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는 올해 나이가 호적상으로 41세다. 실제로는 두 살 더 많다. 스포츠 선수로는 적지않은 나이다.

하지만 그는 지난 5월 끝난 '제5의 메이저대회' PGA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연장 접전 끝에 데이비드 톰스(미국)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아시아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이 대회 챔피언에 오른 최경주는 PGA투어 통산 8승째를 올렸다.

지난달 26일 PGA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에서는 공동 3위의 좋은 성적을 냈다. 올시즌 PGA투어 상금랭킹도 4위다. 엊그제 국내 대회 출전 차 귀국한 최경주는 "누룽지의 구수한 맛이 그냥 우러나는 게 아니다. 오래 끓여야 제 맛이 난다"며 "40대에 들어서면 선수로서 다 된 것 아니냐 하는데 지칠 나이가 아니다. 앞으로 5~6년 이상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올까. '빈 잔'이다. "나의 빈 잔에 채워 주∼."라는 가수 남진의 '빈 잔'이 그의 애창곡이다. 그는 평소"잔을 비워야 한다. 늘 또 다른 무언가를 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롱런 비결은 '빈 잔 철학'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그는 '용수철론'로 즐겨 표현한다. 늘어났다가 항상 제자리로 돌아와 다시 뛸 채비를 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잘 나가는 최경주의 원천 요소들이다.



정동철기자 bal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