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미의 우리풀 우리나무] 석위
석위는 고란초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양치식물이므로 씨앗이 아닌 포자로 번식한다. 그래서 사실 꽃도 없다, 그저 사시사철 푸른 잎새만으로 오늘날의 명성을 얻었다. 석위는 남쪽의 숲속을 가다 보면 아주 그늘지지도 그렇다고 완전히 햇살에 드러나지도 않은 숲, 바위나 오래된 나무 둥치의 겉에 붙어 자란다. 뿌리 줄기가 옆으로 뻗어나가면서 잎새들을 포기지어 올려 보낸다. 그래서 석위가 자라는 곳은 한 포기씩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를 들어 올리면 줄줄이 이어져 달려 나온다.
잎은 끝이 뾰족하고, 아래가 조금 넓은 긴 타원형인데 길이가 한 뼘 혹은 그 이상이고 그보다 긴 잎자루가 있다, 자루는 가늘어도 빳빳하고 검은 빛이 난다. 잎몸의 앞은 진한 초록색이고 뒷면은 갈색이 나는 별 모양의 털이 가득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회색빛이 도는 듯 느껴진다. 가장자리는 약간 파도처럼 구불거린다. 포자가 달리면 갈색이 선명하여 점점이 잎 뒷면에 가득 붙어 있다.
석위는 이래 저래 관심을 가지는 이가 많다, 우선 관상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근경이 발달하고 사시사철 푸른 잎이 있으니 좋고 무엇보다도 두껍고 질겨 보이는 잎의 싱싱하고 강건함이 매력이다. 석위(石葦)라는 이름도 돌처럼 뻗뻗한 갈대를 뜻하니 이 질긴 잎 때문에 붙은 이름이 아닐까 싶다. 여러 식물을 키우는 석부작의 중요한 소재가 되며 분에 심거나 수태에 붙여 매어 달아 보는 소재가 되기도 한다. 석위를 잘 키우려면 공중 습도를 높게 유지하고 물 빠짐은 잘 되도록 해야 한다. 뿌리줄기를 적절히 나누어 심으면 그리 어렵지 않게 포기를 늘릴 수 있다.
약용식물로도 제법 이름이 있다. 크기가 작은 애기석위, 잎이 세 갈래로 갈라진 세뿔석위 같은 비슷한 종류들을 함께 사용한다. 물론 이들도 관상용으로 많이 이용된다. 약용할 때에는 반드시 갈색의 털과 잎자루를 제거하여 사용해야 한다는 주의가 따른다. 근경을 따로 쓰기도 한다. 많은 약효와 처방이 있으니 전문가에 따라 써야 한다. 보통은 기관지 천식이나, 기관지염, 신장염, 방광염 등 치료에 많이 쓰인다고 하고, 신장계통의 질병이나 심지어는 파킨스병 등에 효과를 실험한 연구논문들도 있다.
이유미 국립수목원 연구관 ymlee99@foa.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