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안내] 다보스포럼 이후 전 세계 석학들 토론 내용 정리

빌 게이츠의 창조적 자본주의
마이클 킨슬리 엮음/ 김지연 옮김/ 이콘 펴냄/ 1만 7000원

1. 세계 부호 1,2위를 다투는 빌 게이츠는 한때 구두쇠로 손가락질을 받았다. 그는 자선사업을 시작하기 전인 지난 20년간 부자였고, 자선사업에 대한 질문에는 "돈 버는 일을 마치고 나면 기부하는 일에 나설 것"이라고 일관했고, 영화 <안티트러트>에서 살인자로 묘사될 정도로 인식됐다.

2. 그는 실제로 돈 버는 일을 마치고 기부사업을 시작했고, 사업가가 아니라 자선가의 이미지로 은퇴했다. 그리고 2008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작금의 경제시스템을 뜯어 고쳐 세계인이 모두 잘먹고 잘사는 구조, 이른바 '창조적 자본주의(Creative capitalism)'로 나아가야 한다고 연설했다.

"이것은 정부, 기업, 비영리단체가 협력하여 시장의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를 확장함으로써 세상의 불평등을 완화하면서 더 많은 사람이 이익을 창출하고 사회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는 방식입니다." (2008년 1월 다보스포럼 연설 중에서)

신간 <빌 게이츠의 창조적 자본주의>는 다보스포럼 이후 전세계 내로라하는 석학들이 창조적 자본주의를 화두로 토론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토론과 논쟁의 기록인 만큼 이 책은 창조적 자본주의에 대한 이상적 모델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실현불가능한 헛소리란 비판으로 일관하지도 않는다. 책은 다만 이 새로운 화두에 비추어 자본주의 시스템을 바라보는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다.

책은 빌 게이츠의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시작해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대담으로 이어진다. 버핏은 온건하지만 회의적인 견해를 보인다. 이어 경제학자와 사상가들의 주장과 반박, 대화와 논쟁이 이어진다.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인 에드 글레이저는 창조적 자본주의를 옹호하는 견해를 편다. 이에 대해 법경제학자인 리처드 포스너 판사는 "창조적 자본주의는 문제를 악화시킨다"고 주장하고, 9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게리 베커 역시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가난한 나라의 발전 속도도 떨어뜨릴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낸다. 이어 예일대 교수 존 로머, 전 하버드대 총장 로런스 서머스, 경제학자 버넌 스미스 등의 찬반양론이 펼쳐진다.

언론인 마틴 울프는 이 논쟁에서 한발 물러서 자본주의의 중요한 요소인 '이익'에 대해 고찰하며 "자본주의는 영미권 학계에서 평가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모습을 띌 수 있음"을 지적한다.

이 책이 미국에서 출간된 2008년 가을까지 책에 담긴 토론과 논쟁은 이미 블로그(http://creativecapiltalismblog.com)에 실시간 게재되어 학계와 언론계에 화제를 모았다.

40여 명의 석학들은 제각기 다른 견해를 보이지만, 창조적 자본주의를 논하는 과정에서 역설적으로 작금의 자본주의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논쟁이 있는지 3년이 다 되어가지만 이 책은 여전히 유효하다.

젊은 소설가의 고백
움베르토 에코 지음/ 박혜원 옮김/ 레드박스 펴냄/ 1만 3800원

기호학자, 철학자, 소설가인 에코의 에세이. 여든의 작가는 첫 소설 <장미의 이름>을 1980년에 발표했으므로 아직 서른 살이 채 되지 않은 젊은 작가로 능청을 떨며 '세상의 모든 지식을 읽고 쓰는 즐거움'에 대해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부터 보르헤스, 제임스 조이스, 뒤마 등에 대한 찬사와 함께 소설과 독자의 관계, 소설가와 소설의 관계, 독자와 소설가의 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쓰가루, 석별, 옛날이야기
다자이 오사무 지음/ 서재곤 옮김/ 문학동네 펴냄 1만 2500원

<인간실격>, <사양>의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을 묶은 소설집. 쓰가루 지방을 여행하고 쓴 기행문 형식의 소설 '쓰가루', 루쉰의 일본 유학시절을 소재로 한 '석별', 일본 민담을 패러디한 '옛날이야기' 3편을 모았다.

국내 알려진 작품이 다자이의 내적 고백 형식을 띤다면, 이 작품집은 밝고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이야기들. 다자이 오사무이 새로운 면모를 느낄 수 있다.

주식투자, 주간조작부터 배워라
안형영 지음/ 미르북스/ 1만 8000원

오랜기간 주가조작 사건을 취재한 현직 기자가 쓴 신개념 주식투자 비법서. 실제 주가조작 사건을 토대로 소설적 이야기 방식으로 주식투자 비법을 전한다.

'사건 편'과 '해결 편' 두 부분으로 나눠 주식투자 노하우와 주식시장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 바른 주식투자 요령, 주가조작 감별하는 핵심 정보 등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