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판가에 '쏟아지는' 단행본의 특징은 크게 몇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우선 11월 미국 대선을 기준으로 오바마에 관한 리더십과 정치 분석서가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올해 초부터 미국 대선을 겨냥해 예상 후보들의 책이 간간이 출간됐지만, 오바마의 당선이 확정된 후 리더십과 정치 분석서는 그에게 집중된 듯하다.

또 한 가지 키워드는 불황이다. '한국 경제위기'를 키워드로 한 각종 경제 분석서는 물론이고 불안한 대중들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심리학 서적 출간도 부쩍 눈에 띄게 증가했다. 반면 불황으로 인해 '당장 먹고 살기 빠듯한'이유 때문인지 몇 해 동안 붐을 이뤘던 처세서의 출간과 판매는 주춤하는 양상이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국내외 상황을 사회학적으로 분석, 예측한 책도 등장했다. 연말과 연초 'oooo년 전망'과 같이 소비, 문화코드를 분석한 책이 잠시 붐을 이루지만 올해 이런 책들의 분석은 예년에 비해 한층 더 우울하다. 그래도 우리가 처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면 대안도 빨리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국내외 현실을 진단한 책 3권을 골랐다.

<월드체인징>은 미래학자이자 환경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인 알렉스 스테픈이 쓴 책이다.

부제인 '세상을 바꾸는 월드체인저들의 미래 코드'란 말에서 알 수 있듯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특징을 예측하고 새로운 발전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등장하는 개인 탄소 거래 시장, 집에서 자동차 연료와 전기를 만드는 홈에너지스테이션, 2초안에 분해되는 휴대전화 등 미래 코드를 '환경'에 맞추어 예측한 것이 특징이다.

<2018 인구변화가 대한민국을 바꾼다>는 인구변화로 기준으로 예측한 10년 후 대한민국의 모습을 설명한 책이다.

저자는 2018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하는 한국의 인구 변화는 개인의 생존방식도 과거와는 다른 형태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어 금융과 투자트렌드, 산업과 기술 트렌드, 소비와 시장 트렌드, 사회와 문화트렌드, 비즈니스 트렌드 등 5개 분야에 걸쳐 인구변화로 예상되는 한국의 핵심트렌드를 정리한다.

<치팅컬처>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속임수'를 키워드로 문화를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탈세 혐의를 받은 기업이 굴지의 기업으로 대접받고, 학력을 속인 연예인이 단 몇 마디 사과로 방송에 복귀하거나 사기로 부를 축적한 후보들이 정치계스타로 부상할 수 있는 원인에는 '속이는 자가 이기는 사회 시스템'에 있다고 지적한다.

책은 사람들이 속임수를 이용해 어떻게 안락한 생활과 대중의 지지를 얻는지, 경제적 승자가 권력까지 장악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이런 속임수가 평범한 중산층에게 널리 퍼지게 된 원인과 속임수 문화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할 일을 밝힌다.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