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기저기서 '특수'를 누린 상품이 선보인다.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상품은 누가 뭐래도 문화 상품이 가장 많을 듯하다. '호두까기 인형'으로 대표되는 공연을 비롯해 연말 특수용 블록버스터 영화, 캐럴 음반 등 예수 강림이 만들어 내는 경제 효과는 만만치 않다.

이 시기쯤 되면 출판가에도 크리스마스를 테마로 한 서적이 속속 등장하게 마련이다. 크리스마스 음식과 인테리어 방법을 실은 실용서를 비롯해 크리스마스를 배경 삼아 쓴 문학작품 모음집, 캐럴 악보까지 다양한 종류의 책이 '크리스마스'란 키워드로 나란히 정리돼 독자를 찾는다.

인심 후덕하게 생긴 산타클로스나 알록달록한 촛불이 그려진 표지를 보면 불황에 얼었던 마음이 포근해 진다. 크리스마스를 테마로 한 책 3권을 추천한다.

<타샤의 크리스마스>는 홀로 자급자족하며 자연과 더불어 살고 있는 타샤 튜더가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을 소개한 포토 에세이다. 그림책 작가이자 원예가로 늘 부지런히 움직이는 그녀는 눈이 허리만큼 쌓이는 겨울이 오면 새로운 꿈에 부푼다. 1년 중 가장 기쁜 날,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타샤의 크리스마스는 100년 된 골동품 리본으로 장식한 강림절 리스로 시작된다. 손 공예가답게 잼, 젤리, 인형, 치즈, 손뜨개질한 양말, 장갑, 숄 등 크리스마스 선물들은 대부분 손수 만들어진다. 생활을 예술로 변화시키는 재주를 지닌 타샤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멋과 낭만, 전통이 깃든 크리스마스를 선물한다.

<세상의 모든 크리스마스>는 세계적인 편집자 알베르토 망겔이 크리스마스를 주제로 엄선한 19편의 작품집이다. 폴 오스터의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시작으로 각 국가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크리스마스에 관한 이야기를 엮었다.

트루먼 커포티의 '크리스마스의 추억', 앤 비티의 '호레이쇼의 재롱', 존 치버의 '크리스마스는 가난뱅이들에게는 슬픈 날', 피터 골즈워디의 '조용히 달려라, 깊이 달려라' 등이 수록되어 있다. 크리스마스 문학작품으로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만이 기억나는 사람이라면 주목해 보자.

<크리스마스가 가져다 준 평화>는 제1차 세계 대전이 한창이던 1914년의 실제 휴전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여진 동화책이다. 상대편 진영에서 들려온 크리스마스 캐럴이 병사들의 마음을 녹인다는 줄거리. 부록으로 이야기기의 배경이 되는 1914년 12월에 일어난 하루 동안의 휴전에 대한 설명과 실제 휴전을 겪었던 병사들이 쓴 일기의 일부를 소개하고 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