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시승격 60주년 맞아 환동해 경제권 중심도시 도약 포부시정 전반에 글로벌 스탠더드 도입해 시민들 삶의 질 제고 나서

포항시의 2009년은 매우 특별하다. 내년은 포항시가 시(市)로 승격한 지 60주년이 되는 해다. 60년은 사람으로 치면 환갑, 도시로는 완숙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하는 세월이다.

이처럼 기념비적인 해를 맞이하는 포항시의 CEO 박승호 시장은 요즘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시정을 펼쳐나가고 있다. 지난 60년간 이룩한 ‘영일만의 기적’을 토대로 새로운 포항의 세기(世紀)를 열어 나가야 하는 역사적 책무가 그에게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이 구상하고 있는 포항의 미래를 들어봤다.

-포항시장으로서 도시발전 전략의 핵심철학과 로드맵을 설명한다면.

“저는 취임 후 시정 목표를 ‘꿈과 희망의 도시, 글로벌 포항’이라는 슬로건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문화, 경제, 복지 등 시정의 모든 분야에 선진국 수준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도입해 도시 수준을 ‘레벨 업’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자는 뜻을 담았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활기찬 경제’, ‘쾌적한 환경’, ‘따뜻한 복지’, ‘꽃피는 문화’ 등 크게 4대 시정 목표를 세워 놓았습니다. 지역 경제를 살리고, 환경 인프라 구축을 통해 도시 경쟁력을 높이며, 사회적 약자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한편, 문화 및 문화상품 육성을 통해 시민들의 삶의 질을 제고하자는 취지이지요.”

■ 도시 품질 업그레이드 위한 디자인 시도

-민선 4기 포항과 이전 포항의 도시 성격을 구분하는 차별성이 있다면.

“앞서 말했지만 저는 ‘꿈과 희망의 도시, 글로벌 포항’을 주창하고 있습니다.세계로 나가자, 세계로 나가기 위해서 준비하고 만들자는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도시가 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많이 고민했습니다. 우리 포항은 철강산업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기 때문에 한두 가지 정책에 힘을 쏟기보다는 도시의 품질을 높이고 또한 이를 상품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도시디자인 사업인 테라노바 프로젝트를 출범시켰고 동빈내항 복원사업도 착수했던 겁니다. 민선 4기 이전의 포항이 철강산업에 의존한 철강도시였다면 현재는 글로벌화된 도시, 다양한 산업구조를 가진 도시, 환경과 문화 인프라가 풍부한 도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제2의 영일만 기적을 표방한 각종 시책은 도시 인프라와 산업 및 경제 토대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래 포항의 도시 청사진은 무엇인가.

“내년 영일만항 개항을 계기로 포항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중국 동북3성, 일본 서해를 잇는 환동해 물류 및 경제권의 중심도시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따라서 도시 인프라와 산업경제 토대 역시 모두 환동해 경제권 중심도시로의 도약에 맞춰질 것입니다.”

1- 박승호 시장과 히딩크 감독이 물회 식사를 하고 있다.
2- 미국 피츠버그 바다음식축제에서 과메기를 홍보하는 박승호 시장.

■ 철강도시와 해양관광도시의 절묘한 조합

-포항은 철강산업도시의 삭막한 이미지와 해양관광도시의 정감 넘치는 이미지가 상호공존 또는 불일치를 이룬다. 두 가지 이미지를 잘 조화시켜 도시성장의 동력으로 삼을 복안은.

“포항은 철강도시로서 한국의 산업화 및 근대화를 견인한 도시이며, 지금도 철강산업의 바탕 위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철강산업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포항 도시발전의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 문제는 철강도시의 삭막한 이미지를 어떻게 친근한 이미지로 바꿔나가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을 고려해 각종 스포츠대회와 문화행사를 다양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포항에서 울릉도를 거쳐 독도를 회항하는 ‘코리아컵 국제 요트대회’를 개최한 바 있는데, 그때 영일만 푸른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는 요트들을 보면서 포항은 정말 아름다운 도시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세계적인 연화(불꽃놀이) 팀들이 경연을 벌이는 포항국제불빛축제도 해양관광도시의 친근한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많은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2010년 건설되는 동빈운하에 수변공원을 만들어 각종 공연전시장으로 활용하는 한편 유람선도 띄워 대한민국에 유례가 없는 관광상품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도시의 성장은 결국 인구가 많이 모이는 데서 시작한다. 포항시는 시민들이 만족할 만한 생활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어떤 시책을 펼치고 있는지.

“인구문제는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가진 고민이 아닌가 합니다. 다행히 우리 포항시는 기업 유치 등에 힘입어 최근 인구가 조금씩 불어나고 있고, 앞으로 기업들이 공장을 짓고 입주하면 더욱 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지금 조성 중인 800만 평 규모의 대단위 산업단지가 완공되고 각종 도심재생 프로젝트의 결실이 가시화되는 2020년쯤에는 인구 90만 명의 자족도시가 되지 않을까 전망합니다. 중요한 것은 인구가 많고 경제적으로 풍요하다고 삶의 질이 높은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포항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최우선으로 하되 환동해 경제권 중심도시, 첨단과학도시, 환경도시, 해양관광도시 등의 4대 전략을 수립해 각 분야의 프로젝트가 서로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 자연환경과 과메기 등 특산품은 포항의 자랑

-시장으로서 외지인들에게 포항의 자랑거리를 몇 가지 소개한다면.

“포항은 생각보다 매력적인 요소가 많은 도시입니다. 바다와 산이 특히 아름답지요. 110km에 이르는 긴 해안선이 비경을 자아내는 데다, 내연산과 내연산 12폭포는 전국적인 자랑거리입니다. 이제 세계 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포항 구룡포 과메기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겨울음식으로 자리잡았고, 구룡포 대게와 대보 돌문어, 성게알, 장기 산딸기 등 풍부한 해산물과 농특산물도 명성이 높습니다. 포스텍과 포항지능로봇연구소, 나노집적센터 등에서 3,000여 명에 이르는 연구개발 인력이 밤새 불을 밝히며 연구하는 과학도시라는 점도 포항의 긍지입니다. 특히 포항 시민들은 현직 대통령을 배출한 고향이라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김윤현 기자 uny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