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안내] 연도별 주요 유파ㆍ대표 작가 조망, 표현기법 개념 정리

현대미술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다
프랑크 슐츠 엮음/ 황종민 옮김/ 미술문화 펴냄/ 2만 2000원

'현대인도 못 알아먹는 현대미술.'

가수 조영남 씨가 쓴 이 책의 제목은 작금의 '미술 지위'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환금성으로 볼 때, 미술은 예술계 최고 '블루칩'이지만, 감상의 측면에 있어서는 현대인도 제대로 알아먹기 힘들다. 현대미술이 난해한 것은 우리만의 '느낌'이 아닌가 보다. 이 책을 기획한 프라크 슐츠는 독일라이프치히 대학의 예술학장으로 재임하던 중 이 책을 기획했다. 물론 '일반인'을 위해서.

이 책은 대중에게 익숙한 1900년대 인상주의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인상파가 전통적 묘사 방식에 변화를 가져오면서 미술의 표현기법, 재료 등이 크게 확장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현대미술은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미술가들과 미술가 집단에 의해 수많은 유파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얽히고설킨 유파들을 헤매다 보면 전체적인 맥락을 잊게 되고 결국 '현대인도 못 알아먹는 현대미술!'을 외치게 된다. 때문에 이 책은 현대미술사를 일람표로 정리했다. 전통적 미술의 끄트머리에 있는 사실주의에서 시작해 고전적 모더니즘을 연 인상주의와 신인상주의, 인터넷 미술, 인터랙티브 미술까지 연도별 중요한 미술 유파와 대표 작가를 한눈에 조망하고 현대미술에서 많이 사용하는 표현 기법과 개념을 정리해 두었다.

'현재의 미술에는 수많은 양식이 병존하고 있다. 새것과 옛것, 동시대적인 것과 구시대적인 것, 후기 모더니즘적인 것과 포스트모더니즘적인 것, 유행하는 것과 심지어 키치적인 것, 이것들이 때로 얽히고설켜 있어 분간하기가 힘들다. 즉 미술은 세계가 급속하고 모순되게 발전하여 수많은 서로 다른 체험 영역들로 분산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15면, 현대미술 길라잡이 중에서)

책은 이어 새로운 미술 기법이나 미술 제작 방식의 변화 등 실례를 통해 이해를 돕는다. 예컨대 피카소의 <게르니카>가 어떻게 제작되었는지 살펴보기 위해 추상화를 시키기까지 과정을 볼 수 있는 여러 장의 스케치, 작가의 작업을 지켜본 사람들의 회고를 담았다.

이 책을 처음 기획하고 펴낸 곳은 독일의 출판사 클레트(Klett)다. 현대 미술에 관한 일련의 입문서, 비평서와 다른 점은 이것이다. 이 책은 현대미술사 흐름에서 벗어나 있는 나치미술과 동독 미술을 다룬다. 저자는 당시 독일과 나치 정부가 원하는 작품을 생산했던 작가들과 그 작품을 소개하고 그들 작품을 여전히 간직해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또한 주류 미술계 흐름에 반발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담았던 동독 미술가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각각의 작품은 관객의 눈과 마음에서 오롯이 완성될 게다. 때문에 미술을 감상하는 데 정답은 없다. 하지만 미의식, 즉 '무엇을 아름답다 할 것인가?'란 가치 판단의 기준은 사회적 맥락에서 형성된다. 이 책을 비롯한 일련의 '입문서'들은 예술을 통한 더 깊이 있는 사고에 방향타가 되어 줄 수 있다.

진실에 눈을 뜨다
해리 크라이슬러 지음/ 이재원 옮김/ 이마고 펴냄/ 1만 6000원

우리시대 대표적 리더와 사상가 20인의 대담집. 촘스키 같은 진보적 사상가 외에도 평화운동가 엘스버그, 이란의 인권변호사 시린 에바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 등 저명인사들이 개인적 성장기와 세계관을 들려준다. 역사, 예술 등 주제별로 8개 챕터로 나눠 묶었다.

별들이 차지한 하늘은 하나다
김용택, 하성란, 성석제 등 지음/ 하나북스 펴냄/ 1만 6000원

우리 땅이지만 갈 수 없는 땅, DMZ.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가 김용택, 김종광, 성석제, 원재훈, 최영미, 하성란, 한창훈이 강화에서 고성까지 DMZ 248km를 직접 다니며 생태와 사람, 문화 유산을 담았다. 한국전쟁 60주년 기념으로 출간된 이 책은 앞으로 '60인 인터뷰', 'DMZ 명소' 등 DMZ를 테마로 한 읽을거리를 덧붙였다.

복지국가
정원오 지음/ 책세상 펴냄/ 8500원

출판사 책세상의 '개념사 시리즈' 22권. 노숙인과 부랑인 등 우리 사회 소외계층과 빈곤문제를 연구해온 정원오 교수가 복지국가의 정의와 기원, 발전 단계, 제도와 유형, 위기와 전망까지 총체적 역사를 소개했다. 이념이나 정치 입장에서 벗어나 차분하게 복지국가의 개념을 설명하고 있어 입문자에게 추천할 만하다.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