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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 작가 자전적 성장소설 2탄

[신간 안내] 고교시절부터 등단하기까지 문청의 모습… <해산 가는 길> 후속편
● 보리 닷되
한승원 지음/ 문학동네 펴냄/ 1만 원


'1968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목선>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고향인 전남 장흥의 율산 마을에서 바다를 시원으로 한 작품들을 꾸준히 써오고 있는 작가는…'

소설 <보리닷되>에 적힌 한승원 작가의 연보다. 주지하다시피 저자는 이후 수십 년간 작품을 썼고, 주요 문학상을 수상한 원로 작가가 됐다. 신간은 이 연보가 쓰이기 이전의 시기, 그의 유년 시절과 <목선>으로 등단하기 이전까지 문청의 모습을 그린 자전소설이자, 성장소설이다.

책을 펼치기 전, 두 가지를 알고 읽어보자. 우선 작가의 자전 소설은 이전에도 있었다. 1979년 발표한 <해산 가는 길>이 그것. <해산 가는 길>이 작가의 유년기를 다뤘다면 이번 작품은 고교 시절부터 등단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이 한승원이며, 소설 속 승원의 등단작도 작가의 등단작 제목인 <목선> 그대로다.

정리하자면 이 소설은 30여 년 만에 내놓은 후속편이다. 그 후속편이란 전편과 어찌 다른가? 관전 포인트 두 번째, 저자는 작품 끝머리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썼다.

'영혼을 악마에게 저당잡힌 파우스트처럼.'(266페이지) 작가는 소년 시절 내성적이고 조용한 자기 자신 안에 숨겨진 오기, 괴력, 생명력이 어려운 시절 자신을 일으켜 준 악마적인 힘이며, 이것이 소설을 쓰게 한 원동력이라고 회상한다. 소설에서 '도깨비', '시꺼먼 놈'이라 일컬은 이 힘은 그가 왜 문학의 길을 걷게 됐는지 말해주고 있다.

소설은 고통스러운 교련 시간, 왼다리 오금의 습진에 괴로워하던 승원의 고교 시절에서 시작한다. 무엇보다 그를 절망에 빠지게 했던 것은 예민하지 못한 자신의 감수성이었다. 시인이나 소설가를 꿈꿨던 문학청년 승원은 그에게 꿈을 포기하라는 주위의 말에 우울했다.

자취를 한 형은 무엇이든 느렸던 승원이 문학을 할 만큼 예민하지 못하므로 일찌감치 포기하라고 은연히 말을 건넨다. 고교시절 손금을 봐준 친구는 "운명선이 검지하고 중지 사이 계곡으로 흘러버려서 소설가나 시인되기는 벌써 다 틀렸다"고 초를 친다. 승원은 방황을 거듭하지만 마침내 신춘문예에 당선된다.

'새해 초하룻날 소설 <목선>이 발표된 신문 한 장을 어머니는 아버지의 영정 밑에 걸었다. 영정을 향해 절을 하는데, 내 속의 시꺼먼 놈이 말했다. 아버지, 제 고집이 이겼습니다. 나는 죄송합니다, 하고 말하면서 울었다.'(262페이지)

그에게 문학과 글이란 이렇게 소중한 것이기에 그는 일흔이 넘은 지금까지 '매일 밤 꿈에 왼손바닥 운명선의 머리가 검지의 한가운데를 타고 손톱 밑까지 기어 올라가도록 하기 위하여, 예리한 바늘 끝으로 쪼고 또 쪼아 미세한 살갗 한 점 한 점을 걷어내고 뜯어내고 있다'(274페이지)고 말한다.

단정한 문체와 에피소드 중심의 이야기들, 짧고 간결한 문장은 60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 오늘의 젊은 독자에게도 호소력을 갖는다.

● 라오라오가 좋아
구경미 지음/ 현대문학 펴냄/ 1만 2000원


'백수문학'을 다룬 작가 구경미의 장편소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가지 월간 <현대문학>에 연재된 이 작품은 한 쌍의 남녀가 벌이는 충동적 도피 행각을 통해 나약하면서도 이기적인 인간의 불안과 삶의 불확실성, 무목적성을 그리고 있다.

● 장자, 닭이 되어 때를 알려라
나카지마 다카히로 지음/ 조영렬 옮김/ 글항아리 펴냄/ 1만 8000원


<장자>의 성립 경위, 동서양에서 이뤄진 <장자>이해의 역사를 개관한다. <장자>의 계보학과 중국사상사에서 <장자> 독해, 근대 중국철학과 서양에서의 <장자> 독해 등 다양한 관점에서 장자를 소개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기존 <장자>의 중심사상을 '제동'에 두었지만, '물화'야 말로 장자의 중심사상이며 제동은 그 근거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 유럽 민주화의 이념과 역사
강정인, 오향미, 이화용, 홍태영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1만 6000원


이 책은 자유주의, 보수주의, 급진주의, 민족주의라는 4대 정치 이념과 세력의 상호 각축이라는 시각에서 영국, 프랑스, 독일 3개국의 민주화 과정을 검토한다. 유럽 3개국 이념이 어떤 상호 각축과 경쟁, 갈등, 협력을 통해 민주주의를 만들어 냈는지 살펴본다. 유럽 민주화에 대한 성찰은 2010년 한국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시발점이 될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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