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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따서 국 끓여 먹으면 별식 중 별식

■ 순채
순채. 이 이름을 들어보았다면, 미식가이거나, 속이 좋지 않아 좋은 것을 찾으러 다녔거나, 아주 희귀한 식물을 꼭 보고 싶어하는 마니아이거나, 그도 아니라면 어릴 적 커다란 저수지를 끼고 있는 고향집을 남쪽에 두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이제는 아주 희귀한 식물이 되어버린 순채를 예전엔 재배하곤 했었다. 순채가 가득 메우고 있는 못을 조각배를 타고 헤집으며 어린 순을 잡으면 몰캉한 우무질이 만져지고 순과 이 우무질의 것을 함께 따서 국을 끓여먹던 기억이 내게도 있다면 좋으련만. 더러 고급 음식점에서 일본에서 수입한 순채를 맛보는 호사를 누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난 오래된 못, 잔잔한 수면위로 방패모양의 잎새가 가득 퍼져 나가고, 여름이면 물위로 올라와 피어나는 순채 꽃의 톡특한 아름다움을 간직하는 것이 훨씬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안다.

순채는 수련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우리나라의 중부이남 지역 그리고 일본에 분포한다. 수련과에 속하는 만큼 당연히 물속에 사는 수생식물이다. 뿌리줄기가 옆으로 가지를 치면서 자라고 원줄기는 수면을 향해 길게 올라온다. 손가락 길이 만한 방패모양의 잎엔, 잎 한 가운데서 잎자루가 달린다. 물에 닿아 햇볕을 받지 않는 뒷면에는 자줏빛이 돈다. 어린 잎은 화살촉처럼 돌돌 말려 나오는데 어린줄기와 나중에는 방울같은 꽃봉오리까지 물속에 있을 때에는 우무같은 점질의 투명체로 덮여 있다가 물위로 올라오면서 없어진다.

꽃은 여름에 잎겨드랑이에서 나온다. 꽃잎과 꽃받침이 각각 세 장씩인데 자연에서 매우 보기 어려운 갈색과 자주색이 섞인 꽃이 특이하다. 꽃이 지고 열매가 맺히면 다시 물 속으로 잠겨 성숙한다.

순채라는 이름은 어떻게 생겼을까? 혹시 순을 먹는 채소이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돌돌 말려 있던 어린 잎이 막 터올라 피어나기 전, 이 어린잎과 어린 꽃송이는 온통 한천과도 같은, 우무질의 투명하고 말캉거리는 물질로 덮여 있다. 우리가 약으로 쓰거나 혹은 먹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순채가 나는 못에서는 매년 5월에서 7월에 걸쳐 물속에 들어 있는 순채의 어린 잎순을 우무질과 함께 채취한다. 약으로 쓰면 열을 내리고나 이뇨제로 많이 쓰이고 부은 것을 내리고, 독을 푸는 데도 효과가 있으며, 이질, 황달, 부스럼 등에도 처방한다. 기록에 따르면 약리실험에서 항암작용도 있다고 밝혀져 있다.

옛 사람들은, 단오절이나 백중일(음력 7월 15일)에는 이 순채순을 따서 순채국을 끓여 먹는데 별식 중에 별식이었다고 한다.

그밖에 연못이나 큰 항아리 같은 곳에 심어 두고 보기에도 잎이 그리 크지 않고 꽃색도 특별하여 좋을 듯 싶다.

작은 늪이나 연못에서 자라므로 낮은 못에서는 직접 심어도 좋고 관상용으로 심는 것이라면 밭흙이나 점질양토를 넣은 용기에 심어 물 속에 넣어두면 된다. 중부지방에서까지 월동이 가능하지만 충분한 광선을 요구하는 종류이다. 번식은 종자를 뿌리거나 포기나누기가 다 가능한데, 종자 파종 역시 물이 자작한 상에 넣어 발아시킨 후, 심고자 하는 못에 옮겨 심는 것이 좋다. 포기나누기는 땅속에서 줄줄이 뻗어 가면 자라므로 적절히 잘라 심으면 된다. 그 순채의 잎들이 잔잔한 물위로 가을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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