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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에 명운 건 재벌가 장녀들의 전쟁

  • 지난해 11월 루이비통 유치에 성공한 호텔신라가 지난 10일 인천공항에서 개장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브 카르셀 루이비통 회장, 이채욱 한국공항공사 사장.
장녀들의 전쟁이다. 최근 2년 동안 세 차례 ‘대전(大戰)’의 성적표는 1승1패1무,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지난해 11월 세계적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을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유치한 이부진(41) 호텔신라 사장은 지난 10일 이브 카르셀 루이비통모네헤네시(LVMH) 그룹 회장과 함께 개장 테이프를 끊었다.

카르셀 회장은 “한국은 루이비통 매출 규모로 보면 세계 4위 시장”이라며 “매장 규모, 고급스러운 쇼핑 환경 등을 고려해 입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루이비통이 인천공항에 입성하기까지 이부진 사장의 힘이 절대적이었다는 데 이론을 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사장은 지난해 베르나르 아르노 총괄회장이 방한했을 때 직접 인천공항까지 나가 영접하는 등 루이비통 유치에 심혈을 기울였고 마침내 소원을 성취했다.

루이비통의 인천공항 입점이 확정되자 신라면세점에서 피혁, 잡화 부문 매출 1, 2위를 달리던 구찌와 샤넬은 신라와 결별을 선언했다. 신라가 루이비통과 계약하면서 최저 수수료를 받기로 하고 단독 매장을 내준 데 대한 반발이다. 신라에서 방을 뺀 구찌는 롯데로 매장을 옮긴다.

루이비통과 손을 잡은 이부진 사장의 최대 ‘라이벌’은 역시 롯데 면세점을 진두 지휘하는 신영자(69) 사장이다. 신 사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장녀로, 업계 부동의 1위인 롯데 면세점을 이끌고 있다.

신 사장은 지난해 이 사장(당시 전무)과의 1라운드에서는 압승을 거뒀다. 롯데 면세점은 지난해 5월 AK 면세점 인수전(戰)에서 호텔신라를 제치고 환하게 웃었다.

지난 3월 김포공항 입찰 경쟁에서는 양측이 절반씩 승리를 나눠가졌다. 신라는 화장품과 향수, 롯데는 담배와 주류를 차지한 것. 일각에서는 ‘메이저’ 품목을 잡은 신라의 판정승으로 평가하기도 하지만, 외형적으로는 무승부에 가깝다.

앞선 1, 2라운드에서는 롯데 신라 양측 모두 패배 직후 “상대편의 인수가 절차상 부당하다”라며 소송을 진행하는 등 법적 싸움까지 벌였다. 하지만 법원은 “문제가 없었다”라며 승자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을 대표하는 재벌들이 장녀들을 내세워 ‘전쟁’을 벌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정부가 기성복, 핸드백, 신발 등의 수입을 허가한 1985년 막을 올린 국내 명품시장은 매년 고속 성장을 이어가며 지난해 시장규모 5조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그 규모가 5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면세점의 명품 매출은 1조8,000억원, 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AK 등 주요 백화점의 매출은 2조3,000억원이었다. 백화점 매출을 기준으로 명품시장은 2007년 1조2,550억원이었으나, 만 3년 새 두 배 가까이 시장규모가 성장한 것이다.

여러 명품 중 매출 순위 5걸은 루이비통(5,900억원), 구찌(2,200억원), 버버리(2,000억원), 샤넬(1,600억원), 에르메스(1,400억원ㆍ이상 2009년 기준) 순이다. 이들 브랜드는 지난해와 올해도 10%가량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국내에서 잘 팔리는 품목은 ▲패션, 가방 등 가죽 잡화 ▲향수, 화장품 ▲시계, 보석 ▲주류 등이다. 한국에서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는 루이비통은 패션, 가죽 잡화부터 술까지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매년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명품시장은 우리 사회에 뚜렷한 명암을 남겼다.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 제고 ▲기업들의 디자인 혁신을 통한 품질 개선 ▲소비자들의 선택권 확대 등은 긍정적인 영향으로 평가되는 반면, ▲사회 양극화 부채질 ▲합리적 소비 파괴 ▲짝퉁 등 기형적인 산업 형성 등은 부작용으로 지적된다.







*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AK백화점 합계. ()안은 면세점 백화점, 일반매장 등 국내 총매출액. 2011년은 추정치

짝퉁시장은 16조원 규모

국내 짝퉁시장 규모는 명품시장의 3배에 가까운 16조원

연간 5조7,000억원에 이르는 국내 명품시장. 하지만 이른바 명품을 위조한 ‘짝퉁’시장의 규모는 명품시장의 3배에 가까운 1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암시장(Black Market) 전문 조사 사이트 ‘하보스코프 닷컴’은 전세계 짝퉁시장의 규모를 지난해 기준으로 총 6300억 달러로 추산했다. 이 사이트가 계산한 한국의 짝퉁시장 규모는 140억 달러(약 16조원)로, 미국(2250억 달러) 멕시코(750억 달러) 일본(750억 달러) 중국(600억 달러) 등에 이어 세계 10위다.

관세청에 따르면 짝퉁의 적발 규모는 2007년 6800억원에서 매년 3000억원 정도 증가해 지난해에는 1조5000억원에 이르렀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21일 루이비통 짝퉁 가방 2만 점(시가 420억원)을 생산하거나 판매한 A(51)씨 등 일당 5명을 적발했다.

짝퉁의 품목도 가방, 의류, 화장품 등 생활용품을 넘어 자동차 부품, 의약품, 식품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세계관세기구(WCO)는 짝퉁시장의 수익금 중 상당 부분이 국제범죄조직, 테러조직, 마약조직 등에 흘러 들어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명품의 가격이 천차만별인 것처럼 짝퉁명품도 특A급부터 중국산 B급까지 각양각색이다. 특A급은 전문가들조차 식별이 어려울 만큼 정교하게 만들어졌지만 중국산 B급은 일반인이 봐도 금세 짝퉁임을 알 수 있다.

서울 이태원 등지에서 볼 수 있는 특A급 짝퉁은 정상 제품의 5~15%에 판매되고 있다. 샤넬 캐비어 백(M)은 정상가격이 460만원이지만, 짝퉁은 5.5%에 불과한 25만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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