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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따라 바뀌는 모습 이채롭네

[이유미의 우리풀 우리나무] 예덕나무
자연이 만들어내는 기온 혹은 날씨의 변화라는 것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즈음은 겨울이 겨울답지 않아. 눈다운 눈도 제대로 안 내려" 하며 아무 생각 없이 하던 말에 스스로 뜨끔할 만큼 폭설이 내렸다. 눈은 쌓이고 쌓여 오래도록 거리의 뒷골목에 남아 걸음걸이도 조심스럽다.

주말의 아파트에선 상자 속에 각각 들어가 개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함께 눈을 치우자고 하던 방송이 나온다. 도시의 더러움에 오염된 눈은 더 이상 낭만의 대상은 아니다.

서울보다 훨씬 차가운 수목원엔 그 넓은 곳에 어마어마하게 쌓인 눈을 관람로만 치우는 데도 온 직원이 동원되어 여러 날이 걸렸다.

그런 징그러워지기 시작한 눈과 얼음들이 기온이 오르는가 싶더니 스물스물 녹아내려 정말 눈이 녹듯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며칠간의 따뜻함에 모든 것이…

때론 나라의 끝에서 끝까지 반나절도 걸리지 않는 이 작은 반도에서도 남쪽에 왔음을 절감케 해주는 나무가 있다. 그 나무가 그 나무 같아 관심이 적은 이들도 그 독특한 모습에 이채롭게 느껴질 만한 나무인데 바로 예덕나무이다.

특히 남쪽의 바닷가에 가면 지천으로 많다. 최근 인기가 높은 제주 올레길을 걸어본 사람이라면 수없이 만나고 지났을 나무이다. 까만 씨앗이 보송보송 박힌 가을과 겨울의 갈색 열매들도, 유백색의 꽃들이 마치 밤꽃처럼 나무 가득 달리는 초여름의 풍광도, 크지도 작지도 않은 어정쩡하지만 옆으로 펼쳐지는 듯한 수형도 모두 특별하여 인상적인 나무이다.

예덕나무는 대극과에 속한다. 줄기는 깊은 숲 속의 식물들과는 달리 거칠지 않고 매끈한 듯하지만 세로로 줄이 나 있다. 어린애 손바닥 정도 되는 넓은 달갈형의 잎들은 아래로 늘어지듯 어긋나게 그러나 촘촘하게 달린다. 예덕나무를 한자로는 야오동(野梧桐), 또는 야동(野桐)이라고 하는데 잎이 꼭 오동나무잎을 닮았기 때문이다. 다만 크기가 작다.

이 잎은 새로 순이 나올 때는 붉은 빛이 나는 것이 특색이다. 일본에서 쓰는 이름 적아백(赤芽柏)은 이런 특성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붉은 새순은 봄철 나물로 먹어도 좋다. 또 오동나무보다 작지만 다른 잎보다는 큼직한 편이어서 일본에서는 밥이나 떡을 싸먹기도 하는데 나무의 향이 배어 독특한 향취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붙은 별칭의 하나가 채성엽(採盛葉)이다.

예덕나무는 민간에서 약재로도 이름이 알려져 있다. 전통적 한방에서는 위를 튼튼하게 하고 소화를 잘 되게 하며 담즙을 잘 나오게 하고 결석을 녹이는 효과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이 나무로 암 특히 위암 등을 고친다는 일본 노인의 이야기도 알려지고 잎이나 껍질로 만든 정제를 이웃나라에서는 팔기도 해 민간에서 관심을 갖는 이들도 많다.

예전에는 염료의 재료로도 사용했는데 매염제에 따라 색감이 달라지지만 아주 깊이 있는 갈빛 또는 갈색과 청색의 중간 느낌이 나는 색이 만들어진다. 목재도 아주 굵지는 않아도 가구나 건축재로 쓰이기도 한다.

기후변화와 관련하여 식물의 세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새로운 연구과제가 또 하나 주어졌다. 남쪽에서 보는 이 예덕나무이 자라는 곳의 모습도 바뀔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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