아요. 특히 현장에서 주변 분들이 ‘너한테 이런 모습도 있었구나!’, ‘코미디도 잘 한다’고 격려해주신 게 기억에 남아요. 주짓수나 합 맞추는 액션신에서도 무술감독님들께 칭찬을 많이 받아서 자신감도 얻었어요. 혼자 고민만 하기보다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매 작품이 끝날 때 조금씩이라도 발전하려고 해요.”

대중이 차은우를 사랑하는 건 단순히 그의 조각 같은 외모 때문만은 아니다. 연기, 아이돌 가수, 예능까지 여러 분야에서 조화롭게 어울리면서도 본인만의 색깔을 선명하게 나타내는 유연한 매력에 반한 이들도 많다.

“사람들이 바쁠 것 같다고 하는데 오히려 더 빨리 성장하는 느낌이에요. 예능에서 얻는 소중한 것들이 있고 연기에서 얻는 값진 게 있고 또 가수로서 무대에서 얻는 감사함이 있거든요. 그게 제 안에 하나씩 쌓이고 있어요. 보통 제 나이 또래에 가지는 경험치보다 더 큰 걸 얻고 남들보다 빠르게 레벨업하는 기분이라 좋아요.”

‘여신강림’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다시 한 번 스타성과 연기력을 인정받았지만 차은우는 앞으로도 더 많은 숙제를 풀어야 한다.

잘생긴 배우일수록 유독 엄격하게 적용되는 연기력에 대한 평가부터 ‘얼굴 천재’라는 달콤한 수식어도 언젠간 뛰어넘어야 할 순간이 온다.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차은우는 “외모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줄 자신이 있다”며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늘 많은 사람들의 상상을 깨고 싶다는 욕망이 있어요. 아마 표현하는 직업은 다 그럴 것 같은데 놀라게 해드리고 싶다고 할까요. ‘어? 차은우한테 이런 모습도 있었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변신이라는 거창한 단어보다 제 안에 숨겨진 모습을 끄집어내서 표현해보고 싶은 거예요. 물론 ‘얼굴 천재’라는 별명도 너무 감사하죠. 하지만 이젠 외모가 아닌 다른 면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내면도 멋지고 괜찮은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해요.”



조은애 스포츠한국 기자 eun@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