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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살 펼치는 새 잎 뜯던 기억

[이유미의 우리풀 우리나무] 우산나물
장마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이 들린 지 한참이 지났다. 기후에 변화가 있다 하더니 비가 오는 방식도 바뀐 듯하다. 장마비가 때론 마치 열대지방에 순식간에 쏟아졌다 그치는 스콜처럼 몰려 내리곤 한다. 이즈음 숲속에선 우산나물이 꽃을 피웠다.

우산나물은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전체적으로 둥근 잎은 자루를 가운데 두고 30~40cm정도, 때로는 그보다 큼직하게 한 잎이 7~9갈래로 갈라진다. 아닌 게 아니라 비 내릴 때 잎이라도 따서 받쳐 들고 싶을 정도로 정말 우산 같다. 두 번째 잎은 작고 덜 갈라진다.

어릴 때 잎이 나는 모습은 정말 귀엽고 더욱 우산 같다. 위는 뾰족하고 아래가 벌어지는 모습은 마치 우산을 막 펴기 시작할 때와 같은 모습이다. 우산나물은 정말 잘 지은 이름이다.

이 모습이 고깔과 같다고 하여 고깔나물이라고 부르는 지역도 많고 삿갓과 같다 하여 삿갓나무라고도 하는데, 백합과에 속하는 또 다른 삿갓나물이 있고 특히 이 나무는 독성도 있으니 이 별칭으로 부르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정말 재미난 이름은 토아산(兎兒傘)이라는 옛 한자이름인데 어린 토끼의 우산이라는 뜻이다. 숲속에 사는 작은 토끼에게 적합할 것만 같은 어린 우산나물의 모습이 떠올라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이런 개성 넘치는 잎 사이에서 꽃대가 쭉 올라와 꽃들이 핀다. 어린 아이들 키만큼 크다. 초여름부터 늦여름까지 여름내 볼 수 있다. 삼베 색깔이 나는 흰빛의 두화들은 다시 원추형의 꽃차례를 만든다. 꽃은 색깔이나 모양이 독특하긴 하지만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큼 화려하거나 두드러지진 않는다. 그래도 다가가 들여다 보면 작은 통꽃들이 모여 두상화서를 만들고 있는 모습이 제법 신기하긴 한다.

우산나물은 나지막한 뒷산에서부터 크고 깊은 산까지 두루 분포한다. 나무아래 반쯤 그늘이 깔린 그러니까 아주 깊어 어두운 숲 속보다는 숲 가장자리, 건조하지 않은 곳에서 무리지어 자란다.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지냈던 사람들은 우산나물을 잘 안다. 나물로 많이 먹었으니 봄이면 쏙 올라와 우산살을 펼치는 새 잎들을 모으며 나물 뜯던 추억들을 대부분 갖고 있다. 우산나물에는 향기가 나서 좋은 나물이라고도 하고, 묵나물로 먹는 일이 많았다고도 하며, 어떤 이는 잎에 털이 많아 즐겨 먹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한다. 모여나고 많이 뜯을 수 있어서 좋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우산나물의 재배법이 나왔을 정도이면 나물로 인정받고 있는 풀임에는 틀림없다.

최근에는 관상적 가치를 높이 쳐서 재배하기도 한다. 나무들이 있는 정원에 어울리지만 무엇보다도 얕은 분재에 나란히 심어 이른 봄에 살포시 올라와 펼쳐내는 잎을 감상하는 초물분재의 소재로 인기가 높다. 한방에서도 쓴다. 우산나물 잎을 들고 비를 피하는 산토끼 구경이라도 하러 숲으로 떠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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