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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가 세계문화의 화수분 된 이유

자유와 인간에 대한 열망이 오늘날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
[신간 안내] 왜 그리스인가? (자클린 드 로미이 지음/ 이명훈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1만 7000원) 外
● 왜 그리스인가?
자클린 드 로미이 지음/ 이명훈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1만 7000원


1. 이 책의 저자 자클린 드 로미이는 레비스트로스 서거 이후 현재 최고령 프랑스 학술원 회원이다. 1936년에 태어난 그녀는 한평생 그리스 문학과 역사, 철학에 대한 고전을 탐구해왔고, 여전히 매년 한 권 이상의 저작을 내놓는 활발한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2. 그리스 신화와 문학, 철학은 여전히 인류 문화의 화수분이다. 유럽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 '에우로페'(Europe)에서 유래했다. 로마의 성문법도 그 원천은 그리스 사상이다.

3. 저자는 지금도 여전히 그리스가 세계 문화의 화수분이 된 이유를 '왜 그리스인가?'란 물음을 통해 다루고 있다. 물론 이 질문은 저자가 가장 정통하게 대답할 수 있는 분야다.

'왜 그리스인가?'에 대한 저자의 답변은 '인간'과 '자유'로 압축된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에서 저자는 트로이 최고의 전사인 헥토르가 아킬레우스와 싸우러 가기에 앞서 사랑하는 아내 안드로마케의 전송을 받는 장면을 비중 있게 소개한다.

아내는 '눈물을 머금은 미소'로 남편을 떠나보낸다. 이 눈물은 누구나 공감하는 인간의 보편적 감정이다. 2장 핀다로스의 시에서도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인간이다.

불멸을 얻게 된 카스토르는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된 동생 폴리네이케스를 위해 신에게 동생도 함께 불멸하기를 간구한다. 제우스는 카스토르의 소망을 들어주겠다고 하지만 그렇지만 동생에게 불멸의 능력을 부여할 실제 결정권은 제우스가 아니라 카스토르에게 넘긴다. 그리스 신화에서 어떤 행동을 할지 선택하고 그 선택을 실행에 옮길 권리를 가진 자는 언제나 인간이다.

'왜 그리스인가?'에 대한 저자의 또 다른 대답은 '자유'를 향한 열정이다. 아이스킬로스는 그의 비극 작품에서 이런 그리스인의 자각을 "누구의 소유도 아니고 누구의 신하도 아니다"고 표현했다. 자유를 확고하게 보장받기 위해 그들은 '법'이 필요했고, '합의'가 필요했으며 합의에 이르기 위해 절차상의 '토론'이 필요했다. 아테네 민주주의와 수사학, 정치철학이 발전하게 된 배경이다.

'그래서 아테네는 점점 강대해졌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시민의 평등이 귀중한 이점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 자유롭게 되자 누구나 자신의 이해에 관심을 갖고 계획한 것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191페이지, 헤로도토스, <역사> Ⅴ. 78인용 부분)

이처럼 자유와 인간에 대한 그리스인의 열망이 수사학과 토론, 연설문화와 민주주의가 비극, 정치철학을 탄생시켰고 여전히 오늘날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90평생의 연구와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하려는 건 이 한마디가 아닐까.

'아테네는 그리스인에게, 그리스인은 우리 모두에게 가르침을 주었다.'

● 이십대 전반전
문수현 외 5인 지음/ 골든에이지 펴냄/ 1만 1000원


88만원 세대가 쓴 한국사회에 대한 단상. 서울대 학생들이 만드는 학내자치언론 <교육저널>에 실린 칼럼을 모은 책이다. 입시, 상경, 자취 생활, 아르바이트, 취업준비 등 2010년 젊은이들의 보편적 경험이 펼쳐진다. 2010년 젊음이 쓴 정책비평과 포토에세이, 20대 책읽기 등 다양한 글이 망라되어 있다.

● 정치를 말하다
가라타니 고진 지음/ 조영일 옮김/ 도서출판 b 펴냄/ 1만 5000원


일본 문학평론가 및 사상가 가라타니 고진의 최신작. 일본 소설가 고아라시 구하치로가 묻고 저자가 답한 형식의 대담집이다. 고진의 대학시절부터 현재까지 무엇을 생각하고 고민했는지 여정을 담았다. 문학평론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배경, 문학을 포기하고 사상가가 된 이유 등 저자의 삶과 인문학에 대한 관점이 총 망라되어있다.

● 클래스
프랑수아 베고도 지음/ 이승재 옮김/ 문학동네 펴냄/ 1만 원


2008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클래스>의 원작소설. 작가는 파리 19구 중학교 프랑스어 교사로 재직하며 겪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파리 외곽 한 삼류 중학교의 일상을 그린 이 소설은 질 높은 공교육 시스템으로 높게 평가받던 프랑스 교육의 실상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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