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대통령' 박태종 기수가 전인미답의 1,700승을 달성했다.

박태종은 지난 25일 서울경마공원 2경주(1,200m)에서 '섀넌메모리즈'에 기승해 빠른 출발로 시종일관 경주를 주도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개인통산 1,700승을 거뒀다.

1,700승은 한국경마 역사 초유의 기록이다. 지난 1987년 4월 1일 13기 기수로 데뷔한지 24년 만에 이룬 영광이다. 지금까지 박태종 기수는 1만 875번의 경주에 출전했으며 우승 1,700회, 2착 1,553회를 기록해 승률 15.6%, 복승률 29.9%를 기록 중이다.

그동안의 과정이 결코 녹록지만은 않았다. 최근 2개월 간 극심한 슬럼프가 찾아 온 것이다. 박태종은 지난 7월 17일 우승 이후 한 달이 넘도록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기록도 기록이지만 그의 슬럼프 탈출 여부가 경마팬들에게 더 큰 관심거리였다.

9월이 되어서야 비로소 회복 조짐이 나타났다. 박태종은 9월 들어 가진 첫 경주에서 반응감과 순간 파워가 우수했던 '질풍으뜸'에 기승해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9월 3일 12경주, 24일 8경주에서 우승하며 감을 찾더니 마침내 지난 25일 2경주에서 역사적인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날 1,700승 달성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박태종은 "선행을 나섰을 때 섀넌메모리즈가 마지막까지 발걸음이 무뎌지지 않고 잘 뛰어주어서 우승을 할 수 있었다"며 우승의 영광을 경주마에게 돌렸다. 섀넌메모리즈는 미국산 3세 거세마로 이번 경기로 외국산 3세 무대에 첫 진입했다.

이어 그는 "슬럼프가 오래 가 팬들에게 죄송했는데 이번 1,700승을 계기로 더 분발해 실망주지 않는 기수가 되겠다"며 "기수 생활하는데 체력적인 문제는 아직 없으며 기수 생활을 할 수 있을 때까지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태종'이라는 이름은 경마팬이 아니더라도 한번은 들어봤을 정도로 그는 한국경마의 살아있는 역사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그를 두고 경마전문가들은 박태종 기수가 2,000승까지 충분히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한다.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이기에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향후 박태종 기수의 행보가 기대된다.



김성환기자 spam001@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