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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한국 현대사의 기록자를 말하다
장기영 전 부총리 등 역사의 발자취 남긴 인물들의 궤적 살펴
'내가 스친 역사들' 박용배 지음/ 따뜻한 손 펴냄/ 12,000원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



시인 고은은 지난 해 등단 50주년을 맞아 모 문예지와 했던 인터뷰에서 "시력(詩歷) 50년이지만, 나의 아래 위 세대 모두 합해 한국 근대시 100년의 세월을 경험한 셈"이라고 말한 바 있다.

고 시인의 얘기를 감안하면, 이 책의 저자 박용배 씨의 언론인 경력은 그에 버금가는 역사를 지니고 있을 터다.

저자는 1964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33년간 재직하며 한국일보 정치부장, 사회부장, 부국장, 논설위원, 편집 담당 상무와 뉴미디어 본부장을 역임했다. 1997년 한국일보 은퇴 후, 1999년부터 현재까지 주간한국에 칼럼 '어제와 오늘'을 매주 집필한 것을 포함하면 40여년을 언론인으로 살아온 셈이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언론환경에서 저자의 이 경험은 소중하다. 사회를 분석하는 깊이 있는 혜안과 독자에게 이를 전달할 수 있는 젊은 언어 감각이 조화되기 힘든 까닭이다. 그는 이 경험을 밑천 삼아 이 책을 썼다.

제목처럼, 책은 역사의 현장에 발자취를 남긴 인물들을 기록했다. 일종의 인물평전 성격을 띄는 이유다.

이 책에서 돋보이는 부분은 언론인들에 관한 이야기다.

1970년대 경제개발을 이끈 장기영(1916~1977) 전 부총리(한국일보 창간발행인)와 방송위원장을 지낸 김창열(1934~2006) 전 한국일보 사장, 장정호 전 조선일보 편집국장(전 한국일보 사회부장) 등은 모두 한국일보에서 저자와 인연을 맺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의 삶의 궤적을 통해 언론계 깊숙한 이야기도 꺼내 놓는다. 저자는 언론인이 쓰는 기사와 논평은 '사람들에 관한 ' 역사들이기에 언론인은 '역사의 기록자'라고 규정한다.

1960~70년대 언론사를 말하며 박정희(1917~1979) 전 대통령과 월간 '사상계' 발행인 장준하(1918~1975)를 빼 놓을 수 없다. 저자는 특히, 박정희를 철저하고도 객관적으로 평가했다. 박근혜, 조희현, 전인권, 김성진, 한상범 등의 저서를 토대로 박정희의 공과를 살핀다. 장준하의 생애도 그의 펜을 통해 다시 살아난다.

저자는 글 첫머리에 "장 사주, 장 회장, 장 국장, 김 국장은 나에게 '사람들'이며 '역사들'이었다. 주관적으로 그들을 회상하며 썼다"고 밝히지만, '현장 기자'의 경험이 글 곳곳에 드러난다. 저자는 과거의 기억을 더듬고 다양한 자료를 참고해 한국 현대사의 또 다른 모습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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