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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싸우고 성찰한 카뮈의 목소리

[신간 안내] 시사평론/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책세상 펴냄/ 1만 5000원
레지스탕스 저널에 발표한 사설·논설 등 열두 편의 글 엮어
20세기 문학의 정점이자 앙가주망(engagement, 참여문학) 지식인의 전형인 작가 알베르 카뮈의 <시사평론>이 국내 초역, 출간됐다.

고려대 김화영 명예교수의 단독 번역으로 23년을 이어온 카뮈 전집의 마지막 권인 이 책은 나치 점령 해방 후 냉전 체제로 넘어가던 시기인 1944~1948년 사이 카뮈가 프랑스 레지스탕스 저널 <콩바combat>편집국장으로 있으면서 발표한 사설과 논설 등 열두 편의 글을 엮은 책이다.

카뮈는 이 책을 내면서 <콩바>에 실렸던 사설, 기사, 토론, 강연, 인터뷰 등 다양한 텍스트를 자신의 정치적, 사상적 주제에 따라 재배열했다.

12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첫 번째 장 '파리의 해방'은 역사의 생생한 기록으로서 정의와 자유, 윤리와 정치가 조화를 이루는 혁명에 대한 예고다.

'모럴과 정치'에서 카뮈는 혁명과 관련해 기독교, 공산주의, 사회주의 전전의 정체세력, 해방 후의 숙청문제, 히로시마 원폭 투하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다.

'너무나도 절망적인 조건 속에서 이 세기가 져야 할 힘들고도 경탄할 만한 책무는 가장 부당한 세계 속에서 정의를 건설하고, 처음부터 종속의 운명을 타고 난 영혼들의 자유를 지키는 데 있다.'(53페이지, 모럴과 정치)

'비관주의와 압제'에서는 예술가의 책임과 참여문제를 제기하는데 자신의 관점을 비관주의라고 비판하는 이들에 대한 반론이다.

그는 불안은 개인적인 것이라기보다 시대의 징후이며 그 시대적 불안을 출발점으로 하는 부정의 철학은 오히려 윤리의 긍정 위에 있다고 말한다.

8편의 사설을 모은 '피해자도 가해자도 아닌'에서 카뮈는 스탈린식 공산주의에 대한 단절을 고하면서 절대적 유토피아보다는 대화와 소통이 더 중요한 어떤 새로운 사회계약, 이성과 성찰의 국제 공동체에서 처방을 구한다.

'왜 스페인인가'에서는 프랑코 체제를 비판하는 동시에 전체주의는 철의 장막 동쪽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서구에도 있음을 강조한다.

'내가 몸담고 사는 세계에 대하여 나는 혐오감을 느끼지만 나는 그 세계에서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 대하여 연대 의식을 느낀다. (…) 내가 보기에 세상에는 모든 작가들이 품어 마땅할 또 다른 야망이 한 가지 있는 듯하니 그것은 바로 힘이 닿는 한, 우리의 능력이 허락하는 한, 우리와 마찬가지로 얽매여 사는 사람들을 위해서 증언하고 소리 높여 외치는 것이다.'(259페이지, 왜 스페인인가?)

카뮈 사망 50주년(2010년 1월 4일)을 앞두고 발간된 이 책은 한 사람의 시민이자 예술가인 저자의 사유를 보여준다. 정당과 이데올로기에 치우치지 않는 실천적 발언은 시대와 함께 싸우고 성찰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의 목소리가 사후 5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울림을 주는 이유다. 그의 문학처럼.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

김민정 지음/ 문학과 지성사 펴냄/ 7000원

2005년 <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를 내며 2000년대 한국 시단에 아이콘으로 등장한 김민정이 두 번째 시집을 출간했다.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비어와 속어와 육두문자를 제 것으로 감싸 안는"(평론가 이장욱)김민정의 시는 시단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두 번 째 시집에서 그녀는 다시 이 솔직한 언어로 고백한다.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고.

무쇠를 가진 자 권력을 잡다

이영희 지음/ 현암사 펴냄/ 1만 2500원

문명을 구분하는 기준은 인류가 사용하는 도구다. 저자는 무쇠를 통해 우리 고대사를 다시금 관찰한다. 당시로서 최첨단 기술인 무쇠 제조 기술을 가진 이는 권력의 중심에 설 수 있었다.

백제를 건국한 소서노, 금관 가야의 시조 김수로왕은 물론 박혁거세의 이름과 헌화가에도 무쇠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어 있다.

근대성의 역설

헨리 임, 곽준혁 엮음/ 후마니타스 펴냄/ 1만 7000원

책의 부제는 한국학과 일본학의 경계를 넘어서. 부제처럼 이 책은 한국인과 일본인 사이 일어났던 식민주의적 대면에 관한 중층적이고 복합적인 역사를 기술하고 있다.

책은 식민 통치와 그 유산 속에 존재하는 인종주의, 지배와 폭력, 계급 착취, 가부장제 등의 작동 방식에 주목한다. 2007년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의 국제학술회의 발표 글 8편과 추가로 한 편을 더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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