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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부활한 조선 사람들
[테마로 본 출판가]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



드라마 '바람의 화원'부터 '일지매'까지 역사 속 인물을 주인공으로 판타지를 가미한 퓨전 사극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인물이 입고 있는 옷과 행동, 말투와 사건까지 시대를 알 수 없는 퓨전 사극은 젊은 시청자까지 포용하면서 방송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

드라마의 인기 때문일까? 최근에는 역사 인물을 주제로 한 책이 젊은 독자를 타깃으로 한 층 세련된 형태로 선보이고 있다. 한 인물을 집중 분석하기보다는 주제에 맞는 여러 인물을 나열해 공통점을 찾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발간된 역사 인물서를 소개한다.

이이화 선생이 쓴 '인물로 읽는 한국사'는 이미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지난 달 발간된 아홉 번째 책 '그대는 적인가 동지인가'에서는 라이벌 또는 동반자 관계였던 역사 속 인물 70여 명을 소개하고 있다.

김부식과 정지상은 처음에는 시로 앙금을 쌓았다가 끝내 정치적 길을 달리해 피를 부르는 숙적이 됐다. 정약용과 서용보는 임금의 총애를 받으면서 맞수 관계에 있었다. 그러나 부정을 보고 견디지 못하는 정약용과 현실에 타협하는 서용보의 만남은 씻지 못할 앙금으로 남았다. 저자는 시대가 영웅을 낳는다고 하지만, 역사 인물을 통해 시대사의 흐름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고전 번역가 이지양 씨가 쓴 '나 자신으로 살아갈 길을 찾다'는 조선 예술가의 삶을 재조명한 책이다. 노래, 춤, 악기 연주, 시 등 두루 예술적 재능을 갖춘 예인은 흔히 말하는 기생이다. 저자는 성적 보조물로 여겨진 기녀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예인'이란 표현을 썼다.

그는 예술가로서 기생들이 당대 뛰어난 남자 문인과 어떻게 어울리고 수준 높은 교감을 형성했는지 촘촘히 살펴본다. 황진이에서 시작한 이 책은 원숭이처럼 못생긴 명창 석개, 평안도 명창 향란이, 음식의 달인 일지홍, 시인 취련이 등 12명의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조용헌의 명문가'는 근세 100년간 국내 명문가 사람들이 보여주었던 행동과 역사를 그리고 있다. 인동 장 씨 집안은 학벌로 신명문가 대열에 오른 수재 집안이다. 3선 국회의원인 장재식 씨의 두 아들 케임브리지대학 장하준 교수, 런던대학 장하석 교수 등 이 집안에는 수재와 천재가 수두룩하다.

정승을 10명 가까이 배출한 이회영 형제 일가는 3만 석의 갑부였지만,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분을 이기지 못하고 가산을 정리해 만주로 향했다. 이회영의 형제들은 그곳에서 신흥 무관학교를 세워 독립운동을 했지만 고생은 말이 아니었다. 우리나라에 살아 돌아온 이는 6형제 중 이시영뿐이었다.

저자는 아홉 가문의 명문가 사람들을 소개하며 한국형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통이 특권층의 한계를 넘어 확산돼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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