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르 이 저자] 소설가 김훈 올해의 베스트 외국소설상… 신간 출간

소설가 김훈
이 작가에 관한 어떤 수사도 작가의 작품 속 문장보다 더 미학적일 수는 없을 것이다. 고로 형용사와 부사, 각종 잡다한 수식어를 빼고, 주어와 동사만으로 사실을 정리한다.

1. 은 1948년 5월 5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휘문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고려대학교 영문학과를 중퇴했다. 1973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 국제부, 문화부 기자로 일했다. 이후 시사저널 편집국장, 국민일보 부국장, 한국일보 편집위원, 한겨레 사회부 기자 등을 지냈다. 아버지는 경향신문 편집국장을 지낸 소설가 김광주, 딸은 영화제작자 김지연(이든픽처스 대표)이다.

2. 1980년 한국일보 재직 시, 제5공화국 대통령 전두환 찬양기사를 썼고, 1986년 한국일보에 3년 동안 매주 연재한 글을 묶어 <문학기행>(박래부 공저)을 출간했다. 이후 <내가 읽은 책과 세상>(1989), <자전거여행>(2000)등 에세이집을 냈다.

이외의 작품에 <선택과 옹호>(1994), <풍경과 상처>(1994), <아들아, 다시는 평발을 내밀지 마라>(2002), <밥벌이의 지겨움>(2003), <공차는 아이들>(2003) 등이 있다.

3. 1994년 겨울 문예지 <문학동네> 창간호에 <빗살무늬토기의 추억>을 발표하며 소설가로 등단했다. 주요 작품은 충무공 이순신의 생애를 모티프로 쓴 <칼의 노래>(2001), 가야금의 명인 우륵의 이야기 <현의 노래>(2004), 병자호란을 모티프로 쓴 <남한산성>(2006) 등이 있다. 죽음을 상징하는 장법(葬法)인 화장(火葬)을 여성의 화장(化粧)과 대비시켜 중년남자의 심리를 묘사한 <화장(火葬)>(2004)은 단편소설이다.

지난해 장편 <공무도하>를 냈는데, 이 작품은 중국 인민문학에서 번역 출간될 예정이다. 그리고 이 책으로 '올해의 베스트 외국소설상'을 수상했다. 매년 영어권, 스페인어-포르투갈어, 프랑스-독일 등 유럽어권에서 각각 한 작품씩 뽑아 총 세 편에 수여하는 문학상이다. 한국작품으로는 첫 수상이다.

4. 2001년 <칼의 노래>로 동인문학상, 2004년 <화장(火葬)>으로 제28회 이상문학상, 2005년 <언니의 폐경>으로 황순원문학상, 2007년 <남한산성>으로 대산문학상 소설부문을 수상했다.

5. '순도 높은 문학관계 기사만 쓰던 김훈 씨의 문장력이 이 작품에서도 휘황하여 눈부시다. 감성을 거부하는 이 강도 높은 문장력이 물컹물컹한 우리 소설문맥 속으로 진입한 사실은 일종의 사건이라 할 수 있겠다.'

등단작 <빗살무늬토기의 추억>에 붙인 문학평론가 김윤식의 평이다.

6. 지난주 새 소설 <내 젊은 날의 숲>을 냈다. 비무장지대 내 수목원에서 식물의 세밀화를 그리는 계약직 화가를 주인공으로 쓴 장편이다. 그녀는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했다지만 실체가 모호한 할아버지의 손녀이자, 뇌물죄로 구속된 부패한 하급공무원의 딸이다.

7. 독자는 김훈의 소설을 읽을 때 줄거리보다 문체를 좋아했다. 새 소설도 뼈대로 그 모양을 가늠하기보다, 속살을 읽어야 할 것이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