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경제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불황'이었다. 하반기 세계경제가 급속도로 추락하며 사람들이 느끼는 체감현상이 아니라, 실제 모 인터넷 홈쇼핑 회사에서 고객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이렇게 답변이 나왔다.

'불황'키워드는 출판계에도 그대로 적용돼 경제위기, 불황극복을 주제로 한 책이 올 하반기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국회경제정책포럼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내년 경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절반을 넘었다고 하니, 앞으로 한 동안 경기불황에 대한 책은 출간될 듯하다. 최근 경제상황을 분석한 책을 소개한다.

<글로벌 위기 이후>는 대우증권 홍성국 리서치센터장이 지은 경제분석서다.

저자는 최근의 위기를 "인류 역사상 최초로 나타난 위기"라고 진단한다. 총 2부로 나뉘어 있는 책은 1부 글로벌 위기의 원인과 확산 과정을 다룬다. 저자에 따르면 이번 글로벌 위기는 21세기 부채를 기반으로 구축된 세계 경제 구조에 기인한다.

2부에서는 해결과정의 변수와 전망을 논한다. 해결의 실마리는 세계 경제 시스템을 바꾸려는 의지다. 위기에 대해 분명한 인식과 공유, 신뢰를 기반으로 인류 공동의 투자가 있어야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금융위기>는 게이오 대학 경제학부 가네코 마사루 교수와 릿쿄대학 경제학부 앤드류 드윗 교수가 공저한 책이다. 대표적인 경제 비관론자인 저자들은 암담한 세계경제와 일본경제의 원인을 진단한다.

저자는 세계 각국의 구체적인 통계숫자와 정부를 취합해 그 사이 관련성을 분석하고 앞으로 몰려올 제 2의 경제 쓰나미를 예고한다. 위기를 헤쳐나가는 방법은 한가지다. 고용과 연금, 의료 등 사회보장을 조속히 재정립하고 근본적인 정책 전환을 서두르는 것이다.

앞의 두 권의 책이 세계경제와 일본경제를 분석한 책이라면 <토털 쇼크,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는 한국경제에 대한 전망과 생존전략을 다룬 책이다. 각각 서울경제신문과 조선일보에서 경제부 기자로 일한 두 저자는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현 상황을 진단하고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실천적 전략을 제시한다.

저자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비교 분석하면서 세계 불황과 국내 불황이 함께 맞물리는 '토털 쇼크'에 대비하라고 말한다. 방법은 간단한다. 가장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하고 저비용 소비 패턴을 찾는 것이다. 가능한 가게 빚은 줄이고 금 이외 팔 수 있는 것은 모두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 고정 수입 확보를 위해 회사에서 잘리지 않는 것이 최고의 길이라고 충고한다.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