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남녀 주인공들의 로맨스보다 더 쫄깃쫄깃하고 매력 넘치는 ‘브로맨스’(남성 간의 친밀하고 깊은 우정)를 중심축으로 한 웰메이드 드라마 두 편이 안방극장을 풍성히 물들이고 있다.

드라마 '괴물'. JTBC

최근 장르물 마니아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서서히 붐업 중인 신하균, 여진구 주연의 JTBC 금토드라마 ‘괴물’(연출 심나연, 극본 김수진)과 22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박인환, 송강 주연의 tvN 새 월화드라마 ‘나빌레라’(연출 한동화, 극본 이은미)가 그 주인공이다.

‘괴물’의 두 경찰 이동식(신하균)과 한주원(여진구)은 만양이라는 마을에서 20년 동안 미제로 남은 여성 실종사건과 연쇄 살인사건을 파헤치며 다시 없을 쫀쫀한 브로맨스를 펼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동명의 인기 웹툰을 드라마화한 ‘나빌레라’에서 각각 덕출 역과 채록 역을 맡은 박인환과 송강은 발레를 소재로 ‘47년차 사제듀오’의 인간미 넘치는 브로맨스를 펼칠 예정이어서 방영 전부터 화제에 올랐다.

‘연기의 신’ 신하균과 ‘연기 장인’ 여진구의 카리스마 대결 ‘괴물’

먼저 지난달 19일 첫 방송된 ‘괴물’은 만양에서 펼쳐지는 괴물 같은 두 남자의 심리 추적 스릴러를 담은 드라마로 “오랜만의 웰메이드 스릴러물”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장르물 마니아와 대중들에게 고른 지지를 얻고 있다.

신하균은 ‘괴물’에서 20대 초반 시절 여동생 살해 용의자로 지목됐으나 현재 만양 파출소에서 경찰로 근무하며 연쇄 살인범의 행방을 쫓는 이동식 역을 맡 아 ‘신하균의 역대급 연기가 부활했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연기 경력만 17년으로 연기에 있어서는 여느 중견 연기자 못지않은 뛰어난 실력으로 유명한 여진구는 뼛속까지 엄친아인 엘리트 경위 한주원 역을 맡아 신하균에 절대 밀리지 않는 몰입력과 집중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심장을 뛰게 하는 명장면을 신하균과 함께 탄생시키며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 중이다.

20여년 전 연쇄 살인 사건의 시작과 다름없는 이유연 실종 사건과 만양에서 다시 발견된 여성의 사체들, 마을 주민들 모두가 각자의 비밀을 간직한 채 수상한 면모를 보이는 가운데 이동식과 한주원은 서로를 향해 적대적 감정을 지니고 있지만 수사를 위해 조금씩 협력해 나간다.

지난 8회 방송에서 강민아 살해 진범이 아버지 강진묵(이규회)임이 밝혀진 가운데 이동식의 여동생인 이유연 사체의 행방과 범인만이 미궁에 빠진 상황. 드라마의 후반부는 전혀 예상치 못한 스토리 전개를 예고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괴물’은 신하균, 여진구를 비롯한 천호진, 최대훈, 최성은, 길해연, 허성태, 김신록 등 연기 구멍이 없는 실력파 배우들의 열띤 연기, 매회 마지막 1초까지 예측할 수 없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흥미진진한 스토리, 거기에 실력파 연출자 심나연 감독이 주축이 된 유려한 영상미와 박진감 넘치는 편집 등으로 극의 흥미를 배가시켜 가고 있다.

또 하나의 재미있는 사실은 신하균과 여진구의 호흡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 지난 2006년 개봉작 ‘예의없는 것들’에서 신하균의 아역을 연기한 배우가 공교롭게도 여진구다.

여진구는 드라마의 제작발표회 당시 “신하균 선배님이 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됐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좋았다”고 반겼으며, 신하균 또한 “내 아역이었는데 이렇게 멋있게 클 줄 몰랐다. 어려운 역할임에도 집중해줘서 보기 좋다”고 남다른 관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대세 배우’ 송강과 대배우 박인환이 전할 따뜻한 온기 ‘나빌레라’

'나빌레라' 공식 포스터.tvN

이어 오늘(22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나빌레라’ 속 브로맨스는 결이 조금 다르다.

나이 일흔에 발레를 시작한 덕출(박인환)과 스물셋 꿈 앞에서 방황하는 발레리노 채록(송강)의 성장을 그린 사제 듀오 청춘기록 드라마 ‘나빌레라’는 포털사이트 ‘다음’ 속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해 방송 이전부터 기대를 받고 있다.

최근 많은 드라마가 자극적인 소재와 휘몰아치는 전개를 그리고 있는 가운데 조금은 느리지만 착하고 따뜻한 가슴 속 울림을 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역시나 가장 흥미로운 점은 ‘47년차 사제듀오’의 발레 브로맨스라는 점이다.

발레를 극중 소재로 내세운 만큼 이 안에서 펼쳐질 무용수들의 발레 공연 등이 눈여겨봐야 할 포인트로 원작을 뛰어넘는 벅찬 감동이 기대된다.

덕출과 채록은 세대차를 극복하고 발레로 하나가 되어 함께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연기로 표현할 예정이다.

특히 덕출은 삶의 끝자락에서 마지막 열정을 깨닫는 순간 채록을 만나 용기를 내는 반면, 채록은 삶이 힘겨워 꿈이 희미해지던 순간 버팀목이 되어줄 덕출을 만나, 서로가 톱니바퀴가 되어 꿈을 향해 날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대배우 박인환과 대세 배우로 떠오른 송강의 성장 스토리가 벌써부터 호기심을 높이고 있다.

30년만에 미니시리즈 주연을 맡게 된 박인환은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원작 만화를 봤는데 정말 재미있고 감동적이었다. 발레도 해야 하고, 쉽지 않은 결정이었는데 이때 아니면 언제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도전하게 됐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송강 또한 “박인환 배우가 워낙 대선배라 긴장을 많이 했는데 촬영 현장에서 편하게 챙겨주셔서 그냥 따라가기만 했다”며 “덕출 할아버지 그 자체라 채록의 입장에 더 이입할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이처럼 두 드라마를 이루는 분위기는 극과 극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질감이 다르다.

그러나 웬만한 ‘로맨스’를 뛰어넘는 끈끈한 남자 주인공들의 ‘브로맨스’ 속에서 작품별로 지닌 매력과 특별한 감동을 직접 느껴본다면 작품을 좀 더 알차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김두연 스포츠한국 기자 dyhero213@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