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택의 '사장의 비밀'사고방식·안목·고민정리유머러스한 일러스트로 보는 재미 더해

꼼꼼히 살펴보면 보수적인 출판시장도 유행이 있다. 10년 전 외환위기 때와 경제가 어려워진 지금 유독 ‘가족 코드’가 각광받는다거나, 유명인이 쓴 에세이가 인기를 끌자 이에 한 걸음 더 나아가 유명인의 포토에세이가 등장하고, 아예 연예인이 장단편 소설을 발표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자기계발서도 일종의 유행 코드가 있는데, 옛날 이야기 같은 우화형 자기계발서가 인기를 모으다가, ‘시크릿’의 돌풍과 함께 명언집 형식의 자기계발서가 봇물 터지듯 발간됐다. 올해는 ‘사장학’이 대세다. 베스트셀러 작가 공병호 씨가 지난 1월 ‘공병호의 사장학’을 냈고, 변화경영연구원의 구본형 씨가 2월에 ‘구본형의 THE BOSS(더 보스) : 쿨한 동행’을 출간했다.

신간 ‘사장의 비밀’은 이 연장선에 있다. 저자인 최진택 씨는 국내외 유명 기업의 홍보 컨설팅을 담당하며 수많은 ‘사장들’을 겪어왔다. 저자 자신도 한 홍보대행사의 사장이다.

“국내 자기계발서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사장의 입장에서 ‘일 잘하는 직원’을 만드는 책이고 두 번째는 슈퍼맨, 슈퍼 우먼의 성공 스토리이지요. 평범한 샐러리맨들이 조직에서 성공하는 법, 사장의 마음을 읽어 내는 법에 관한 책은 없었어요.”

이 책의 부제는 ‘사장 사용 설명서’. 책의 첫 장을 넘기면 돈 생각으로 가득한 ‘사장의 머리 속 그림’이 나타난다. 사장의 사고방식과 안목, 고민을 정리한 이 책은 유머러스한 일러스트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1부에서 저자는 직원이 잘못 알고 있는 사장의 모습을 보여준다. ‘자네만 믿네’라고 말하면서 새 인재를 물색하는 사장, 회식이나 식사 자리에서의 말과 행동으로 직원을 평가하는 사장 등 조직에서 쉽게 발견할 수 없는 사장의 이면이 담겨있다. 저자는 “사장의 진실에 가까워 질수록 사장이 원하는 부분을 공략할 수 있다”고 말한다.

2부는 사장의 직원 관리법과 일 관리, 머리 속과 마인드를 분석한다. 회사의 비리를 사장에게 투서할 때, 회사의 운명을 결정할 아이디어를 매 회의마다 쏟아 낼 때 등 구체적인 사례에서 사장들의 반응을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3부는 사장과의 관계에서 직원의 실전 해법을 담았다. 보고 및 회의, 회식과 연봉 협상 등 평소 사장을 대면하기 어렵던 순간에서의 대처법을 요약했다.

저자는 사장과 직원을 ‘화성인과 금성인’에 비유했는데, 이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처럼 서로의 입장이 판이하게 다른 사장과 직원을 뜻하는 것이다. 재미있게도, 저자는 이 책을 준비하는 2년 동안 그 자신이 샐러리맨에서 사장이 됐다. 화성과 금성을 모두 오간 셈이다.

“예전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이란 책이 국내 인기를 모은 적이 있어요. 비교를 하자면, 그 책은 조직의 프로세스에 초점을 맞추었고, 저는 사장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그 조직을 돌아가게 하는 핵심은 사장, 기업의 소유주이니까요. 사람에 눈높이를 맞출 때 조직이 원하는 인재가 될 수 있습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