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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우아한 꽃들 비단처럼 곱네
[이유미의 우리풀 우리나무] 노각나무




이유미 국립수목원 연구관 ymlee99@foa.go.kr



노각나무를 처음 보았던 것은 아주 오래 전 금정산이었던 것 같다. 산길을 오르다 놀 랄 만큼 크고 우아한 꽃들이 달려있는 것을 보고 크게 감동했었던 지금도 생생하다. 동백꽃이 눈물처럼 후두둑 떨러지듯 그 희고 아름다운 꽃송이들이 툭툭 떨어져 나무 아래 흩어진 모습까지 선연하다.

그 이후엔 지리산에서도 소백산에서도 이곳저곳 남쪽의 깊은 산에서 더러 만나곤 한다. 결코 흔히 자라지 않아 귀하게 느껴지지만, 그렇다고 너무 깊어 거리감이 느껴지지도 않을 만큼의, 딱 그 꽃이 주는 기품만큼 그리 분포하여 가끔 만나지곤 한다.

그 후로도 노각나무는 꽃송이가 풍선처럼 동그랗게 부풀어 올랐다가 벌어지는 귀여운 모습으로 때론 매끈하고 얼룩얼룩하지만 더없이 운치있는 수피의 모습으로 다가서곤 했다. 이후로도 오랫동안 이 나무는 내게 매력적일 것 같다.

노각나무는 차나무과에 속하는 중간키나무이다. 물론 여건이 좋으면 10m이상 크기도 한다. 앞에서도 말한 특별한 수피는 어찌보면 배롱나무를 닮은 듯도 느껴진다. 손가락 길이만한 타원형의 잎은 어긋나고 새가지가 나오는 밑동 즈음에 달리는 꽃송이들은 초여름에 피기 시작하여 여름에 걸쳐 핀다.

곳에 따라 다르겠으나 이 꽃을 볼 수 있는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꽃잎은 흰색이나 희지만은 많다. 아주 살짝 은은한 노란빛이 감돈다. 가운데 달리는 수술의 노란빛깔과 조화되어 더욱 보기 좋다. 가을에 5각의 뿔을 가진 열매가 익는다.

한때 노각나무는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특산나무로 취급되었다. 그래서 학명에서도 코리아를 포함하여 한국특산임을 자랑하고 있었는데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일본에서 자라는 종류와 서로 동일한 종의 범주에 든다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여서 요즈음엔 같은 학명을 쓴다.

물론 다른 줄 알았던 같은 나무가 두 나라에 모두 있다는 것이지 원산지가 우리나라가 아닌것은 아닌, 당연히 아름다운 자생수종이다.

꽃과 수피가 보기 좋은 것은 물론이며 적절한 나무의 크기, 가을에 물드는 노란 단풍등 관상수로써는 아주 매력적인 모습이 많이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노각나무종류를 가로수로 쓸 정도로 많이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자라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하여 널리 활용하고 있진 않다.

목재도 단단하여 고급가구나 기구를 만드는데 이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보기도 아까운 이 나무를 잘라 무엇을 만드는 일은 좀 어렵지 않나 싶다. 노각나무의 추출성분으로 혈관이나 조직의 생산을 촉진하는 약품, 주름개선용 화장품등에 활용을 언급한 논문도 눈에 뜨인다.

노각나무는 다른 말로 노가지나무라고도 하지만 비단나무, 금수목이라고도 한다. 두 이름 모두 비단처럼 곱다는 뜻 일 것이다. 이 뜻이 가장 고운 모습으로 붙여주었던 옛 어른들의 마음 때문이라면 나도 전적으로 그 뜻에 동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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