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탕 부근 석굴·바위 등 내림굿 하는 무속인, 치성 들이는 아낙들 몰려

태백산 줄기 낙동정맥의 마지막 봉우리로서 백두대간의 정기가 뭉쳐있는 일월산은 해와 달의 정기가 합하여 음양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민족의 영산이다. 많은 무속인들은 남한 땅에서 신을 만날 수 있는 산은 지리산, 계룡산, 일월산 세 산에 불과하며, 그중 일월산이 가장 영험한 산이라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일월산은 ‘접신(接神)의 산’으로 알려져 있다.

오랜 세월 접근이 쉽지 않아 오지 산으로서 남아 있는 일월산은 모난 데가 없이 덩치 큰 대형 육산이다. 일월산에는 두개의 봉우리가 있다. 동남쪽 봉우리가 정상으로 1219m의 일자봉, 북서쪽 봉우리가 1210m인 월자봉이다.

일월산만큼 여러 이름을 지닌 산도 드물다. 일위산(日圍山), 일우산(日雨山), 쌍요악(雙曜岳)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는 것은 산이 워낙 덩치가 크고 산 안에서 벌어지는 자연이 변화무쌍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해와 달을 함께 아우른 음양의 조화 때문인지 일월산에는 신기가 흐르고 많은 이들이 신내림을 받거나 몸과 마음의 병을 고쳐보겠다고 몰려들기도 한다. 대부분 굿판이 벌어지면 으레 가장 먼저 부르는 산신이 바로 ‘일월산신’인데 이 것을 보더라도 일월산의 신기는 정말 대단하게 보인다.

일월산에서 신기가 가장 강한 곳은 용화리 선녀골 계곡과 월자봉 아래 있는 황씨부인당이다. 그믐달이 가까이 올 때쯤이면 무속인들이 내림굿을 하기 위해 찾아들고 있다. 용화리 선녀탕 부근에는 기가 가장 강한 곳에 파 놓은 석굴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내림굿을 위해 기도를 하고 있는 무녀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선녀탕 부근의 아늑한 바위가 있는 곳에는 촛불을 켜 놓고 치성을 드리는 아낙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일월산 용화 선녀탕으로 가는 길은 경사가 그리 급하지 않은 편이다. 다행히도 선녀탕이 높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거동이 약간 불편한 경우라도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다. 차는 용화사에 세워두면 된다.

기가 강하게 내려오는 일월산에서는 보통사람들도 간단한 기 체험이 가능하다. 음기가 흐르고 있는 산이라 선녀탕 같은 웅덩이가 있는 곳을 지날 때마다 잠시 쉬어가는 마음으로 기를 느껴보면 된다.

편한 자세로 서서 눈을 감은 후 호흡을 잘 고르면 몸과 마음이 쇄락해지는 느낌이 든다. 규칙적으로 코로 숨을 깊이 들이쉬고 천천히 입으로 내뿜으며 아무 생각 없이 몸 안의 느낌에 충실하다보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일월산은 이름 그대로 해와 달이 떠오르는 광경이 잘 바라보이는 산이다. 실제로 한 일(一) 자형으로 수평을 이룬 능선 양쪽에 봉긋 튀어 오른 일자봉(日字峰)에서는 일출을, 월자봉(月字峰)에서는 월출을 구경하기 적당하다. 특히 경북 최고봉인 일자봉 정상 부근에 들어선 해맞이광장은 일출뿐 아니라 낙동정맥 조망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일출, 일몰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일월산 정상까지는 포장이 잘 된 도로가 열려있어 누구나 자동차로 접근이 가능하다. KBS 일월산 중계소에서 불과 300m 거리에 있는 월자봉(1,205m)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넋을 놓을 정도로 황홀하게 아름답다.

일월산을 찾았을 때 한 번 쯤 들러볼만한 여행지로는 수하계곡과 반딧불이 생태학교(http://firefly.yyg.go.kr) 안에 있는 천문대 등이 있다. 입체감 넘치는 4D영상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플라네타리움과 400㎜ 관측망원경으로 무장하고 있는 관측 돔도 구경거리다.

가족과 함께 하룻밤을 자연 속에서 보내려면 검마산 자연휴양림(054-682-9009)에 들러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곳에는 숙식을 할 수 있는 산림 문화휴양관을 비롯하여 자생식물관찰원, 상설텐트장, 야영데크, 등산로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어져 있다. 산불기간(11월 1일 ~ 12월 31일)은 산불위험성이 높으므로 휴양림 내에서 숯불 피우기와 바비큐 등은 일체 금지하고 있다.

■ 영양의 맛, 산채비빔밥·송이버섯불고기

영양의 먹거리로는 깊은 산에서 채취한 산나물과 그 산나물에 영양 고추장으로 맛을 낸 산채비빔밥이 있다. 영양 한우와 송이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송이버섯불고기도 잊을 수 없는 영양의 맛으로 영양읍내에 있는 맘포식당(683-2329)에서 맛볼 수 있다.

이밖에도 영양읍내에 있는 식당으로는 산채정식으로 소문난 하얀비가든(682-3355)과 한우불고기 전문 실비식당(683-2463)도 소문난 맛집이다. 입암면 소재지에 위치한 낙동식당(682-4070)은 민물매운탕을 잘 끓이는 집으로 유명하다. 염소불고기로 유명한 일월산식당(682-7211)도 한 번 들러볼만한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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